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총림 순천 선암사 선원은 지난 8일(음력 7월 15일 백중일) 병술년 하안거를 해제했다. 태고총림 방장 혜초스님은 하안거 해제 법어를 통해 "빈손에 호미들고 다가가서 물소를 타고 다리 위를 지나가니 다리는 흐르는데 물은 흐르지 않네"라 게를 내리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시간이 흘러가는 것인지 시간위에 서있는 내가 흘러가는 것인지 가름할 수 없다"며 "총림대중은 그동안 공부한 것을 앞에 내놓아보라"고 일갈했다.종정 혜초스님은 이어 "사물(事物)이 움직이면 그림자가 생기고, 깨닫고 나면 중생의 병(病)을 앓는 것은 정한 이치요, 어차피 추위나 더위는 피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추우면 추위에 더우면 더위에 뛰어드는 것이 추위와 더위를 이기는 길이 됨은 당연한 일"이라며 "지금 우리 국토는 수해를 당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복구에 땀을 흘리고 있는 때, 불교는 모름지기 중생을 법(法)으로만 구제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도 구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혜초스님은 끝으로 "세상이 흘러흘러 나도 또한 흘러가니 스스로의 헛웃음 소리에 천지가 놀라네 사해의 향기로운 바람 이로부터 일어나서 한줄기 법비가 중생계를 적시는 도다"며 병술년 하안거를 마무리했다.병술년 하안거는 참 나를 찾아 길을 떠나는 눈푸른 수좌들이 방부를 들인 가운데 지난 5월 12일(음력 4월 보름)에 결제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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