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맞아 어린이 여름불교학교가 한국불교태고종 주요 사찰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는 소식이다. 양주 청련사는 지난 8월 1일부터 4일까지 BBS불교방송과 공동으로 ‘안정 어린이 명상 플레이’를 개최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처음으로 기획된 이 명상 플레이는 전문가들이 참여해 지도했다. 따라서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명상 프로그램이 진행됐으며, 기존 어른들이 하는 명상과는 달리 놀이가 가미됨으로서 흥미를 유발해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서울 서대문 봉원사도 이에 앞서 7월 28일부터 29일까지 유치원생과 초중학생 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여름불교학교를 마쳤다. 봉원사 여름불교학교는 물놀이, 실내 팀 게임, 소원등 만들기, 저녁 예불, 탑돌이, 미술 공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어린이들의 몸과 마음을 정화하며 불교의 지혜를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어린이들은 여름불교학교를 통해 함께 어울려 땀을 흘리면서 서로 돕고 배려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으며 나아가 불교의 핵심 가르침인 자비, 협동, 나눔의 정신을 배우면서 건강한 공동체 의식을 키우기도 했다는 게 봉원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제주 정방사도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어린이 여름 불교학교를 개최하고 성장기 바른 사고와 신체를 갖는 것을 목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기간 중 정방사는 기본적인 사찰예절을 비롯해 글씨나 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인 캘리그라피 체험, 시원한 물놀이, 비행기 만들기, 어린이 취침등 만들기, 여름부채 만들기 등을 체험하고 사찰 즉에서는 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에게 팝콘과 슬러시 등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참가자 전원에게 에코백과 여름티를 선물로 나눠주며 다음 여름불교학교에 다시 참석하기를 기약했다.
어린이를 상대로 한 행사나 프로그램은 기존 어른들과는 달리 상당한 재원과 노력이 뒤따라야 가능하다. 어린이 행사는 보시와 투자의 개념 없이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태고종 주요 사찰에서 이처럼 방학을 맞아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용한 것은 상찬받아 마땅하다. 어린이 포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견은 우리가 경청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유아기는 보고 듣고 배우는 모든 지식을 순수하게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시기라고 한다. 그런 시기에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인 지혜와 자비정신을 쉽고 재미있게 가르쳐서 불심을 심어주는 일이 바로 포교다. 즉 새싹포교란 씨앗이 싹터 자라면서 신심 깊은 불자가 되게 해주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불교를 접해 즐겁게 놀며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어른들을 상대로 하는 재의식의 일방적인 법회에서 벗어나 함께 참여하여 배우고 즐기면서 불교와 가까워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절은 조용하고 엄숙해야 한다는 인식을 바꾸고 스님과 절이 친근한 존재가 되도록 사찰문화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한국 불교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아갈 맑고 밝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불자로 키워내는 것은 주어진 책무이자 의무다.
무엇보다 어린이 포교는 재정적 지원과 지도법사의 헌신적인 노력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청련사를 비롯해 봉원사, 정방사의 공통점은 재원이 소모되더라도 어린이 포교에 대한 열의를 갖고 지원하는 주지 및 관계자 스님들의 원력이 뒷받침돼 이루어졌다. 청련사는 총무원장 상진 스님의 주석 사찰로 일찍이 어린이 및 청소년 포교에 적극적이었다. 봉원사는 현성 스님이 주지에 취임하면서 어린이 포교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한다. 정방사 역시 호법원장 혜일 스님이 주지로 있는 사찰이다. 이러한 의지가 내일의 한국불교를 이끌 동량을 만들어내는 법이다. 물론 불자들의 깊은 관심이 큰 힘이 됨은 물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