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CGV아트하우스 창작지원상 등 3관왕을 차지한 영화 ‘낫아웃’이 주목받고 있다. 영화 ‘낫아웃’은 냉혹한 현실 속 꿈이 꺾인 야구 유망주가 아직 인생의 ‘아웃’이 오지 않았다며 전력 질주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는다. 불평등한 세상 속 꿈을 이루고 싶은 ‘흙수저’ 청소년의 방황과 성장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관객의 공감이 크다고 한다.실제로 현실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은 부지기수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몰라 헤매는 이들이 주위에서 종종 목격된다.오랜 옛날 나침반이 발명되기 이전 사람들은 밤하
신선한 나무들의 초록잎을 말라비틀어지게 하는 땅속 뿌리병처럼 인간의 삶을 바삭거리게 하는 것은 무지와 아집, 그리고 업습이다. 무지(無知)는 ‘오온(五蘊)은 내가 아니다(주인이 아니다)’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무명(無明)과 같은 말이다. 무명은 십이연기의 발원지이며, 나와 세계를 배타적·적대적 이분법으로 분리한다. 배타적·적대적 이분법은 오온을 ‘나’라고 생각하는 착시에서 온다. 오온을 ‘나’라고 여기는 생각은 눈에 보이는 육체가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피부를 경계로 안쪽은 ‘나’이고, 바깥은 ‘남’
벌써 신축년 하안거 철이 됐다. 빠른 세월이다. 한국불교태고종 종정 지허 대종사는 5월 26일 발표한 신축년 하안거 결제법어를 통해 “오늘 여기 모인 대중은 물론 일체 중생이 모두 다함없는 무진억겁에 영구불변한 대적광명지(大寂光明智)를 갖추었는데, 스스로 지닌 이 본성을 아는가 모르는가”라며 “이 몸이 바로 대적광명지의 깃발이요, 이 마음이 신통을 담은 궁궐인 즉, 작은 촛불 하나에 팔만사천 지옥을 태우고 용의 입속에 여의주 빼내어 가지고 놀 줄을 왜 모르는가”라고 일갈했다.지허 종정은 또 “옛 조사 스님이 말씀하시기를 ‘물이 많으
고요한 산사에도 5월이 왔다. 오솔길을 오르다보니 벌써 아카시아 꽃들이 흐드러지도록 피어 있다. 그 꽃향기에 말길이 끊어진다. 올 5월은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처님오신날 등 기쁘고 행복한 날이 더 많은 달이다. 그 가운데 ‘부처님오신날’의 의미를 스스로 한 번 더 되새겨본다.“佛身充滿於法界(불신충만어법계)/ 普現一切衆生前(보현일체중생전)/ 隨緣赴感靡不周(수연부감미부주)/ 而恒處此菩提座(이항처차보리좌)”-“부처님 몸 온 법계에 가득하시니/ 가시는 곳마다 중생 앞에 나타나시며/ 인연 따라 우리 모두에게 두루두루
그리스 신화에서 아테네의 영웅인 「테세우스」는 소의 머리를 가진 거인 「미노타우로스」를 쓰러뜨리는 등 많은 공적을 세우고 왕위를 계승하여 오랫동안 아테네를 다스렸다. 「테세우스」의 업적을 기리려는 아테네인들은 「테세우스」와 아테네의 젊은이들이 항해 중에 탔던 배의 부식된 헌 널빤지를 뜯어내고 튼튼한 새 목재를 덧대어 붙이기를 거듭하면서 천 년간 「테세우스」의 배를 보수, 유지하였다.이에 대해 그리스 역사학자 「플루타르코스」는 세월이 흐르면서 배가 낡아갔기 때문에 아테네 사람들은 오래된 판자를 새 판자로 바꾸는 방식으로 수선을 거듭했
우리나라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낙제여도 한참 낙제다. 왜 그럴까. 복지도 삼수갑산(三水甲山)이 다르게 늘어나고, 카카오와 네이버 등 AI문명도 초세계적이고, BTS와 윤여정 등으로 대표되는 한류문화도 초일류적인데, 왜 유독 행복지수만 낙제점에서 허덕이고 있는 걸까. 혹자는 정치에서 문제를 찾고, 혹자는 경제와 교육과 재벌과 부동산 등 사회에서 그 문제점을 찾고 있지만, 속 시원한 답은 못 찾고 있다.선진국을 자처하는 우리나라 행복지수가 왜 아직도 최하위인가. 수치감부터
부처님은 중생들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는 해답을 찾기 위해 뼈를 깎는 정진에 정진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붓다’[覺者]의 지위에 오른다. 그리곤 녹야원에서 첫 귀의한 다섯의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나는 이미 세상과 인천의 올가미에서 벗어났다. 그대들도 이제 세상과 인천의 올가미에서 벗어났다. 그러므로 수행자들이여! 세상으로 나가 모든 사람의 안락과 행복을 위하여 설법하라. 두 사람이 한 길로 가지 말고,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은 말로 가르쳐라.”『잡아함경』「승삭경」에 나오는 말씀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불법에 귀의
2,565번째 맞는 ‘부처님오신날’이다. 그 먼 세월동안 우리 불자는, 국민은, 온 인류는 과연 붓다 같은 삶을 잘 살아왔는가, 붓다의 길을 잘 걸어왔는가, 각성해본다.붓다의 불교는 오로지 진리와 깨달음만을 추구하는 관념의 불교가 아니었다. 붓다는 오히려 마라[마군(魔軍)]를 철저히 깨부수고 항복을 받아내며 ‘낡은 수레바퀴’가 될 때까지 정치·경제·사회적 부정의와 불공정, 불평등과 폭력 등에 맞서 분연히 일어서는 혁명적 삶을 살아오셨다. ‘전선(戰線)의 전사(戰士)’처럼 어떠한 간난신고(艱難辛苦)에도 항복하지 않고 중생구제를 위해
전통불교를 실천하는 사찰의 주전에서는 대개 아침저녁에 ‘칠정례’ 예경이 봉행된다. 주전이 어떤 불보살님을 모셨는지를 불문하고 칠정례로 조석예경이 봉행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칠정례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시작으로 불타야중, 달마야중, 문수보살 등 사대보살, 영산 당시 아라한 제자, 서건동진의 제대선지식, 승가야중 등에 7배의 예를 올리는 예경이다. 1950년대 후반에 등장해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아침에는 향수해례, 저녁에는 사성례나 삼정례로 조석예경을 모셨다는 노스님들의 증언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칠정
5월 19일은 음력으로 사월 초파일로 부처님 오신날이다.아기 부처님이 룸비니에 몸을 나투시자, 하늘은 모든 서상을 나타내어 만물을 축복했다. 훗날 무상정등각을 이루어 인류의 구제와 만백성의 해탈을 이끌어 주실 부처님의 출현에 하늘의 용도 기쁨에 겨워 아기부처님의 목욕을 도왔다고 경전은 기록하고 있다.부처님을 일러 성중성(聖中聖)이라 일컫는다. 성인 가운데서도 가장 뛰어난 성인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그래서 부처님을 향해 ‘우러르면 우러를수록 높고 들여다보면 볼수록 깊다’고 말하는 것이다. 부처님의 탄생과 관련해 모든 문학작품도 부처님
2,565번째 맞는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씁쓰레한 뉴스 하나를 접하면서, 인간의 갈애(욕망)의 끝은 어디일까를 생각해봤다. 미국의 억만장자 빌 게이츠 이야기다. 평소 세계 최고의 갑부이자 최대의 자선가로만 알고 있던 빌 게이츠의 그늘진 삶이 전 세계인을 놀라움과 경악에 빠뜨린 것이다. 물론, 아내와 이혼했다는 소식은 그냥 가십 정도로 지나갈 만하다. 그러나 그의 뒷면에 숨겨진 ‘비밀’들은 ‘발밑에 독사가 우글거리는 데도 끊어지기 직전의 등나무 줄기에 매달려 떨어지는 꿀을 받아먹는’ 안수정등(岸樹井藤) 같은 인간의 삶을 다시 한
집의 지붕이 불타고 있다. 불은 순식간에 온 집을 태울 기세로 번지고 있는데 위기를 인식하지 못한 어린 자식들은 여전히 그 안에서 정신을 놓고 놀고 있다. 집 밖에서 이 상황을 목격한 부모는 사랑하는 자식들을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서 유혹적인 방편들을 동원해 자식들을 구출한다.잘 알려진 『법화경』의 「화택유(火宅喩)」다. 불타는 집은 번뇌망상이다. 번뇌망상은 마음을 불태우는 느낌·감정, 생각, 욕망, 분별(기억)의 화약 다발이자 생존의 기본 도구들이다. 불타는 집 안에서 큰방, 작은방, 거실로 옮겨 다니는 것은 의미가 없고 위기로부터
불교는 유일신을 믿는 종교와 달라서 그다지 신앙을 강요하지 않는다. 기독교나 이슬람교의 신도들은 그들이 믿는 유일신을 믿지 않으면 구원을 받지 못한다고 여기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에 그토록 포교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는 것이다. 그에 비해 불교는 부처님을 믿는 것보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데 더 주안점을 두고 있으므로 무조건적으로 신앙을 강요하는 종교들과 차이가 있다. 그래서 불교의 믿음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진리임을 믿는다는 것을 전제로 이루어지고, 부처님의 가르침에는 신(神)을 믿으라는 내용이 경전 어디를 뒤져봐도 찾을 수
4월 28일 오후 2시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3층 대불보전에서 한국불교태고종 제20세 종정 지허 대종사 추대법회가 봉행됐다. 지허 대종사는 지난해 7월 순천 선암사에서 열린 원로회의에서 제20세 종정으로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추대법회를 계속 미루어오다가 더 이상은 늦출 수 없다는 총무원 집행부의 판단에 따라 이날 뒤늦게 종정 추대법회가 열린 것이다. 이는 단순한 종정 추대법회를 넘어, 지난 몇 년간 수많은 내홍과 갈등과 분규로 몸살을 앓던 종단이 비로소 모든 것을 제대로
5월 11일은 정부에서 지정한 ‘입양의 날’이다.‘입양(入養 Adoption)'이란 혈연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법률적으로 친부모 ‧ 친자 사이와 같은 관계를 만드는 신분행위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20위 안에 들고 있는 경제대국으로 자리했지만 아이들을 해외에 넘겨야 하는 해외입양에 있어서는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방송국의 한 시사프로그램에서는 ‘아이를 수출하는 나라-해외입양의 두얼굴’이란 제목으로 그 실태를 고발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린 적도 있다.입양은 새로운 인연을 맺는 매우 중요한 의식이다. 어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편경환(백운)이 지난해 1심 패소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총무원장 불신임) 무효확인 청구의 소’가 2심에서도 기각됐다. 서울고등법원 제21민사부(재판장 홍승면)는 지난 4월 5일 편경환이 1심 패소에 항소한 위 사건에 대해서도 “원소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도 원고가 부담한다”고 원고(편경환) 패소 판결을 내렸다.이는 지난해 6월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4민사부(부장판사 김정곤)의 원고패소 판결이 정당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준 것이다. 종법으로도, 사회법으로도 이미 ‘총무원장’이 아님을 만천하
우리가 어떤 사물을 본다는 것은 사물을 보는 것이 아니고 자기 마음을 보는 것이다. 견색(見色)은 견심(見心)이다. 우리는 사물을 있는 대로 보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본대로 사물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있는 것을 있는 대로 보는 것이 아니고 자기의 인연에 따라 사물을 해석하며 자기 업의 눈으로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을 본다는 것이다. 눈이 있어도 관심이 없는 것은 보이지 않는다. 똑같은 대상을 두고도 인연에 따라 즐거워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자기 집 옆 골목에 철물점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 삼 년이 걸
미얀마는 현재 전쟁터다. 아니 인간사냥터다. 평화 시위대에 대한 잔학무도한 미얀마 군부의 살육에 미얀마 국민들은 지금 짐승처럼 사냥당하고 있다. 강대국들의 압박과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성명서 발표와 규탄대회에도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미얀마 군부는 총칼과 곤봉으로 짐승 잡듯이 미얀마 국민들을 사냥하고 있다. 그래도 되는가. 미얀마는 명색이 국민 90% 이상이 불자(佛子)인 불교국가다. 자비와 자애의 종교인 불교국가에서 온 몸으로 자비를 실천해야 할 미얀마 승려들은 지금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외국 눈치와 외국 승려들의
“엄마가 햄버거 먹고 싶어서 집 앞 버거킹 가서 주문하려는데 키오스크 못 다뤄서 20분 동안 헤매다가 그냥 돌아왔다고 화난다고 전화했는데 말하시다가 울었다. 엄마는 이제 끝났다며 울었다.”엊그제 신문에서 우연히 본 글이다. 디지털 외계인인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2020년 4월 경에 금융권 고위직 대상 연수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흐름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연수생 대부분이 50대 중후반이라고 하여 늘 해오던 이야기의 초점을 약간 바꾸어 ‘디지털 외계인의 디지털 시대 생존법’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강연은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가 비만이다. 이와 관련 지난 해 스웨덴에서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은 적이 있다. 6세 미만 아동이 늦게 잘 경우 비만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이다. 당시 CNN은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의 클로드 마르쿠스 소아과 교수가 학술지를 통해 "습관적으로 오후 9시 넘어 잠이 드는 아이들이 허리가 더 두껍고 체질량지수(BMI)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게재한 내용을 소개하며 살찌지 않는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살이 찌면 먼저 건강에 적신호가 온다. 따라서 건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