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일은 정부에서 지정한 ‘입양의 날’이다.

‘입양(入養 Adoption)'이란 혈연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법률적으로 친부모 ‧ 친자 사이와 같은 관계를 만드는 신분행위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20위 안에 들고 있는 경제대국으로 자리했지만 아이들을 해외에 넘겨야 하는 해외입양에 있어서는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방송국의 한 시사프로그램에서는 ‘아이를 수출하는 나라-해외입양의 두얼굴’이란 제목으로 그 실태를 고발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린 적도 있다.

입양은 새로운 인연을 맺는 매우 중요한 의식이다. 어느 곳에 입양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행복이 갈려지기도 한다.

과거에는 사찰이 버려지는 아이들의 입양처 역할을 했다. 삼국시대나 고려 조선시대의 사찰들이 수행과 기도의 기능도 수행했지만 일종의 복지시설 역할도 했던 것이다. 『신력입인법문경』제5권에 나오는 말이다

“문수사리여, 만일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모든 세계의 미진수의 모든 중생에 대하여 날마다 하늘의 감로와 갖가지 맛있는 음식 및 하늘의 옷과 침구와 탕약을 공급하여 공양한다고 하자. 이와 같이 무수한 항하사의 수의 세계와 미진과 같은 수의 겁해에 이르도록 공급하여 공양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그런데 또 만약 어떤 선남자와 선여인이 다른 외도를 믿지 않고 십선업을 지닌 한 우바새에 대해 ‘이 사람은 부처님의 계행을 배운 사람이니 하루에 일식(一食)을 보시하자’는 마음을 일으켰다면, 문수사리여, 그 복은 앞의 것보다 한량없는 아승기(阿僧祇)만큼이나 많을 것이다.”

부처님의 이 말씀은 공양과 관련해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비록 하늘의 옷과 침구와 탕약이 아니더라도 부처님의 법을 행하고 선근을 심는 이에게 하루 한 끼의 식사를 공양하는 공덕이 더 크다는 말씀은 입양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

공양은 꼭 필요한 사람에게 이루어져야 공덕이 높고 오래 간다. 입양도 이러한 점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의탁할 상대가 없을 때 인생은 외롭고 힘이 들게 마련이다. 어린 나이에 버림받은 아이라 할지라도 그들은 좋은 세계와 행복한 세상에서 살아야 할 존재들이다. 불자들은 부처님의 자비사상을 현장에서 실천해야 할 의무가 있다. 입양이 미래세를 위한 공양정신이라 할 때 우리는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지 않았나 반성해 본다. 우리 불자들을 중심으로 입양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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