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치아사리가 모셔져 있는 스리랑카의 불치사 근처에 있는 아스기리 챕터(우리나라의 종단과 비슷한 개념)에서는 사미계와 구족계를 수여하기 전에 세 명 정도를 선정해 화려하게 수놓인 왕자 복장을 하게하고 불치사에서 수계식이 열리는 사찰까지 장엄된 코끼리를 타고 간다. 이 장면은 싯다르타 태자가 세속의 권력과 온갖 화려함과 편안함을 포기하고 출가 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이때 코끼리 앞에서 악사들이 스리랑카 전통 악기를 연주하고 무용수들은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춤을 추며 코끼리를 탄 사람과 일행들을 인도한다. 이는 부처님의 치아사리
Ⅰ. 머리말경운 원기(1852~1936)는 한국의 전통불교를 계승하고 근대불교의 서막을 연 대표적 인물이다. 당대의 지성이었던 최남선(崔南善, 1890~1957) 은 ‘일대의 의호(義虎)’라고 했고, 정인보(鄭寅普, 1893~?)는 ‘영원한 후학들의 길잡이’로 칭송하였다. 그런가 하면 당시 조선의 선사(禪寺)에서 수행 중이었던 일본인 소마(相馬勝英)조차도 경운을 “결연하게 반도불교의 특징을 보호 유지해왔다.”고 하였다.이와 같이 경운 원기는 제자 박한영(朴漢永, 1870~1948)이 “의해(義解)가 드넓고 계행이 엄밀하다.”고 평가
위빳사나 수행을 할 경우 유익한 점은 무엇일까요? 첫째, 무명의 어둠에서 벗어나 지혜라는 밝음으로 나아가게 됩니다.둘째, 부정적인 정서에 휘말리는 것에서 자유로워지게 됩니다.셋째, 건전하지 못한 문제들을 예방하거나 거기에서 벗어나게 됩니다.넷째, 건전한 경향을 더욱 강하게 하거나 새롭게 일어나도록 합니다.다섯째, 마음의 방황과 괴로움의 원인을 바르게 알고 대처함으로써 그것에서 자유로워지게 됩니다.여섯째, 긴장이나 통증의 단계에서 병으로 발전하지 않고 사라지게 합니다. 또는 악화되지 않도록 합니다.일곱째, 잘못된 견해가 사라지고 바른
선시에 있어서 관념시는 대부분 정서의 연소와 결합해 상상의 작용이 이루어지고 있다.이는 선적 체험과 열기가 최고조의 상상력을 동반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열정을 수반하지 않는 상상은 상상이 아니라 환상(幻想 fancy)이다. 관념적 선시가 난해한 듯하나 음미하면 할수록 '살아있는 언어'로 우리에게 다가서는 것도 선적 체험과 열기, 즉 열정이 수반돼있기 때문이다. 관념의 선시는 그래서 '죽은 말'[死語]도 살려내는 선지를 과시하는 특징을 보인다.-습득의 선시우물밑 붉은 티끌이 일고높은 산 이마에 파도가 치네
세계 안에는 세계 아닌 것이 하나도 없다. 세계 밖은 마음(인식) 안에 들어와 있지 않기 때문에 아무것도 없는 것과 같다. 세계는 오롯이 하나이다. 세계가 극도로 팽창되면 바깥이 없고(至大無外), 극도로 축소되면 안이 없다(至小無內). 장자(莊子)에는 이를 일러 우주가 안팎으로 하나라거나, 대동(大同)·소동(小同)이라는 표현들이 등장한다. 『디가 니까야』 「확신경(確信經, Sampasadaniya Sutta)」에도 “세계는 수축하고 팽창했다. 나는 미래를 알고 있나니, 세계는 수축하고 팽창할 것이다”라는 구절이 있다.인간의 몸을 비
스님이 그립다. 주지 스님은 외삼촌이었다. 절로 가는 길은 사랑과 그리움이 깊어가는 길이다. 마을에서 떨어진 산사로 가는 길은 계곡과 도랑 건너 산길을 돌고 돌아갔다. 대웅전은 동백 숲으로 둘러싸였고 나는 동백 꽃잎을 빨아먹거나 동백 떡을 따먹곤 했다. 새소리, 물소리, 목어소리, 독경소리가 하모니를 이룬 산사는 초등학교 소풍 명소였고 마을 주민들의 대소사가 있을 때마다 기도하는 도량이었다.동네 사찰인 탓에 복전함의 지폐보다 쌀이 많이 쌓였다. 돈을 구경할 수 있는 날은 부처님오신날이었는데 연등행사가 끝난 어느 날, 스님은 복전함을
편경환이 또 지난 5월 22일 존재하지도 않는 ‘한국불교태고종 제26대 집행부 일동’이라는 익명으로 “1만 태고종도 우롱하는 사기극 당장 멈춰라!”라며 종도들에게 무차별적으로 sns를 살포했다. 그리곤 “(총무원장) 호명 스님과 (호법원장) 지현 스님은 1만 태고종도를 우롱하는 사기극을 연출하고 있다. 지현 스님 정도가 태고종 호법원장이라! 정말 종단에 중이 없는 것인지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며 스님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말말을 쏟아냈다. 더 우스운 것은 “조금만 참고 기다려 주면 권토중래하겠다”는 것이다.어이가 없어도
사랑누님, 누님을 만나고부터사랑은 늘 폭탄을 감추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이내 작은 가슴에바다와 사막이 함께 출렁이고**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래도 저는,이 길을 걸어가렵니다제 발바닥에 물집이 생기고발등에 사마귀가 생겨도이 사막의 길을 걸어가렵니다 그래도 저는,이 길을 헤엄쳐가렵니다제 겨드랑이에 지느러미가 돋아나고온몸에 비늘이 뒤덮여도이 바다의 길을 헤엄쳐가렵니다 그게 바로,성관음(聖觀音)의 길이니까요 성관음으로 가는 길이니까요 성관음으로 가는 길이라는 걸 알았으니까요 *전동균의 시 「이토록 적막한」에서 차용.** 같은 시에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불자 여러분, 코로나19를 이겨내시느라 얼마나 어려움과 노고가 크신지요. 그래도 묵묵한 마음과 꿋꿋한 정신으로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계시는 여러분들의 공동체 정신에 부처님의 명호로 무한한 찬탄의 박수를 보냅니다.아시다시피 우리 불교계도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고, 코로나19 사태를 하루 빨리 종식시키자는 마음에서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를 한 달이나 연기했습니다. 그 때문인지 우리 불교계에서는 아직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모두가 다 불보살님들의 자비광명과 불
강산은 자연의 섭리에 따라 새 기운으로 발돋움을 하고 저마다의 자태로 피어나는 5월! 부처님 오심을 봉축합니다. 오늘같이 좋은 날 온갖 아름다운 말로 찬탄하고 싶지만 현상의 세계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공격으로 인간에 대한 준엄한 경책(警責)을 하고 있습니다. 살상(殺傷) 업에 대한 공동의 업장의 과보가 세상의 질서를 어지럽게 하고 있습니다.경자년 부처님오신날의 의미가 더욱 냉철하고 엄숙히 다가옵니다. 돌아보면 우리들의 삶은 부처님의 가르침과는 멀리 떨어져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부처님의 나투심은 생명의 존엄성과 평등의 선언이셨습
불기 2564년 부처님 오신 날을 모든 태고종도와 불자들과 함께 기쁨으로 맞이합니다. 현재 우리사회는 물론 전 인류는 코로나19라는 뜻하지 못한 질병으로 불안하고, 일상생활마저 위협받고 있습니다.사바세계의 중생이 하루라도 위태롭지 않을 수 없지만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는 질병의 위협은 발달된 교통과 함께 더욱 빠르고 광범위한 양상을 보임은 필연적인 일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인류는 물론 모든 생명체와 한 방울의 물, 하나의 돌멩이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나와 연기적 관계에서 존재함을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이는 곧, 인간이
"스님, 이게 뭐예요?“응, 녹차라는 것이란다.”“어떻게 마시는 거예요.”“그렇게 작은 체로 걸러 마시는 거란다.”“왜 그래요?”“마음을 걸러내기 위해서란다.”“그런데 이 쓴 걸 왜 마셔요?“……” 마치 동자승과 비구니 스님이 이런 대화를 나누며 차를 마시고 있는 것 같다. 쓴 걸 우린 왜 마실까? 인생이 써서? 삶이 써서? 고해(苦海)여서? 그런데 마실수록 달다. 그건 또 왜 그럴까? 삶의 이치가 그런 것일까? 맑고 밝은 차향기와 동자승과 비구니 스님의 웃음 결에서 내 삶의 웃음 결을 생각해본다.형정숙(전 문화재청 헤리티지 사진기
전북 진안군 성수면 반룡마을에 제8호 ‘사랑의 집’이 완공돼 지난 5월 23일 입주식이 열렸다.이번 사랑의 집 입주자 김양임 씨는 지난 해 9월 신원미상의 운행자 등이 무심코 버린 담뱃불로 집이 전소돼 그간 재난구호용 컨테이너에서 생활해왔다.이같은 딱한 소식을 전해들은 한국불교태고종 전북교구종무원장 진성 스님을 비롯한 종무원 임직원 스님들과 전북영산작법보존회, 마이산 탑사 신도회, 진안 쌍봉사 등이 물심양면 후원에 나섰다. 이에 힘입어 (사)진안군자원봉사센터(이사장 김용진)는 진안군 집짓기 봉사단과 성수면 자원봉사단과 협업해 제8호
사단법인 광주전통불교영산회(회장 월인 스님)는 5․18광주민주항쟁 40주년을 맞아 5월 18일 오후 1시 광주 5․18국립묘지에서 민주항쟁 영령 추모를 위한 영산대재를 봉행했다.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등 정·관계 인사가 대거 5․18국립묘지를 다녀간 뒤 같은 장소에서 봉행된 영산대재는 희생영령들의 넋을 위로하는 한편, 국가 안녕과 세계인류의 평화를 발원했다.이날 5․18국립묘지를 찾은 광주시민과 전국에서 찾아 온 국민들도 오월영령이 잠들어 있는 5·18국립묘지에서 영산대재를 지켜보며 다함께 영령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영
광주불교연합회(회장 동현 스님, 신광사 주지)는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 봉축기념탑 점등식 및 탑돌이를 지난 5월 15일 오후 6시 30분 광주광역시 서구 운천저수지 입구에서 봉행했다.이날 봉축기념탑 점등식 및 탑돌이에는 광주불교연합회장 동현 스님, 부회장 무등 스님, 한국불교태고종 광주전남종무원장 월인 스님을 비롯한 지역불교 지도자와 광주광역시 서대석 서구청장, 서구의회 강기석 의장 등 정관계 인사가 참석했다.태고종 광주전남교구종무원장 월인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병환을 겪고 있는 많은 환우들과 생을 달리한
지난 5월 8일 2년여 만에 진행된 중앙종회의 종무감사는 차분하면서도 열정적으로 진행됐다. 총무분과위원회·교육분과위원회·문사분과위원회·재경분과위원회·법사분과위원회 등 5개 상임분과로 나뉘어 진행된 이날 감사는 오랜만의 감사여서 그런지 시종 설렘과 축제 분위기였다. 피감기관의 한 스님은 “감사받을 생각에 간밤에 잠도 잘 못이뤘다”며 오랜만의 종무감사에 대한 설렘과 흥분의 마음을 나타냈다. 감사를 마친 종회의 한 스님도 “지금까지 한 감사 중에서 가장 짬 지게 했다”며 기쁨 마음을 표출했다.이런 마음은 이날 감사를 받은 피감기관 스님들
인생은 마라톤이라 했다. 다른 생각은 접고 결승점을 향해 힘껏 달리기만 하면 되는 단거리가 아니라 긴 과정을 완주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뜻도 있고 예기지 않은 상황이나 자신의 신체조건에 맞추어 그때그때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도 있을 것이다.경쟁자들을 의식하며 목표를 향해 숨 가쁘게 달리기만 하면 되는 단거리 경주와는 달리 마라톤은 예측할 수 없는 여러 상황과의 싸움이다. 수시로 자기 내부를 엄습할 여러 유혹들과도 싸워야 한다. 스스스로를 격려하며 자신에게 힘을 불어넣는 일도 멈추지 않아야 한다.어려운 시기에 태어나
사이비 종교는 전염성이 강한 악질 바이러스 괴질과 많이 닮았다. 음습한 곳에서 급속하게 전파되며, 자객처럼 숨어 있다가 간헐적으로 드러나 인류에게 참담한 상처를 주고 사라져간다. 둘 다 치료약을 찾기가 어렵다. 괴질은 인간의 육체를 집단적으로 병들게 하는데 반해, 사이비 종교는 인간의 정신을 집단적으로 파탄시켜 범죄·성폭행·금품·노동력 착취, 사기 등 사회적 질병을 야기 시킨다.『맛지마 니까야』 전유경(箭喩經)에서 부처님의 제자인 만동자는 자신이 부딪힌 딜레마의 답을 부처님에게 요구한다. 그 딜레마는 ① 세상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인
1. 위빳사나 수행을 해야 하는 이유“나모 땃싸 바가와또 아라하또 삼마 삼붓닷싸(존귀하신 그 분, 번뇌를 떠나신 분, 완전하게 올바로 깨달으신 분께 귀의합니다).나모 땃싸 바가와또 아라하또 삼마 삼붓닷싸나모 땃싸 바가와또 아라하또 삼마 삼붓닷싸” 안녕하세요. 이번 호부터 위빳사나 강의를 연재할 비구 담마입니다.위빳사나는, 부처님께서 정각을 이룬 후 처음으로 전하신 것입니다. 즉, 다른 종교에는 없는 불교 고유의 통찰수행입니다.다른 종교에서도 무상을 이야기하고, 괴로움을 이야기하지만, 오직 불교만이 무아를 말합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차 향기에 봄이 서려 있는 것일까? 조계산 선암사 자락에 연초록 녹차향이 가득하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따뜻한 봄을 지나 어느덧 5월이 돼 눈부신 신록의 향연을 펼친다. 이 초록 속에 그 무서운 코로나19는 어디로 숨어들었을까?구증구포 녹차를 만들기 위해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찻잎을 따고 계시는 스님들, 앵글 안에 잡힌 두 분 스님을 바라보며 나는 중얼거린다. “두 분 스님은 지금 찻잎을 따고 계시는 것이 아니라 사는 것을 따고 계시는구나”라고.천상의 녹차이슬들이 모여 품어낼 그윽한 향이 기다려진다.형정숙(전 문화재청 헤리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