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6일까지 부산시 동구 ‘유치환 우체통’서
이번 전시에는 ‘어룡농주(魚龍弄珠)’, ‘농악’, ‘나비 박쥐 꽃병’ 등 총 13점을 선보인다. 백낙효 화백은 작품에 대해 “윤회할 때 무의식적으로 잠재된 법계(法界)의 여러 현상들을 재현한 것”이라며 성불을 위해 수행하는 보살을 상징화한 잉어 등 ‘각(覺)’을 상징하는 소재를 등장시켰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한 편의 시와 함께 공개한 ‘나비박쥐 꽃병’이 눈길을 끈다.
흙탕물이 되어가는 호수같은 말세상(末世上)에
한 가닥 흘러드는 금정(金井) 샘물 되어져서
끊임없이 솟아남이 부산인의 소명(召命)이라. <백낙효 화백의 시 ‘부산인의 소명(召命)’에서>
‘나비 박쥐 꽃병’에는 만개한 꽃들이 꽂아진 파란 꽃병에 나비와 박쥐, 잉어가 그려져 있다. 백낙효 화백은 나비의 우화과정과 꽃의 결실을 도와주는 습성 등이 인간이 ‘각(覺)’을 이뤄 불보살이 되는 과정과 비슷하다며, 나비를 천안통(天眼通, 모든 것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부처님으로 표현하였다. 또, 초음파를 이용해 위치를 탐지하는 박쥐에 대해 천리 밖 미물의 소리와 법신불의 음성을 다 들을 수 있는 천이통(天耳通)을 지닌 불보살로 보고 나비와 나란히 배치해 그렸다. 천년이 지나면 용이 된다고 전설로 전해지는 잉어는 ‘보살’ 혹은 ‘한국’으로 표현했다. 이는 한국 최초의 국가 고조선(古朝鮮)의 ‘선(鮮)’자에서 비롯된 것이며 화백의 애국심이 드러나 있다. 그 밖에도 백의민족의 넘치는 기지를 신명나게 표현한 ‘농악’은 나라의 태평세대와 풍년을 기원하는 그림으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
문의 ‘유치환 우체통’ 051)469-9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