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주 작가 장편소설 《아소까대왕》 출간

윤재웅 평론가 “불교문학의 백미” 극찬

불광출판사에서 펴낸 장편소설 '아소까대왕'.
불광출판사에서 펴낸 장편소설 '아소까대왕'.

 

올해는 한국과 인도가 수교를 맺은 지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때마침 뜻깊은 책이 출간됐다. 정찬주 작가가 펴낸 장편소설 《아소까대왕》(전 3권)이 그것.

소설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대왕, 몽골제국의 칭기즈칸과 더불어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손꼽히는 아소까대왕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와 당대 인도의 종교‧문화‧생활사, 나아가 불교가 인도를 넘어 세계 종교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배경까지 아우른다.

인도 최초의 통일 제국이자 인도 역사상 가장 빛나는 시기였던 마우리야왕조(BC317∼BC180)의 제3대 왕인 아소까대왕은 즉위 9년, 선왕들의 숙원이었던 인도 남동부 깔링가국 정벌에 나선다. 치열한 전투 끝에 마침내 전쟁에서 승리하지만, 널브러진 수십만 구의 시체와 전장을 붉게 뒤덮은 피를 보며 그는 전쟁의 참상을 뼈저리게 느낀다. 그는 더는 무력이 아닌 담마(Dhamma, 法)로 세상을 통치하리라고 선언한다.

불교에 귀의한 아소까대왕은 본격적인 담마 통치에 나서 수도를 비롯한 곳곳에 절을 짓고, 부처님 성지를 순례하며 가는 곳마다 석주와 탑을 세운다. 아들, 딸, 동생, 사위, 외손자를 출가시키고 전국에 담마 칙령을 공포해 백성들이 붓다의 가르침을 배우고 그에 따라 생활하게 한다. 당시 쇠락해있던 불교는 그의 이런 노력의 결과 역사 속에 종교적인 흔적을 남겼다. 가장 큰 업적은 아소까라마 3차 결집을 통해 최초로 빠알리어 삼장을 문자로 기록한 것. 이때 완성된 삼장이 스리랑카로 넘어가 붓다의 가르침이 원형에 가깝게 전승될 수 있었다.

정찬주 작가가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소설 집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정찬주 작가가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소설 집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3월 30일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정찬주 작가는 “우리나라에 세종대왕이 있다면 인도에는 아소까대왕이 있다. 그만큼 인도 사람들에게 아소까대왕은 위대한 왕이요 성군으로 추앙받는다”고 말했다. 오랜 세월 불교소설과 명상적인 산문을 집필해온 정 작가는 처음 책 구상을 시작한 이래, 30여 년간 15차례 250여 일이나 인도 순례를 다녀올 만큼 이 책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도의 동서남북을 종횡하며 아소까대왕과 석가모니 붓다가 남긴 가르침의 흔적을 가슴에 아로새겼다.

문학평론가인 윤재웅 동국대 총장은 시리즈 3권 끝에 실은 해설에서 “칠십 년 생애를 바쳐 마침내 피운 창작의 꽃! 평생토록 한국과 불교를 사랑한 작가가 이제 스스로 청산을 이룬 절대구경의 경지를 나는 여기에서 본다.”며 “나는 이 소설이 한국문학과 불교문학의 복합적 습합성을 추구한 작가의 작품들 가운데 백미(白眉)라고 믿는다.”고 극찬했다. 최승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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