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구도행 통해 탐욕이 도사린 세상에 화두 던져

▲ 사진 왼쪽부터 법공스님 역을 맡은 배우 배건식 씨, 김행수 감독, 묘선스님 역을 맡은 신유주 씨.
칸‧베를린‧베니스 국제영화제를 겨냥한 또 한 편의 예술성 짙은 불교영화가 제작될 전망이다.
‘건반 없는 피아노’라는 제목의 불교영화 제작 발표회가 12월 2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내 카페‘나무’에서 열렸다.
‘건반 없는 피아노’의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은 김행수 감독은 이 영화에 대해 “스님들의 구도 과정을 다루면서 불교의 본질에 대해 묻고 싶었다. 자본이 지배하는 현 물질만능시대에 정신적 가치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겨울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는 비구 묵계스님(82세)과 비구 법공스님(32세), 비구니 묘선스님이 등장한다.
영화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법공스님은 묵계스님으로 부터 ‘건반 없는 피아노’라는 화두를 받지만, 20년 동안 부처님의 그림자도 보지 못하고 허송세월 보냈다는 것에 고뇌를 느끼고 비승비속으로 살아간다. 묵계스님은 이생에서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법공스님을 부르기 위해 묘선스님을 보낸다. 하지만 법공스님은 묵계 스님 손에 함께 자란 묘선스님을 보고 애틋한 감정이 되살아나 하산해버리고 만다.
묵계 스님의 입적을 계기로 돌아온 법공스님은 암자 대중들과의 갈등으로 쫓겨날 뻔했지만 묘선스님의 설득으로 상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마침내 법공스님은 “시신을 다비하지 말고 들짐승에게 주라”는 묵계 스님의 유언을 대중 몰래 행하는 그 순간 화두를 타파하는 ‘건반 없는 피아노’ 소리를 듣게 된다.

김행수 감독은 “관객들이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탐욕에 매몰되지 말라’는 가르침을 전하는 묵계스님과 뒤늦게 깨달음을 얻는 법공스님을 보며, 인생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가 진정 무엇인지 고민해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날 제작발표회에는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배건식(30), 신유주(28) 씨도 나와 영화 출연 이유 등을 말하며 설렘을 전했다.
법공스님 역을 맡은 배건식 씨는 “스님 역을 맡기란 흔치 않기에 주저 없이 선택했다.”며 “부처님의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법공스님이란 캐릭터를 통해서 나 자신도 한층 성숙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배건식 씨는 영화 ‘신기전’, ‘세븐데이즈’, ‘그림자살인’, ‘원스어폰어타임’과 독립 장‧단편 영화 50여 편에 출연해 오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1200명의 경쟁자를 뚫고 묘선스님 역을 맡게 된 신유주 씨는 ‘스님이란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자신을 내려놓는 작업을 끊임없이 할 것”이라며 “이번 영화를 통해 배우로서 크게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유주 씨는 영화 ‘식객’, ‘미인도’, 드라마 ‘바람의 화원’ 등에 출연했다.

한편 영화는 내년 2월 촬영을 개시하며 내년 5월 즈음에 해외영화제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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