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영이 띄우는 마음편지

심전일운 지음

담앤북스

18,000원

 

 

 

 

 

 

 

[봄빛은 따뜻하고/ 청향헌 뜰 앞에는/ 매화가 만개했네./ 텅 빈 봄 도량에/ 매화 향만 남았네.

“자연 그대로, 있는 그대로를 보고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지금 이순간에 자기 자신의 마음과 함께 머물수록 실수를 적게 하고 자신의 행위에 책임질 수 있게 됩니다. 왜냐하면 몸과 마음은 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매화 향 가득한 하루 보내십시오.”](49쪽)

불영사 회주 심전일운 스님이 매일 아침 회원들에게 보내는 마음편지의 일부다. 매일의 마음편지는 선적 사유를 담은 선시(禪詩) 한 편과 짧은 수상(隨想)의 에세이로 구성됐다. 스님은 이 마음편지를 국내를 넘어 미국과 프랑스, 스웨덴, 대만, 일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로 12년 째 배달해왔다.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에서 스마트폰 앱으로, 편지를 전하는 매체는 바뀌었지만 관통하는 메시지는 그대로이다. 지금 이순간에 집중할 것과 내 마음이 주인이고 세상이라는 것. 스님은 생각이 현실을 만들어 가며, 내 삶은 오롯이 나의 삶으로 가치 있고 소중한 것이라는 가르침을 전해준다.

스님의 선시에는 자연이 전하는 깨달음이 가득하다. 꽃과 바람과 숲과 햇빛 등 불영사의 아름다운 사계절이 매 안거마다 수행 정진하는 스님의 사유(思惟) 속에 녹아서 ‘자연의 법문’이 되었다. 스님의 선시를 읽다 보면 꽃이 피고 지고, 그 자리에 열매가 맺히고, 낙숫물 떨어지는 자연의 소리가 이렇게 아름다웠나 싶다. 세상 사는 일이 쫓겨 체감하지 못하던, 우리 주변에 펼쳐진 자연을 귀하게 바라보고 느끼게 된다.

심전일운 스님은 1969년 경북 청도 운문사로 출가한 뒤 1991년부터 울진 불영사에서 주석해왔다. 그사이 불영사는 천축선원을 비롯해 스무 개가 넘는 전각이 들어선 대가람으로 탈바꿈했다. 스님은 가람불사는 물론 염불수행과 사찰음식문화 전파, 각종 복지 및 교육지원사업 전개에도 앞장서 왔다.

지은 책으로는 불영사 사찰음식을 소개한 시리즈 《불영이 감춘 스님의 비밀 레시피》, 《김치나무에 핀 행복》, 《사찰음식이 좋다》와 《마음 밥상》, 수행에세이 《일운 스님의 속삭임, 심심심》, 《산사에 홀로 앉아》 등이 있다.

-최승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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