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자가 쓴 경전 해설서

 

반야심경

사지 하루오 지음

주성원 옮김

불광출판사

값 18,000원

불교의 대표경전인 《반야심경》의 핵심인 ‘공(空)’사상을 현대 물리학의 언어로 다시 읽는다. 오랜 세월 우주를 연구해 온 저자 사지 하루오(佐治 晴夫)는 심오한 《반야심경》의 가르침을 별의 탄생과 세포의 변화, 빛과 같은 ‘보이는 과학’으로 쉽게 풀어서 설명한다.

무엇보다 《반야심경》의 과학적 재발견이 흥미롭다. 술술 읽히는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놀라운 경험의 연속이다.

이 책의 저자 사지 하루오는 오랜 경험과 지식을 쉬운 언어로 풀어내 독자들이 읽기 쉽게 심혈을 기울였다. 수십 년 동안 대학과 초 ‧ 중등학교 500여 곳에서 강연을 이어 온 저자는 NASA 보이저 프로젝트에 참여한 베테랑 물리학자이기도 하다. 오사카 음악대 객원교수로 활동할 만큼 예술적 소양도 깊은 저자는 현대 과학, 문학, 음악을 아우르는 폭넓은 시선으로 《반야심경》의 넓은 세계관을 우리 일상 안에서 자연스럽게 펼쳐 보인다.

에세이처럼 편안한 문장을 따라 ‘공’의 흔적을 찾아가다 보면 어느 새 삶을 밝히는 별빛 같은 지혜를 발견한 자신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반야심경》은 불교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경전이지만 불과 260자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속에는 모든 존재가 서로 기대고 연결되어 있는 엄청난 지혜가 담겨 있다. 짧은 문장 속 깊이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많은 사람이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는 구절을 외우고 있지만 정작 설명하기란 어렵다.

이 책은 이같은 난해한 구절을 과학적 사례로 풀어준다. 별이 탄생하는 과정, 세포가 끊임없이 교체되는 생명현상, 빛이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으로 존재하는 성질 등을 통해 독자는 눈에 보이는 과학으로 《반야심경》의 진리를 이해한다.

그래서 이 책은 어렵지 않다. 따뜻한 에세이처럼 부드럽게 읽히고, 설명 사이사이에 놓인 짧은 시의 비유는 내용 이해를 도와준다.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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