선재 동자와 보리가 이사나촌 화취산에 다다르자 사면에 불덩이 무더기가 큰 산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속에는 여기저기 비죽비죽 칼산들이 높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때 승열 바라문이 가파른 산꼭대기로 올라가더니 몸을 날려 산아래 불구덩이로 들어가고 있었다.“앗. 오빠! 저기, 저기….”보리가 깜짝 놀라 선재의 팔을 잡아당겼다.선재는 보리 때문에 몸이 흔들렸지만, 순간 생각했다. ‘승열 바라문께서 보살도를 훌륭히 수행하셨다 했는데 저렇게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혹시 마귀의 장난이 아닐까? 아니면 마귀가 승열 바
비목다라구사 선인이 있는 나라소국으로 가는 길에는 전단나무가 줄지어 있고 침수향나무의 그윽한 향기는 침향의 재료가 침수향나무임을 말해주었다. 선재 동자는 은은한 향기가 코로 들어오는 게 기분이 좋아 한발로 깡충깡충 뛰면서 보리에게 물었다.“보리야. 이번에 비목구사 선인은 53선 지식 중 몇 번째 만나는 거지?”“글쎄, 안 세어 봐서 잘 모르겠는데. 나는 그냥 오빠만 따라다녔잖아.”선재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보리가 귀여워 이마를 살짝 손가락으로 튕기려다가 깜짝 놀라 멈춘다. 지금 보리는 꿈속에
비구니 바일제 불공계 제38조는 변경공포처유행계(邊境恐怖處遊行戒)로 제37조가 국내 유행일 경우에 해당되지만 본 조는 국외를 유행할 때로 규정되고 조문은 다음과 같다.“어떠한 비구니라 하더라도 국외에 위험이 있다고 여겨지고, 공포를 동반하는 나라에 대상(隊商)을 동반하지 않고 유행하는 것은 바일제이다.”본 조문을 보니 스리랑카에 있을 때 유학을 왔던 한국 비구니 스님이 생각난다. 그 스님은 동학사 강원 출신으로 인도에서 꽤 오랫동안 공부를 하고 스리랑카로 와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지금은 동국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하루는 불상
善知識 又見有人教人坐 着心着淨 不動不起 從此置切迷人不悟 便執成顛 即有數百盤 如此教道者 故之大錯善知識 定惠猶如何等 如燈光 有燈即有光 無燈即無光燈是光知體 光是燈之用 卽有二 體無兩般此定惠法 亦復如是선지식아! 다른 어떤 이가 사람에게 좌선을 가르침을 볼진대, 마음에 집착하고 고요함에 집착돼 있다. 움직이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는다. 이렇게 되면 마침내는 그 가치를 잃게 된다. 사람은 미혹하여 깨닫지 못하고 곧 집착하여 전도된 것을 이루려하는데 경우가 수도 없이 많다. 이렇게 가르치는 도인이라는 자들 때문에 크게 그르친다. 선지식아! 정(定
善知識 此義卽是惠等 學道之人作意 莫言先定發惠先惠發定 定惠各別 作此見者 法有二相 口說善 心不善惠定不等 心口俱善 內外一種 定惠即等 自悟修行不在口諍 若諍先後 即是迷人 不斷勝負却 生法我不離四相선지식아! 이 뜻은 지혜는 평등하다는 말이다. 도를 배우는 자는 마음을 지어 먼저 선정(禪定)에 들어야 지혜를 발현된다고 하거나 혜(慧)가 우선하여 정이 발현된다고 정혜(定慧)를 구분 짓는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 이런 견해를 짓는 자에게는 법에 두 가지 상이 있게 되는 것이어서 입으로는 선(善)을 설하지만 마음에는 선(善)이 아니기에 정혜(定慧)가
선재와 보리는 꽃향기가 은은하게 풍기는 보장원 동산에서 휴사보살을 만났다. 휴사보살은 바닷가의 금모래와 은모래에 황토를 섞어 보장원 동산의 담을 계속 이어서 쌓고 있다가, 선재와 보리를 발견하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아이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잘 왔구나. 어제저녁에 문수보살님이 너희들이 온다고연락을 주셨어. 좀 있으면 부처님도 우리 보장원 동산에서 ‘두려움을 없애는 방법’에대한 법문을 하러 오신다니까 그때까지 열심히 꽃과 나무를 예쁘게 가꿔야 해. 너희들이 도와줄 거지?”보리는 부처님께서 오신다는 소리에 좋아서 선재에게 물어보지도
惠能來衣此地 與諸官寮道俗 亦有累劫之因 教是先性所傳 不是惠能自知 願聞先性教者 各須淨心聞了願自除迷 如先代悟 「下是法」혜능이 이 지역으로 와서 여러 관료, 도속인들과 함께하는 것은 여러 겁 동안의 인연의 결과이다. 선대 성품이 전해진 바가 가르침이 되는 것이지 혜능 자신이 안 것이 아니다. 선대 성품의 가르침을 듣고자 하는 이는 각기 맑은 마음을 깨끗이 하여 분명하게 들어라. 원컨대 스스로 미혹을 제거하여 선대와 같이 깨닫기를 바란다. 「이하의 법이다.」 혜능의 개인적인 알음알이의 가르침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선대 성현들의 제자를 깨우치
비구니 바일제 불공계 제31조는 두 명의 비구니가 한 침상에 같이 누우면 안 된다는 이비구니동상와계(二比丘尼同牀臥戒)로 조문은 다음과 같다.“어떠한 비구니라 하더라도 두 사람이 한 와상(臥牀)을 함께 하면 바일제이다.”위의 《빨리율》에서는 ‘무병(無病)’이란 단어가 없지만 《사분율》에서는 병이 없으면서 함께 누워 있으면 안 된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이는 간병을 목적으로 두 비구니가 한 침상에 눕는 것은 허용한다는 의미이다.《빨리율》, 《사분율》과는 달리 《오분율》에는 비구니가 비구니뿐만 아니라 정학녀(正學女, sikkhamānā),
해탈 장자가 일러준 데로 마리가라국에 도착해보니 길옆에 가부좌를 틀고 깊은 삼매에 빠진 해당 스님을 볼 수 있었다. 마치 죽은 듯 숨을 쉬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그의 발바닥에서 수많은 거사와 장자, 브라만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화려한 옷을 입고 보석으로 만든 왕관을 썼으며 예쁜 꽃들과 향기로움으로 주위를 장엄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스님의 무릎에서는 수없는 브라만과 크샤트리아 같은 왕족들이 튀어나오고 불쌍하고 가난한 사람들도 우르르 나오자 크샤트리아 왕족들이 가난한 이는 넉넉하게 해주고 병든 백성들을 병이 낫게 해
비구니 바일제 불공계 제28조는 여백의외도사문의계(與白衣外道沙門衣戒)로 조문은 다음과 같다.“어떠한 비구니라 하더라도 재가자나 혹은 유행자 혹은 유행자녀에게 사문의(沙門衣)를 주면 바일제이다.”본 조문은 비구니가 재가자, 외도 사문, 외도 사문의 자녀에게 옷을 주면 안 된다는 계율이다. 부처님 당시의 옷(가사)은 단지 추위를 피하거나 곤충을 막아주는 등의 역할을 할 뿐 우리나라의 가사처럼 신성하고 불력, 법력이 부여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구족계를 받기 위해서는 가사와 발우가 필수 항목이었다. 승가 형성 초기에 ‘선래비구(善來比丘)’
院丙徒衆 見能作此偈 盡在 慧能却入確坊. 五祖忽見惠能偈 即善知識大意 恐衆人知五祖 乃謂衆人曰 此亦未得了 선원의 대중들은 혜능이 지은 이 게송을 보고 멀리했으며 혜능은 방앗간으로 돌아갔다. 오조가 우연히 혜능의 게송을 보고 즉시 선지식의 대의임을 알고 대중들이 알까 두려워 오조는 대중들에게 이르기를 “이 또한 아직 깨달음에 미치지 못했느니라.”하였다.五租夜至三更 唤惠能堂內 說金剛經 惠能一聞 言下便悟其夜受法 人盡不知 便傳頓法及衣 汝爲六代祖衣將爲信禀 代代相傳法 以心傳心 當令自悟五祖言 惠能自古傳法 氣如懸絲 若住 此聞有人害汝汝即須速去오조가 밤
2. 의 연행 양상 앞서 어장 상진의 소리 계통을 확인한 바, 연행의 다양성에 대해서도 살펴보고자 한다. 범패는 재장의 상황에 맞게 즉각적으로 변통할 수 있는 음악이다. 이 활용 능력은 범패승의 숙련도를 파악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척도이기도 하다. 따라서 2018년 중양절예수재에서 가장 많이 연행된 악곡 를 대상으로, 매 절차에서 해당 악곡을 어떻게 부르는지를 알아보겠다.2018년 중양절예수재에서 연행된 는 총 6종이며, 아래와 같다. 절차별 헌좌게 영가를 대상으로 하는 는 로
딜리비다국 주리면 마을은 아주 커다란 숲이 여기저기 많이 있어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었다. 니르바나는 숲속의 나무들을 가지고 배를 만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돈을 받고 팔았다. 니르바나의 배 만드는 솜씨는 훌륭해서 선주들은 니르바나가 달라는 돈 보다 더 많이 주면서 배를 사 갔다. 하지만 배를 만드는 데는 전문적인 일꾼들이 필요했다. 배는 구조적으로 선수와 선체 중앙, 선미와 선수에서 선미까지 수직으로 휘어지는 갑판을 만드는 현호 외에도 돛대와 페인트칠 등 열 다섯 군데 이상을 제대로 만들어야 비로소 바다에 뜰 수가 있어서
는 징점에 맞추어 부르는 홑소리로, 3소박 기준 불규칙박자이다. 출현음은 mi·sol·la·do’·re’의 5음으로, mi와 la를 요성하고, 하행 시에는 sol을 쓰고 상행 시에는 sol이 출현하지 않는 전형적인 메나리토리1)이다, 송암과 상진의 에서는 이와 같은 음악적 요소들이 동일하게 나타난다.다만, 송암의 경우 ‘묘보리좌승장엄’ 7자를 온전히 불렀지만, 상진의 경우 뒷 4글자 ‘좌승장엄’을 쓸어서 불렀다. 때문에 소요시간을 살펴보면, 송암이 1분 3초, 상진이 25초로 현격한 차이가 나타난다. 이는 실제 재
비구니 바일제 불공계 제26조는 시승의작방난계(施僧衣作妨難戒)로 조문은 다음과 같다.“어떠한 비구니라 하더라도 가나의 취득을 방해하면 바일제이다.”본 조문에서 조금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바로 ‘가나(gaṇa))’이다. 히라카와 아키라(平川彰) 선생의 주장에 따르면 불교 교단의 초기에는 당시의 관례에 따라 상가(Saṃha, 僧伽)와 가나(gaṇa)를 동시에 사용했을 것이고 교단의 확장과 함께 율(律)이 확립될 무렵 상가는 정확하게 조건에 들어맞는 비구(혹은 비구니) 단체를 가리키는 용어가 됐을 것이고 가나는 그
惠能答曰 我此踏確 八箇餘月 未至堂前 望上人引惠能至南廓下 見此偈體拜 亦願誦取 結來生緣 願生佛地童子引能至南廊下 能即禮拜此偈 爲不識字 請一人讀惠能問已 即識大意 惠能亦作一偈 又請得一解書人於西間壁上提着 呈自本心 不識本心 學法無益識心見姓 卽吾大意 혜능이 말하였다. “내가 여기서 방아 찧은 지가 여덟 달이 지났는데 그 방 앞에 가본 적이 없소이다. 바라건대 그 게송을 보고 예배하도록 당신이 나를 남쪽 회랑에 데려다주겠소? 또한 그 게송을 외워 다음 생은 부처님 땅에 태어나는 인연을 짓고 싶소이다.” 동자가 혜능을 남쪽 회랑 밑으로 인도해 주었다
선재동자가 지남도의 그림에서 미가장자를 찾아 남쪽으로 남쪽으로 내려가자보리가 물었다.“오빠, 우리는 왜 자꾸 남쪽으로만 가는 거야? ”“으응…. 남쪽으로 가는 길은 문수보살 님이 가셨던 길로, 따뜻하고 밝은 길에 자비와지혜 광명이 깔려 있는 거야, 너도 여태 오는 길이 춥지 않았잖아?”“응, 그러고 보니 춥지 않고 늘 따뜻했네, 역시 선지식 스님들은 좋으신 분들이야.흐흥...”보리가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는지, 나비처럼 팔을 벌리고 팔랑팔랑 춤을 추는데 어디선가 여태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신비하고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려왔다.소
Ⅲ. 홑소리 선율 분석 앞서 2018년 중양절예수재의 절차와 연행된 범패 및 작법무의 종류를 살펴보았다. 본 장에서는 예수재에서 부른 홑소리를 음악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봉원사의 선율과 비교하여 계맥을 밝히는 한편, 동일한 악곡을 얼마나 다양하게 연행했는지도 알아보겠다.봉원사의 자료는 송암(속명 朴喜德, 1915~2000)의 소리를 채택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선행연구에서 상진의 바깥채비소리가 봉원사의 1세대 보유자인 벽응(속명 張泰男, 1909~2000), 2대 보유자인 구해(속명 金仁植, 1943~현재), 전수조교인 일
선재는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다고 울고 있는 보리를 보자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빨리 남쪽보다 더 남쪽에 있는 능가산으로 선주 스님을 만나러 가야 하는데 땅바닥에 주저앉아 이제는 대놓고 펑펑 울고 있다. ‘내가 무얼 잘못했지? 해운 스님과 즈냐와 바즈라를 같이 본 거뿐인데...’ 선재는 우선 달래보기로 마음 먹고 보리와 눈을 맞춘다.“보리야, 너네 동네는 엄마가 보고 싶으면 주저앉아 펑펑 울어야 엄마가 오시니?”“아니, 흑흑... 이렇게 운다고 엄마가 오시지는 않아, 엉엉”“그런데 왜 그렇게 울고 있니?”“흐윽,
비구니 바일제 불공계 제23조는 봉의과오일불성계(縫衣過五日不成戒)로 조문은 다음과 같다.“어떠한 비구니라 하더라도 비구니가 옷을 풀어헤치거나 혹은 풀어헤치게 하고 그 비구니가 후에 장애가 없는데도 그것을 꿰매지 않거나 혹은 꿰매게 하기 위하여 노력을 하지 않으면 4, 5일을 제외하고 바일제이다.”본 조문은 비구니가 병이나 특별한 장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풀어헤치진 옷을 5일 이내에 기우거나 수선해야 된다는 내용이다. 기워야 할 필요성이 있는 옷을 그대로 입고 있는 것은 반드시 비구니가 아니라 하더라도 보기에 좋지 않다. 그런데 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