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우수사례 폭넓게 다뤄
나를 완성하는 더 깊은 마음챙김
마크 윌리엄스・대니 펜맨 글
이재석 역
불광출판사
값 22,000원
이 책의 저자 마크 윌리엄스와 대니 펜맨은 불교심리학과 현대심리학의 토대와 마음챙김 연구 및 수련의 우수사례를 광범위하게 다뤘다. 기존에 알려진 마음챙김 명상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더 깊은 차원의 변화와 치유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제시한다. 그래서 쉽고 흥미롭다. 온기와 영감도 가득하다.
두 저자는 무의식이 의식으로 전환되는 순간에 일어나는 최초의 감각, 이른바 ‘느낌 색조(웨다나)’에 주의를 기울인다. 그리고 부정적인 감정의 연쇄반응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법을 알려 준다.
우리의 뇌는 끊임없이 업데이트되는 주변 세상을 단순화해 인식한다. 우리가 ‘현재’라고 인식하는 것은 실은 마음(뇌)에서 만들어 낸 환영이다. 너무도 사실처럼 보이기에 우리는 그것을 ‘실재’로 착각한다. 이를 시뮬레이션(simulation)이라고 한다. 그리고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되는 심리적 과정을 예측 처리[predictive processing]라고 한다. 감각기관으로부터 뇌에 전달되는 정보를 끊임없이 ‘예측해’ 처리한다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다. 이처럼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는다. ‘세상은 이런 거야’ 하고 마음이 생각하는 대로 본다.
바꿔야 할 건 ‘마음’이 아니라 마음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다. 이는 모든 종류의 마음 수련에서 강조하는 기본 관점이자 최신 신경과학과 심리학이 증명한 심리치료의 핵심 기제이다. 마음은 말 그대로 ‘마음대로’ 움직인다. 이 자동적인 메커니즘을 의도적으로 통제하거나 멈출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 바꿀 수 있는 건 오직 마음이 만들어 내는 생각, 느낌, 감정에 뒤따라오는 우리의 반응뿐이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해 주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마음챙김(Mindfulness)’이다.
우리는 마음대로 마음을 바꿀 수 없다. 바꿀 수 있는 건 오직 하나, 마음을 대하는 ‘태도’이다. 부정적인 생각, 느낌, 감정이 일어나는 것은 막을 수 없다. 하지만 그다음에 일어나는 일은 막을 수 있다. 즉,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의 악순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현실을 왜곡하는 마음의 캐시를 필터로 삼지 않고 감각을 사용해 세상과 직접 연결될 수 있다. ‘느낌 색조’를 알아차리면 된다. 이 순수한 알아차림 상태를 존재 모드[Being mode]라고 한다. 존재 모드를 통해 너무 많이 생각하고, 지나치게 분석하며, 과도하게 판단하는 자연스러운 마음의 성향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면 지금 이 순간 불안하고 스트레스받고 화가 나고 우울하더라도 더 나은 삶으로 방향을 틀 수 있음을 연민의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 책에서 두 저자는 우리가 삶으로부터 그리고 자신으로부터 달아날 수 있어도 결코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신선한 글쓰기와 함께 수록된 명상법은 훌륭한 시너지 효과를 낸다.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모든 이에게 진심으로 이 책을 권한다. 마음챙김을 더 깊이 탐구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신위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