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알아차림(sati)에 대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알아차림(sati)은 사념처 수행의 실질적인 역할입니다.알아차림(sati)이란, 마음이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즉각적으로 알아차리는 것으로서, 사유나 숙고를 하지 않고, 현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림 하는 것입니다.㉠“알아차림의 기능”은 산만한 마음을 가라앉혀서 주의 깊게 알아차리도록 합니다. 순간순간 경험하는 현상들에 대해서 명확한 알아차림이 이어지도록 주의를 기울임으로서, 마음을 모으고 단속하게 됩니다. 이러한 기능을 발달시킴으로써 그 힘이 커지면, 경험하는 현상들
바일제법 제27조 여니동행계(與尼同行戒)의 조문은 다음과 같다.“어떠한 비구라도 비구니와 함께 미리 약속하고 같은 길을 가면 한 취락 사이라 하더라도 다른 때를 제외하고 바일제이다. 그 다른 때란 도로에 위험이 예상되거나, 포외가 동반되거나, 대상(隊商)을 조직하여 가야 할 길일 때, 이것이 그때이다.”본 조문은 6군비구와 비구니들이 서로 약속을 하고 같은 길을 가는 것을 재가자들이 보고 마치 세속의 사람들과 같다고 비난하여 비구와 비구니는 사전에 계획을 하고 같은 길을 가지 못하게 부처님께서 계를 정하셨다. 그런데 하루는 위험이
순례단 일행은 파키스탄 지역 간다라불교 마지막 성지인 스와트의 부트카라 스투파(사리탑) 친견을 위해 말라칸드 패스(Malakand pass 말라칸드 고갯길)를 넘었다. 이 길은 파키스탄 북부에서 시작하여 아프가니스탄 중부를 연결하는 힌두쿳쉬라는 산맥 속에 있다. 수천 년 역사를 써오는 사이에 ‘제국의 무덤’이라 할 만큼 수많은 전쟁사를 치른 곳이기도 하다. 근세기에는 영국과 소련 그리고 최근에는 미국도 이곳에서 참패를 거듭하고 철수했다. 옛날 페르시아 군대가 인도 북부에 침입하여 힌두 인도인들을 노예로 잡아 이동시키면서 이 길에서
-육조혜능의 선지시선지시 감상의 시작은 우선 육조혜능(六祖慧能 638∼713)을 찾는 게 순서일 듯하다.혜능은 선종(禪宗) 제6조로 당(唐)나라때 활동했다. 광동성(廣東省) 신주(新州) 출신이며 속성(俗姓)은 노(盧)씨다. 흔히 육조대사(六祖大師) 또는 조계대사(曹溪大師)라 불렸다. 어렸을 때 일찍이 아버지를 잃고 홀로 된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땔나무를 팔아 생계를 꾸려갔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금강경(金剛經)』읽는 소리를 듣고 크게 느낀 바 있어 호북성(湖北省) 풍무산(馮茂山)에 머물던 홍인(弘忍, 601-674)대사를 찾
Ⅰ. 머리말1500년간 차선(茶禪)의 정신이 살아있는 조계산(曹溪山)은 백제성왕 7년(529)에 아도화상이 창건하여 청량산 해천사(海川寺)라 했다. 그후 도선국사(道詵國師, 827-898)가 724년 재창건하여 조계산 선암사라 불렸다. 고려 선종 9년(1092)에는 대각국사(大覺國師) 의천(義天, 1055-1011)이 삼창(三創) 한 이후 조선후기 침굉현변스님과 묵암최눌 등이 나와 다선 일미의 정신을 실천해 갔다. 호남의 7고붕(七高朋)에 오른 석전령(釋展翎)은 선암사 다풍을 이어간 스님으로 높이 평가 받고 있다. 근세의 다승으로
순례단 일행은 페샤와르를 지나 밀란다 패스 고갯길을 넘어 스와트로 향했다. 그 길에는 험준한 산자락에 영국의 윈스턴 처칠 총리가 대영제국 시절 장교로 근무했던 초소가 있었다.스와트는 티베트에 불교를 전하고 석가모니 부처님 화신이라고 추앙받는 파드마삼바바 고향이기도 하다. 페샤와르를 떠나 스와트 가는 길은 험준한 만큼 우리 순례단 일행은 긴장감을 멈출 수 없었다. 이를 의식한 듯 파키스탄 정부와 현지 간다라협회는 군 장갑차와 경찰차로 경호에 나섰다. 스와트는 빈 라덴 사살 지역과 인근인 데다 치안이 부재나 다름없는 아프가니스탄 접경지
바일제법 제21조부터 제30조까지 10개 조문은 비구와 비구니, 식차마나, 사미니와 관련이 있는 조문들이다. 바일제법 제21조는 비선이교니계(非選而敎尼戒)로서 조문은 다음과 같다. “어떠한 비구라도 선임되지 않고 비구니들을 교계하면 바일제이다.” 일반적으로 ‘교계’란 본지 21회에서 다루었던 팔경법(八敬法)을 의미하지만 일반적인 설법도 포함된다. 부처님 당시에는 장로 비구들이 비구니들에게 교계를 하고 나면 갖가지 공양물을 받아왔다. 하루는 6군 비구들도 공양물을 받고자 하는 욕심에서 비구니를 교계하였는데 주로 세속적인 이야기만 했다
직관적 경지를 읊는 선지시(禪智詩)선시의 세계는 깨치지 않고는 그 실체에 절대로 접근할 수 없다고 한다. 때문에 박산선사(博山禪師)는 일찍이 이렇게 말했다.“선사들의 말 한마디 글 한 귀절은 마치 큰 불더미와 같아 가까이 갈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것인데 어찌 그 가운데 앉고 누울 수 있으랴. 더욱 그 가운데 주저앉아 크고 작은 것을 가리고 좋고 나쁜 것을 가린다면 목숨을 잃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선사들의 말 한마디는 일상인들의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접근할 수 없는 큰 불더미와 같다는 것이다. 목숨까지 운위할 만큼 필자로선 경
전남 함평 문장에서 영광으로 넘어가다 보면‘밀재’라는 고개가 있다.제법 높은 고개다.거기서 바라본 무등산이다.저 멀리, 맨 뒤에 희미하게 ‘사람’처럼누워 있는 산이 무등산이다.무등산은 왜 무등산일까.무등(無等)이기에 무등산이다.무등등(無等等) 하기에 무등산이다.미당 서정주는 이 무등을 두고“가난이야 한낱 남루에 지나지 않는다./ 어느 가시덤불 쑥구렁에 놓일지라도/ 우리는 늘 옥돌같이 호젓이 묻혔다고 생각”하자고 했다.그것이 무등이다.부처님께서 강조하신 무등등이다.실제로 불교에선 무등등이 부처님을 상징한다.부처님의 덕은 중생과 비교할
윤슬과 함께안목 앞바다에 섰어요바닷바람은 짜고수평선은 안개처럼 멀었지만윤슬은정말 윤슬이 되어내 가난한 발가락을간질였어요햇빛에반짝였어요윤슬과 함께나도 반짝였어요백사장 언덕에해송 한 그루가 편안히 서 있었어요그 소나무에나는 편안히 기대고 싶었어요그때알았어요윤슬처럼,순간으로 왔다가 순간으로 가는 사랑일지라도사랑은 누군가에게편안히 기대고 싶은 거라는 걸안목(安木)이 왜안목(安木)인가를내가 설백(雪白)의 그녀에게왜 ‘윤슬’이라고 이름 지어 주었는지를미치도록, 슬픈봄날이었요.불경(佛經)같은봄날이었어요 어느 봄날이다. 관음(觀音)과 함께 안목(
삼매에 들기 위해서는 마음을 오염시키는 다섯 가지 장애를 극복해야 합니다. 다섯 가지 장애란 ①해태와 혼침 ②회의적 의심 ③산만함과 후회 ④분노 ⑤감각적 쾌락의 욕망입니다. 이러한 다섯 가지 장애를 극복하면서 ‘삼매의 다섯 가지 요소’가 나타납니다. 삼매의 다섯 가지 요소란 ①생각을 일으켜서 선한 대상에 알아차림을 정확히 조준하는 것 ②지속적 고찰 ③기쁨 ④행복 ⑤마음의 하나 됨입니다.①‘해태와 혼침’이 극복되면서, 생각을 일으켜서 선한 대상에 알아차림을 정확히 조준하게 됩니다. 이것을 ‘일으킨 생각’이라고 합니다. ②회의적 의심이
“내가 모여 바다를 이루고, 티끌이 모여 산을 이루며, 털이 모여 머리를 형성하듯, 우리 부처님은 덕을 쌓아 부처가 된 것이니 털끝 하나도 소홀히 하지 말라.”작은 일을 소중히 여기고, 언제나 방심 말고 수행 정진하여 정각의 경지에 오를 것을 당부 하는 내용이다. 무진년(戊辰年, 1928년)에 쓴 편지에서 스님은 “초입자들은 겨우 글자를 익히는 선비에 불과하다”며 “철저한 정진만이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후학들을 경책하고 있다. 경운 스님은 제자 석전 스님의 생일을 맞아 한편의 송(頌,공덕을 기리는 글이나 문장)을 지어 보냈
바일제법 제14조와 제15조는 비구의 소유물이 아닌 승가의 물건 특히 침구나 와구, 좌구 등의 사용법에 관한 내용으로 이 물건들을 정사 바깥에서 사용하고 난 후 걷지 않고 그냥 가면 안 된다는 조문이다. 이 조문들의 해석에는 어려운 부분이 없어 이 정도로만 간단히 소개하고 넘어가기로 한다.바일제법 제16조는 강부와구계(强敷臥具戒)이다. 조문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강제로 와구(침구)를 펴면 계율에 저촉된다는 뜻이다. 현재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방사를 배정하는 기준은 법랍이 된다. 인연담을 살펴보면, 육군비구가 좋은 방에서 안거를 나기
순례단 일행은 마라난타 스님의 생가터 순례를 뒤로하고 스님이 브라만 가문에서 불가로 입문 후 수행했던 페샤와르와 스와트 성지 일정에 나섰다.마라난타 스님이 우리에게 법을 전했다면 대우건설은 파키스탄에 길을 내페샤와르까지의 고속도로는 대우건설이 개통시켰다. 마치 마라난타 스님이 불법을 전하기 위해 이역만리 길을 마다하지 않고 384년 전남 영광 법성포에 이르렀듯이 한국의 대우건설은 파키스탄과 중앙아시아를 잇는 고속도로를 개통해 경제부흥의 길을 열었다. 대우건설이 개통시킨 고속도로에는 한국 회사가 운영하는 대우버스라인 고속버스가 달리고
-습득의 선시선시에 있어서 서정시가 사물의 아름다움을 해탈의 정서로 표현한다면 관념시는 대부분 이미지를 배제하고 추상적 관념만을 담은 사상시를 말한다. 추상적 관념은 상상력과 연계된다. 그런데 선자(禪者)들의 상상력은 시인의 상상력과는 그 격이 다르다. 생각의 출입이 자재하므로 기발하기도 하거니와 어느 경우엔 묘용(妙用)의 경지를 열어 보인다. 문학에 있어서의 상상력이란 지적인 동시에 정서적이며 감각적인 동시에 이성적이라는 것을 결합시키는데 있다. 다시 말해 상상력은 시 창작과 관찰의 전 과정에 침투하여 생기(生氣)를 불어넣는 역할
모든 삶에는 기다림이 필요하다.한 송이 동백꽃이 필 때까지도무수한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했고,한 송이 한 송이 동백꽃들이 수각 가장자리에 둘려 쌓여동백꽃 108염주꽃이 되기까지또 무수한 기다림의 시간과무수한 기다림의 손끝이 필요했다.이 한 장의 장면을 잡기 위해서도무수한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했다.수각에 핀 동백꽃 108염주꽃 옆길을 지나가는 스님을 포착하기까지얼마나 많은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했는지 모른다.긴 기다림 끝에 마침내 빚어진 동백꽃 108염주꽃과그 옆을 무심히 지나치는 스님을 잡기까지그 기다림의 시간이 주었던 열락(悅樂),그
2일 장(葬)이다 스스로 사라져가는 바람이 된다는 건 얼마나 스산한 일인가 혼자 꺼져가는 촛불이 된다는 건 얼마나 아픈 일인가 신발 몇 켤레만 동그마니 놓여 있다 아무도 몰랐던 그의 통점(痛點)들 같다 아무도 몰랐던 그의 깊은 깊음들 같다 세안병원 장례식장 209호실 조화(弔花)도 없다 호곡도 없다 시다림도 없다 장송곡도 없다 입이 있어도 아무도 말하지 않고 눈이 있어도 아무도 마주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1일 장(葬)이다 무화과나무는 왜 안으로만 꽃 피우고 안으로만 열매 맺는가 아무도 꽃피는 순간을 알아채지 못하는가 꽃 지는 순
위빳사나를 접하고 처음 집중수행을 할 때처럼 다시 용기와 인내를 가지고 결단을 해야 합니다. 금생에는 반드시 윤회의 끝을 보겠다고 결심하고, 모든 것을 제쳐두고 수행에 전념해야 합니다. 수행의 진전을 위해서는 위빳사나를 위해서 모든 것을 제쳐둘 필요가 있습니다. 할 일 다 하면서 다른 일에 정신을 낭비한다면 수행의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제 다시 처음처럼 수행을 시작합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악한 법이 장차 일어나지 않도록, 이미 일어난 악한 법이 사라지도록, 아직 일어나지 않은 선한 법을 일으키도록, 이미 일어난 선한 법
사경한다는 것은 현대적 분석에서는 종교성을 내포한 서예예술을 의미하고 예술은 미를 창조한다. 미는 창조 과정에서나 재창조 과정에서 객체와 주체의 현전성을 통한 미학의 이상 실현으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예술형상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결국 이에 대한 평가는 내용과 글씨체라는 예술세계의 내공에서 나온다고 볼 수가 있다 하겠다. 예술의 창조성은 중복되면 안 되지만 불교 경전의 경우 그 내용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사경승의 예술의 독창성은 불경 내용에 묻혀서 가는 경우이다. 그러나 경전이라는 내용이 단절되면 사경이라는 예술의 세계도 사
순례단은 불두의 어원이 서린 탁실라를 떠나 부처님이 전생에 몸 보시한 곳으로 알려진 페샤와르 지역을 향했다. 물론 그 길은 마라난타 스님의 고향 초타 라호르를 향하는 길이었다. 마라난타 스님이 구도와 포교를 위해 걷고 배를 타고 중국과 백제에 왔다면, 순례단은 비행기와 버스로 이동했다. 첫 기착지 라호르부터 이슬라마바드 그리고 페샤와르에 이르는 길은 한국의 대우건설이 낸 길이었다. 파키스탄 최초의 6차선 551㎞ 고속도로이다. 그 고속도로에는 삼미대우익스프레스라는 고속버스가 달리고 있었고, 승객은 파키스탄 사람들이었다. 우리 순례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