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는 오는 15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2026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을 시작한다고 11일 밝혔다.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주관으로 구로희망복지재단과 구로구가 공동 협력해 저소득 계층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서울신문〉2025. 11. 11.

에너지 빈곤층으로 불리는 사람들의 겨울나기가 벌써부터 힘에 부친다고 한다. 경제적 약자들의 겨울나기가 예년에 비해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신문 방송 등 언론매체는 해마다 에너지 빈곤층의 가장 큰 수요로 분류되는 연탄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보건사회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절대빈곤층은 500만 명에 이른다. 그러나 GDP(국내총생산)대비 사회복지 지출은 OECD 28개 국가 중 꼴찌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전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수준이다. 그렇다고 이들을 정부와 지자체에만 맡겨놓을 순 없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종교단체들이 먼저 이들의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불교계도 주요복지단체를 중심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거나 도움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가정을 찾아 따뜻한 자비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고 하니 고마운 일이다.

대승불교에선 보시(布施)를 최고의 덕목으로 꼽는다. 보시는 나누는 삶이며 베품의 삶이며 더불어 살아가는데 있어서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실천덕목이다.
부처님께서 사위국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실 때 옷감을 짓는 수마라는 재가자가 있었다. 수마는 부지런히 일하며 성실히 살았으나 늘 가난했다. 그는 날마다 실과 바늘을 갖고 다니며 떨어진 옷을 꿰매주는 보시를 하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부처님이 여러 비구들과 탁발하는 모습을 보고 수마는 부처님께 다가가 가사의 떨어진 곳을 꿰매드렸다. 그리고 부처님께 예배를 올린 후 기도했다. ‘부처님이시여, 비록 변변치 못한 보시이지만 이 공덕으로 미래세에는 눈 어두운 자에겐 밝은 눈을 얻게 하고, 구호를 얻지 못한 자에겐 구호를 받게 하고, 해탈하지 못한 자에겐 해탈하게 하고, 안온하지 못한 자에겐 안온하게 하고, 열반에 들지 못한 자에겐 열반의 경지에 들도록 해 주시옵소서.’
부처님은 수마의 기도를 듣고 빙그레 웃으시며 기뻐하셨다. 그 때 아난이 부처님께 왜 빙그레 웃으시는지 여쭈었습니다.
“아난아! 수마는 정성어린 마음으로 보시를 하고 그 보시의 공덕을 미래세에는 자신보다 더 큰 고통을 받는 자들을 구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원했느니라. 수마는 지금 빈궁하게 살지만 미래세에는 반드시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하게 될 것이다.”

추운 겨울 빈궁한 이를 위해 연탄 한 장 도울 수 있는 재물이 없다 하더라도 중요한 건 마음이다. 내가 비록 연탄을 사줄 수는 없다 해도 몸으로 그 연탄을 날라주는 공덕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경전은 이 이치를 일깨워주고 있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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