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는소리 없이 난다천천히,서두르지 않고,꽃이 피듯,난다나비는아우성치지 않고난다살며시,제 빛깔로,제 상념으로,제 분상으로,안으로, 안으로,자기 자신에게로만,한없이깊어져 간다자지러져 간다저,열중(熱中),그래서하늘도, 바람도그들의 날갯짓 하나어쩌지못,하는 것이다. ‘나비’가 되고 싶은 적이 있었다. ‘나비’로 살고 싶은 적이 있었다. 젊은 날이었다. 시퍼렇던 날이었다. 앞도 없고 뒤도 없는 날들이었다.자유,평등,평화,민주,정의,그 중 어떤 것이 나를, 내 삶을 ‘나비’로 꿈꾸게 했을까.참, 엄혹한 시절이었다. 눈[雪]도 내리다 멈춰서는
기획연재
이벽
2021.05.28 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