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이게 뭐예요?

“응, 녹차라는 것이란다.”

“어떻게 마시는 거예요.”

“그렇게 작은 체로 걸러 마시는 거란다.”

“왜 그래요?”

“마음을 걸러내기 위해서란다.”

“그런데 이 쓴 걸 왜 마셔요?

“……”

 

마치 동자승과 비구니 스님이 이런 대화를 나누며 차를 마시고 있는 것 같다. 쓴 걸 우린 왜 마실까? 인생이 써서? 삶이 써서? 고해(苦海)여서? 그런데 마실수록 달다. 그건 또 왜 그럴까? 삶의 이치가 그런 것일까? 맑고 밝은 차향기와 동자승과 비구니 스님의 웃음 결에서 내 삶의 웃음 결을 생각해본다.

형정숙(전 문화재청 헤리티지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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