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와 명시에 감상 덧붙인 글
그대가 오늘의 중심입니다
주석 지음
담앤북스
값 16,000원
이 책은 KUmuda 문화재단 이사장이자 부산 대운사 주지 주석 스님의 두 번째 산문집이다.
스님은 2020년 첫 산문집 《오늘의 발끝을 내려다본다》를 선보일 무렵 코로나19 팬데믹을 겪는 과정에서 따뜻한 말과 글이 우리를 일어나게 하고 나아가게 한다는 것을 믿었다. 그리고 매일 아침 네이버 밴드에 위로의 편지를 띄웠다.
이렇게 모인 글들이 “세상과 공유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말과 글의 힘을 전해보자”라는 담앤북스 오세룡 대표의 권유로 세상에 나왔다. 스님이 직접 고른 명시(名詩)에 마음을 다독이는 짧은 감상을 덧붙인 글들을 모았다. 한국 문단의 거목 정호승 시인은 “이 책은 시인의 마음을 지니신 부처님께서 주석 스님을 통해 우리의 행복을 위해 쓰신 한 권의 시집이자 명상록이다.”라고 이 책의 일독을 권했다.
1부 ‘사색하는 아침’은 힘차게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다. 이 책에서 스님은 오늘을 잘 살아내기 위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함을 설파한다. 타인의 세계를 존중할수록 내 세계도 깊어짐을 이야기한다. 파도 거센 날이 삶이 더욱 깊어지는 날임을, 지금 발 딛고 있는 그 자리가 나의 중심임을 여여하게 일러 준다.
2부 ‘시가 있는 저녁’은 스님이 직접 고른 명시(名詩)에 마음을 다독이는 짧은 감상을 덧붙였다.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후회와 아쉬움에 쓸쓸한 마음이 들 즈음, 스님은 “그저 눈 뜨고 하늘을 바라보고 바람을 느끼고 숨 쉬는 오늘이 가장 큰 일”이라고 말한다.
법주사 수정암으로 출가, 완전한 깨달음과 행복으로 향하는 징검다리가 되길 서원하며 방송과 인터넷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나누고 있는 스님은 본문에서 다음과 같이 전한다.
“풀옷을 손질해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풀만 잔뜩 먹인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풀을 적당히 먹이고 손으로 다듬고 밟는 과정을 예닐곱 번 반복한 후 다림질을 해야 반질반질하고 입어도 전혀 불편하지 않은 옷이 됩니다.”
이 책은 주석 스님이 우리에게 건네는 다정한 위로이자 응원이다. 풀을 적당히 먹이고 다듬고 밟아 입어도 편안한 옷처럼, 읽어도 편안한 책으로 다가선다.
지난 10여 년간 문화포교라는 대작 불사를 일궈온 스님은 그동안의 활동들이 “행복해지기 위한 것”이라 말한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음악을 듣고 문화를 향유하고 기도할 수 있는 ‘쿠무다’라는 공간은 ‘완전한 깨달음과 행복’으로 인도하는 첫걸음이라는 뜻이다. 이 책 역시 ‘완전한 깨달음과 행복’으로 가는 하나의 방편이 되어 줄 것이다.
-신위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