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련사 예수재 홑소리의 연행과 특징⑤

Ⅲ. 홑소리 선율 분석

 

앞서 2018년 중양절예수재의 절차와 연행된 범패 및 작법무의 종류를 살펴보았다. 본 장에서는 예수재에서 부른 홑소리를 음악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봉원사의 선율과 비교하여 계맥을 밝히는 한편, 동일한 악곡을 얼마나 다양하게 연행했는지도 알아보겠다.

봉원사의 자료는 송암(속명 朴喜德, 1915~2000)의 소리를 채택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선행연구에서 상진의 바깥채비소리가 봉원사의 1세대 보유자인 벽응(속명 張泰男, 1909~2000), 2대 보유자인 구해(속명 金仁植, 1943~현재), 전수조교인 일운(속명 馬明燦, 1949~현재), 그리고 송암의 제자인 혜산(임명수, 1953~?)에게 경제 범패를 전수받았음을 구술로 확인하였기 때문이다. 이 모든 가창자를 아우르는 자료로서, 송암의 소리를 어장 상진의 소리와 비교하겠다.

1. 송암과 상진의 홑소리 선율 비교

2018년 중양절예수재에서 연행된 홑소리는 총 12곡이다. 홑소리가 행해진 절차와 가창자, 수반된 작법무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성(聲)

악곡

절차

가창자

작법무

다게성

다게

시련

상진

다게착복무

고아게

신중작법

상진

 

도량게

운수단

상진

도량게착복무

헌좌게성

봉송게

봉송

상진

 

거목

신중작법

상진

 

공덕게

봉송

상진

 

진령게

대령

상진·거진

 

헌좌게

괘불이운

상진·거진

 

가영성

가영

신중작법

상진

 

사다라니성

대비주

운수단

상진

천수바라무

화의재진언

관욕

상진

화의재바라무

사다라니

사자단, 중단

상진

사다라니바라무


홑소리의 각 악곡은 ‘-성(聲)’이라는 접미사로 유사한 선율군 끼리 묶인다. 이는 몇 가지 선율형을 조합하여 악곡을 구성하는 홑소리의 특징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중양절예수재에는 ‘다게성’, ‘헌좌게성’, ‘가영성’, ‘사다라니성’ 총 4종의 홑소리 ‘성’이 연행되었다. 따라서 각 ‘성’의 대표되는 악곡을 하나씩 선율 비교의 대상으로 삼겠다. 다만, <사다라니>의 경우 태평소 연주와 현장에서 들려오는 잡음으로 음원 판독이 어려워 <대비주>를 분석 대상으로 삼고자 한다.

1) 다게

<다게>는 홑소리의 대표적인 악곡으로, 의식의 대상을 초청하여 차를 대접하는 소청(召請)의 마지막 절차이자 공양의 시작이다. 때문에 시련, 관욕, 괘불이운, 신중작법 등 대부분의 재차에서 부르지만, 가사는 대상에 따라 각기 다르다. 홑소리에서 가장 많이 쓰는 5언 또는 7언 4구의 운문 가사로, ‘다게작법무’와 반주악기 징이 수반된다.

본 고에서는 시련의 <다게>를 살펴보겠다. 가사는 ‘1구-금장감로다 2구-봉헌성현전 3구-감찰건감심 4구-원수애납수’이다. 통상 재를 지낼 때는 작법무를 추어도 일부 글자를 짓지 않고 쓰는 경우가 있는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함이다. 2018년 청련사 중양절예수재에서도 1·2·3구는 일부 선율을 생략하였으나, 4구는 온전히 연행하였다. 따라서 송암과 상진의 <다게> 4구를 살펴보겠다.

[악보 1] 송암 <다게> 제4구

… 중략 …

[악보 2] 상진 <다게> 제4구

… 중략 …

<다게>는 징의 신호에 따라 길게 장인하는 홑소리로, 가창자의 호흡을 기준으로 삼기에 박자는 불규칙하지만, 소박은 3소박을 기준으로 한다. 다만, 호흡이 길어지거나 짧아지면 2소박이 등장하기도 한다. mi·sol·la·do’·re’의 5음을 주로 사용하는 메나리토리로 되어 있다. la음을 주로 요성하지만, 시가가 길어지면 다른 음들도 잘게 떠는 현상이 나타난다. 한편, sol은 상행 시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아예야(mi·sol·sol-)’의 연결구, 또 종지 전의 sol-·la 등 일부에서 상행진행이 확인된다. 이 때 짧은 시가에도 음을 요성하는데, 이를 보아 경토리 선율이 부분적으로 혼용된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다게>의 대표적인 특성을 송암과 상진은 공유하고 있다.

다만, 송암의 경우 la·do’·re’·do’ 또는 mi’·re’·do’·re’와 같이 음을 짧게 붙이는 시김을 자주 활용하지만, 상진은 이 음들의 간격을 띄우는 경향을 보이며, do’·la’·sol’ 또는 la·sol·mi와 같은 하행진행을 자주 쓰는 점이 특징적이다. 실음을 살펴보면, 송암은 do=A, 상진은 do=A♭으로 반음 차이이다. 또 제4구의 소요시간을 살펴보면, 송암이 1분 4초, 상진이 1분 48초로, 상진의 소리가 더 긴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각 음의 길이와 시김새의 차이가 있을 뿐, 음의 진행을 선으로 이어보면 거의 일치한다. 특히 종지부에서 단3도 위로 이조하여 종지하는 점도 같아, 두 승려가 동일한 계통에서 수학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2) 헌좌게

<헌좌게>는 재 의식에서 가장 많이 배치되는 홑소리 중 한 곡이다. 의식의 대상을 초청하여 자리를 권하는 절차로, 시련, 관욕, 괘불이운, 사자단, 오로단, 상단, 중단, 하단, 마구단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의식에서 부른다. 가사는 대상에 따라 다르고, 모두 7언 4구이다.

본 고에서는 괘불이운의 <헌좌게>를 살펴보겠다. 가사는 ‘1구-묘보리좌승장엄 2구-제불좌이성정각 3구-아금헌좌역여시 4구-자타일시성불도’이다. 선율은 1·2·3·4구가 모두 같다. 통상 1구를 어장이 선창하면, 1구가 끝나기 전에 바라지가 2구를 시작한다. 3·4구도 1·2구와 동일하게 연행한다. 따라서 송암과 상진의 <헌좌게> 1구를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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