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기념관은 건립은
반민족적, 반헌법적 작태
범국민의 입장에서
태고종은 건립 자체 반대
더 이상 국민 분열시키는
행위는 하지 않아야

 

이승만기념재단은 이승만기념관을 송현녹지광장이 아닌 국립중앙박물관 옆 용산가족공원으로 결정했다고 8월 13일 밝혔다. 이것은 불교계를 포함한 범국민들이 일궈낸 쾌거다. 하지만 길은 아직도 멀다. 한국불교태고종은 애초부터 이승만기념관 건립 자체를 반대해 왔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누군가. 그는 종교편향뿐만 아니라 3.15부정선거 등 잘못된 정책으로 4.19혁명에 의해 물러난 사람이다. 때문에 우리 종단은 국민의 입장에서 이승만기념관 건립 자체를 범국민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줄곧 표명해왔던 것이다.

이승만의 잘못은 우리나라 헌법 전문에도 들어가 있다. 우리나라 헌법 전문은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ㆍ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되어있다. 이것은 곧 이승만 전 대통령이 4.19혁명에 의해 하야한 사람이라는 것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태고종이 범국민적 입장에서 이승만기념관이 건립되어는 안 된다는 입장을 시종일관 견지해 온 것도 그 이유다. 이승만기념관을 건립하는 것은 반헌법적이고, 반역사적이며, 불교에 대한 훼불행위이자, 국론을 분열시키는 행위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종단이 이승만기념관 건립 자체를 반대하는 이유는 또 있다. 우리 종단도 국민의 입장에서 독재와 불의에 항거하여 자유를 되찾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경유착(政經癒着)은 철저히 배제해야 하는 것이 원칙 아닌가. 민주주의의 가치관은 헌법 전문에도 나왔다시피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국민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 자유롭고 균등하게, 상식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있다. 또한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것은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인식하여 미래를 올바로 전망하고자 함이다. 그런 이승만 전 대통령의 기념관을 건립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자, 역사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되돌아보면, 4.19혁명의 핵심은 이승만의 독재와 부정선거에 학생과 시민이 항거해 대통령인 그를 하야시킨 것이다. 4.19혁명 당시 3.15의거 때 마산에서 실종된 김주열 열사가 마산 중앙부두 앞바다에서 오른쪽 눈에 경찰이 쏜 최루탄이 박힌 채 시신이 떠오른 것을 기폭제로 불의에 항거하다 서울에서만 1백여 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등 전국적으로 186명의 시민이 사망하고 6,026명의 시민이 부상을 입었다. 그런 이승만기념관을 용산가족공원 옆에 짓는다고 하는 것은 마치 5.18광주민주항쟁의 공과 과를 따져 서울에 전두환기념관을 세우자는 것과 뭐가 다른가.

국민의 입장에서 태고종이 이승만기념관 건립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렇게 반민족적, 반역사적, 반헌법적으로 지탄받는 인물의 기념관을 짓는다는 것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우리 역사에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화합과 공생의 바탕 위에서 희망찬 미래를 열어 나가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계속 추진하는 것은 국민 화합을 해치는 일임이 명백하다.

역사학자 서중석은 4월 혁명을 “낡은 것, 썩은 것을 퇴치하고 4월의 봄같이 새 생명이 돋아나는 새 세상을 만들자는 운동이었다”라고 평가했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이승만기념재단은 이승만기념관 건립 자체를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이승만기념재단은 이승만기념관 건립 자체를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다. 얼마 전에 태고종을 방문한 김황식 이승만기념재단 이사장이 “이제 70년도 넘었으니까 국민화합 차원에서 모두 용서하고 넘어가자”는 의견을 제시한 것은 어불성설 중에 어불성설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우리 역사와 국민 앞에 영원히 머리 숙여야 할 죄인이다. 이승만기념관 건립은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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