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포하우스 서울, 10월 2~14일
토포하우스 대구, 11월 13~30일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 제3전시실에서 이해기 불화작가의 개인전 ‘스스로 빛이 되어’가 10월 2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7년 만의 이해기 작가 개인전이다.
작가는 그동안 미공개했던 작품과 2023~24년 신작을 포함하여 ‘Looking myself(나를 만나다)’, ‘노승과 동자’, ‘쿠시나가라로 가는 길’ 등 25점을 전시한다. 토포하우스 대구 전시는 11월 13~30일이다.
동국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 후, 독창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불교화를 그리며 금니선화를 현대적으로 새롭게 정립하고 있는 이해기 작가는 비단에 먹과 금으로 그린 부처님의 뒷모습으로 단순한 종교화의 범주를 뛰어넘고 있다.
정신적 수련과 각자의 내면을 깊이 성찰하도록 도와주는 이해기 작가의 이번 전시회는 2017년 개인전 이후 7년 만에 갖는 전시회이다. 2019년 갑자기 닥친 뇌졸중을 이기고 긴 투병과 재활 후 열리는 전시라 더욱 의미가 깊다.
이해기 작가는 2004년 ‘금니로 보는 부처님의 일생’을 주제로 전시한 이후, 2006년 중국에 머물면서 부처님의 뒷모습을 ‘작품화’하기 시작했다. 작가가 그리는 부처님의 뒷모습은 관객으로 하여금 보이지 않는 앞모습까지 상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나아가 보이지 않는 부분을 통해 관객이 작품과 더 깊이 소통할 수 있도록 의도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는 작가가 그린 부처님의 뒷모습과 관객이 상상하는 부처님의 앞모습이 만나며 완성된다.
작가는 이번 전시회의 ‘작가의 말’에서 “나를 만나기 위해서는 멈춤의 순간이 필요하다. 이것이 내가 뒷모습에 집중하는 이유다.”라고 말하며, “부처의 뒷모습에서 앞모습은 상상의 영역이다. 뒷모습을 보며 우리는 현실적인 시간을 멈추고 다양한 물음표를 던지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꺼내 앞모습을 완성하게 된다.”고 작품 의도를 밝혔다.
또한 “부처의 뒷모습을 작품화하는 일은 작가의 규준(規準)에 따라 도상화하는 한계를 극복하게 해준다. 당분간은 작가로서 주체적 입장을 내려놓고 단지 소통의 장을 펼쳐 보이는 역할에 충실할 생각이다. 이 작업 안에서는 나 역시도 개별적 존재로서 전체의 일부일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무릎을 꿇고 앉아 아주 가는 세필로 작업하는 작가의 그림은 수개월 동안 수많은 붓질 끝에 간신히 태어난다. 불교미술인들 사이에 ‘돌아온 고려인’이라 불리는 작가의 작품은 순금과 전통 민어고기 부레풀을 사용하여 만들어진다. 조선 후기 이래 잊혀진 기법을 재현해서 계승하는 작가의 작품은 인간과 종교, 문화의 확대, 전통과 현대를 잊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신위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