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에서 자연을 노래하다견진 스님 글·사진흔들의자15,000원 잿빛 외투에 갈색 치마를 두른 것처럼 날카로운 사나이. 기왓장에 거꾸로 매달려 순서를 지키는 사나이. 무질서한 곤줄박이보다는 한 수 위인 멋쟁이. 저축성이 강한 투지의 사나이. (112쪽, 동고비)견진 스님이 탐구한 동고비의 참모습이다. 스님에 따르면 동고비는 숨겨둔 땅콩을 곤줄박이가 가져가도 또다시 숨겨두면 된다고 하는 의리의 산새다. 힘은 강하지만 싸움은 걸지 않는다. 하지만 쪽수가 많은 곤줄박이가 달려들면 더 뾰족하고 긴 부리가 위력을 발휘한다. 곤줄박이는 한방에
내가 웃자 별이 빛나기 시작했다도신 지음담앤북스18,000원 웃을 때 반짝이던 별이/ 웃음을 멈추자/ 빛을 내지 않았다// 별이 다시 빛을 내기 시작한 건/ 내가 다시 웃을 때였다(159쪽 「별」 전문)어두운 터널에 갇혀본 경험이 있는가. 무작정 벗어나기만을 기다리는 지난한 시간의 고통을 겪어 봤는가. ‘노래하는 스님’으로 널리 알려진 도신 스님은 터널 밖으로 나온 뒤 뒤늦게 배운 것이 바로 ‘웃음’이었다. 긴 시간 동안 웃는 것을 익히고 닦았고, 드디어 진정으로 웃을 수 있게 되자, 나무들이 춤을 추었다. 그리고 별들도 빛을 내기
불교미술의 시대정신손연칠·손문일 지음뿌쉬낀하우스25,000원 “우리는 자랑스러운 불교미술의 창의적 전통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이나 이웃 종교인 한국교회 미술과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드러난다. 왜냐하면 그들은 일찍부터 시대정신에 따른 창조적 미술운동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교미술 역시 시대정신에 따라 독자적인 창의성을 담보하지 않으면 역사적으로 그 가치를 분별하여 냉혹하게 판단하게 된다.”(8쪽)저자 손연칠은 불교미술을 전공하는 대학에서 ‘전통의 창조적 계승’이라는 목표와 ‘창작의 가치와 생명력’을 교육받은 1세대 작가
승려시인회(회장 진관)가 펴내는 승려시집 10집 《나에게도 날개가 있다면》이 출간됐다. 오현, 진관, 오심, 명안, 범상, 현중 스님 등 21명 시인들의 작품 1백여 편을 담았다.4월 24일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회장 진관 스님은 승려시인의 역할에 대해 “부처님으로부터 일체 미진수의 선지식들에 이르기까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깨달음의 세계를 시를 통해 소통하려 했듯이, 승려시인들은 시·문학포교의 중흥을 책임져야 하며 그것의 실천으로 힘이 닿는 대로 시집을 발표하는 ‘광선유포결사’에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스님은 이어 “역
불교사자성어윤창화 지음민족사13,800원 ‘이심전심(以心傳心)’은 ‘마음으로 통한다'는 뜻이다. 일반에서 꽤 많이 사용하는 이 말은 어딘지 모르게 남다른 특별한 유대감 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 인간관계가 이 정도라면 더없이 좋은 관계라고 할 수 있다.《육조단경》에 나오는 ‘이심전심’은 선(禪)의 세계를 잘 표현하고 있는 말이다. 선의 심오한 세계, 깨달음의 경지는 언어나 문자로는 전해줄 수 없고, 오직 마음으로만 전해줄 수 있다는 뜻이다. 앞의 ‘심(心)’ 자는 스승의 마음이고, 뒤의 ‘심(心)’ 자는 제자의 마음을 가리킨다고 할
예수재의범해사 스님 편저운주사25,000원 ‘생전예수재’는 ‘생전(生前)에 미리(豫) 닦는(修) 재(齋)’를 뜻한다. 수륙재·영산재와 더불어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재의식 중 하나로, ‘자신의 사후를 위해 살아 있을 때 치르는 의례’라는 독특한 성격을 지닌다. 특히 윤달이 드는 해에 사찰에서 성대하게 설행(設行)된다.《예수재의범》은 생전예수재를 여법하게 설행하기 위한 의식 절차 및 의식문을 종합 정리한 의식집이다. 현장에서 이 책에 실린 순서와 내용 그대로 진행하면 되도록 짜여져 있다.편저자 해사 스님은 《예수시왕생칠재의찬요》(1576
불영이 띄우는 마음편지심전일운 지음담앤북스18,000원 [봄빛은 따뜻하고/ 청향헌 뜰 앞에는/ 매화가 만개했네./ 텅 빈 봄 도량에/ 매화 향만 남았네.“자연 그대로, 있는 그대로를 보고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지금 이순간에 자기 자신의 마음과 함께 머물수록 실수를 적게 하고 자신의 행위에 책임질 수 있게 됩니다. 왜냐하면 몸과 마음은 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매화 향 가득한 하루 보내십시오.”](49쪽)불영사 회주 심전일운 스님이 매일 아침 회원들에게 보내는 마음편지의 일부다. 매일의 마음편지는 선적 사유를 담은 선시(禪
중국의 후진시대(384-417) 구마라집 문하에 승조(僧肇) 스님이 있었다. 인도의 마명·용수 논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라고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는 반야·중관사상의 요체를 설명하기 위해 「반야무지론(般若無知論)」, 「부진공론(不眞空論)」, 「물불천론(物不遷論)」, 「열반무명론(涅槃無名論)」 등을 지었다. 그 이후 어느 때 사람들이 이 글들과 동진의 유유민 거사가 쓴 「유유민 거사의 질문편지」와 이에 대해 승조 스님이 대답한 「승조 스님의 답변편지」 등을 묶어 책을 편찬했다. 승조 스님의 이름인 ‘조(肇)’자와 이치를 논의한 글
올해는 한국과 인도가 수교를 맺은 지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때마침 뜻깊은 책이 출간됐다. 정찬주 작가가 펴낸 장편소설 《아소까대왕》(전 3권)이 그것.소설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대왕, 몽골제국의 칭기즈칸과 더불어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손꼽히는 아소까대왕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와 당대 인도의 종교‧문화‧생활사, 나아가 불교가 인도를 넘어 세계 종교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배경까지 아우른다.인도 최초의 통일 제국이자 인도 역사상 가장 빛나는 시기였던 마우리야왕조(BC317∼BC180)의 제3대 왕인 아소까대왕은 즉위 9년,
선의 발자취를 따라서현견 지음담앤북스25,000원 “선이란 부처님의 교법을 실천에 옮기는 과정이다. 또 선이란 문사수(聞思修) 가운데서 수(修)를 실천하는 하나의 방법 · 수단이자 자신의 본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곧 회광반조(回光返照)해서 자신을 해탈하고 자유자재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목적이다.”현재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불타사 주지로 정진하고 있는 현견 스님의 선(禪)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다. 스님은 중국 선종사의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인물, 선법, 사상을 골자로 책을 엮었다.먼저 중국 달마 이전의 선법에서 선문
도표로 읽는 명상입문글 혜명 김말환·그림 배종훈민족사15,800원 첨단과학 문명시대에 서양 지식인들에게 명상이 각광받고 있다. 명상을 하면 세로토닌이 활성화되면서 양질의 엔돌핀이 나와 행복해진다. 명상을 통해 우뇌가 발달하고, 창의력과 집중력이 강화된다는 것도 뇌과학을 통해 증명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이 이끄는 대로 명상에 입문하면 각자가 자신의 참모습을 만나게 되고, 행복과 성공의 길에 접어들었음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이 책의 저자는 명상을 시작하는 이에게 “쉽게 접근하라”, “주의를 기울여 의도적으로 호흡하라”, “습
매일매일 채식밥상홍승 스님 지음담앤북스24,000원 비건(vegan)은 채소, 과일, 해초 따위의 식물성 음식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철저하고 완전한 채식주의자를 지칭한다.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혹은 지구 환경을 위해 채식을 결심했지만 식생활 습관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비싼 재료와 복잡한 조리법까지 생각하면 머리마저 복잡해진다. 그러면 갑자기 육류 섭취를 끊기보다 하루 한 끼, 맛있는 채소 식단으로 바꾸는 것으로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떨까.1세대 사찰음식 전문가 홍승 스님이 이들을 위해 냉장고 속 재료로 쉽게 만들 수 있는
불교기도문동명 지음불광출판사17,000원 불교 기도는 ‘나’의 건강과 부와 행복을 바라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내가 아닌 것, 모든 존재(생명)의 행복을 함께 기원한다. 절대적인 힘에 완전히 기대어 단박에 소원을 성취하려는 것이 보통의 기도라면, 불교 기도는 자신의 바람이 이루어질 때까지 멈춤 없이 노력하리라는 다짐이 골자다. 그래서 ‘~해주세요’라는 말보다 ‘~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주세요’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쓴다. 말하자면, 초월적인 힘에 도움을 받되 주체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지향하는 것이 불교 기도의 본질이다.불자들은 혼자서
염주유응오 지음백조15,000원 《염주》는 《하루코의 봄》 출간 이후 6여 년 만에 선보이는 유응오 소설가의 장편소설이다.원경 스님과 한산 스님 등 승려들이 등장하고, 평택 만기사, 해원탑 등 사찰공간에서 사건이 전개되고, 《신묘장구대다라니》, 《반야심경》 등 불교 경전이 화소(話素)로 활용되어 서사를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 불교소설의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소설이 지향하는 이상세계는 미륵 세상, 화엄 세상, 평등 세상이라는 점에서 이색적이면서도 뛰어난 불교소설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그런가하면 일제강점기, 해방, 분단
금강경삼가해 강설을 논강하다무각 강설한국선불교연구회 논강불광출판사27,000원 응당히 머문 바 없이 그 마음을 낼지니라(應無所住 而生其心). 불자라면 법회에서 한 번쯤 들어 봤을 경구다. 《금강경》 제10 「장엄정토분」에 나오는 사구게다. 한국불교에서 《금강경》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승불교의 핵심 사상인 무아(無我)와 공(空) 사상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경전으로, 오랫동안 한국불교의 사상과 수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현대 한국의 주류 종단은 이 경을 소의경전으로 하고 있다.예로부터 금강경에 대한 주석
선시로 보는 무문관역자 석지현민족사25,000원 선(禪) 수행자는 공안(公案)을 탐구한다. ‘공안’은 원래 공부(公府), 즉 관공서의 결재가 난 공문서를 일컫는다. 선에서는 수행의 깊고 옅음을 측정하는 계기판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관공서의 결재가 난 공문서처럼 부처님과 조사의 언행이나 문답에 절대적인 권위를 부여한 것이다. 당대(唐代)의 선승 황벽(黃檗)은 공안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선의 용어로 사용했다. 공안은 당대에 발전하고 송대에 와서 크게 흥성했다.중국 남송(南宋) 무문혜개(無門慧開)가 공안(公案)을 모아 편찬한 책이 《무문
극락으로 가는 염불보영 스님 역해불교시대사17,500원 신란[親鸞](1173~1263)은 일본 정토종 창시자인 호넨[法然]의 제자다. 29세 때 아미타의 ‘본원(本願)’에서 구원처를 찾았고, 나중에 일본에서 가장 큰 불교종파 정토진종(淨土眞宗)을 만들었다. 그가 세상을 떠나고 직계제자들도 서서히 사라져가면서 그의 가르침과는 다른 견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의 제자 중에 스승 신란의 가르침이 바르게 계승되기를 간절하게 기원하는 유이엔[唯圓]이 있었다. 그는 스승이 남긴 소중한 말씀을 글로 모으고, 잘못된 신심에 대해 비판을 덧붙였
사후세계에 대한 인류의 관심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왔으며, 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랜 신화나 설화 등을 통해 그려져 왔다. 특히 세계의 모든 종교는 각각의 사후관을 가지고 있는데 불교 역시 불교만의 사후세계의 모습이 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서 이번에 펴낸 도서는 죽음과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불교 문화 이야기이다. 《The Dark Courts》는 기독교 중심의 서양 관점과 다른 동양의 관점, 특히 불교의 생사(生死)에 관한 교리(윤회, 업)와 세계관(삼계육도 등)을 소개하고 역사적 전개와 문화적 표현(예술, 수륙재, 사
서른 즈음, 꼭 읽어야 할 금강경정운 지음민족사18,000원 세계의 성인 공자는 삼십 세에 자립[而立]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서른은 어떻게 살아야 할 지 고뇌하는 젊음이다. 대승불전연구소장 정운 스님이 이들에게 삶의 지혜를 안내해주는 내비게이션으로 《금강경》을 선택했다.금강은 단단하고 날카로움을 뜻하는 다이아몬드를 가리키며, 반야는 지혜를, 바라밀은 열반에 이른다는 뜻. 곧 ‘다이아몬드처럼 견고하며 빛나는 깨달음의 지혜를 얻어 번뇌와 고통이 사라져 평화와 행복만이 있는 저 언덕(열반)에 도달하게 해줌’을 설하는 경전이다.1장에서는
통도사승가대학의 불교철학 강의홍창성 지음운주사15,000원 서양철학을 전공하고서 미국의 대학생들에게 불교철학을 강의하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미국 미네소타주립대학의 홍창성 철학 교수다. 2019년 《미네소타주립대학 불교철학 강의》를 펴낸데 이어 통도사 학인스님들에게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펴냈다.미네소타주립대학에서의 불교철학 강의가 서양철학적 소양을 지녔지만 불교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는 미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였다면, 이번은 그 반대의 경우다. 그런 만큼 사유방식이나 접근방식, 사용하는 용어 등이 전통적인 교수법과 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