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9일, 전승관서 설립 위한 1차 회의
지허 스님, 8월 19일 기자간담회서 공표
(사)한국불교태고종중앙회 부설 ‘벽응 스님계 태평소보존회’(가칭)가 설립된다.
한국불교태고종 불교문예원장 지허 스님(시흥 천수사 주지)은 8월 19일 오후 2시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2층 회의실에서 교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사실을 공표했다.
유네스코에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영산재는 범패[歌] ‧ 작법[舞] ‧ 악(樂) 등으로 구성돼 시연되는 전통종합문화예술로 흔히 서양의 오페라에 비유된다. 이 가운데 멜로디 악기는 태평소가 유일하다. 재의 첫 부분에서부터 마지막 봉송하는 의식까지 참여하는 악기로 매우 중요한 지위에 놓여 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태평소의 맥이 끊어질 위기에 처한 채 민간악사(국악인)에 의해 연주되고 있는 현실이다. 불교에서 행해지는 재는 민간음악과는 분명 다르다. 영산재에서 행해지는 음악은 불보살을 모시거나 부처님께 공양 올릴 때 이루어지는 종교음악이다. 즉 태평소 가락은 스님들에 의해 전승할 때 종교적으로나 음악적으로 그 가치가 구현된다.
지허 스님은 “불교음악과 예술의 총본산인 우리 종단에서 전승을 위한 교육과 후계를 양성하기 위해 종단 부설로 벽응 스님계 태평소보존회를 설립키로 했다”며 “이에 대한 내용과 계획은 총무원장 상진 스님께 보고드렸고 원장 스님께서도 적극 지원을 약속하셨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벽응 스님계 태평소보존회 설립을 위한 1차 회의를 오는 9월 29일 오후 2시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1층 대회의실에서 갖는다.
벽응 스님(1905~2000)은 국가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 범패 보유자다. 송암 스님(1915~2000)과 함께 종교적 예술적으로 탁월한 종단 불교의식의 대표적인 스님이었다.
지허 스님은 “의식 절차에 포함되는 범패나 작법, 장엄 등의 경우에는 문화재의 한 분야로 지정돼 전수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태평소 의식곡의 경우 따로 체계적인 전승이 이루어지지 않아 단절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며 “이의 타개책으로 태평소보존회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간혹 스님들이 태평소 음악을 담당하고 있어도 실제론 민간음악인들에게 배워 법다움이 사라지고 민속음악과 뒤섞여 근본을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심각성과 가치를 인지하지 못하고 전승의 맥을 잇지 않는다면 결국은 종단의 귀한 불교문화 유산과 정통성을 잃게 될 수밖에 없다고도 경고했다.
지허 스님은 1993년 봉원사 원허 스님이 중강으로 활약할 때 벽응 스님에게 범패 및 태평소를 사사한 제자다. 즉 원허 스님과 함께 벽응 스님계 태평소 맥을 잇고 있으나 그 뒤를 잇는 후계자가 없는 상황이다.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그 계보를 살리고 전승키 위한 과정과 수단으로 지난 3월 21일 지허 스님을 태고명인으로 지정했다.
-김종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