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山門)에 든다’ 란 표현이 참 멋지게 느껴졌던 때가 있었다. 예로부터 산기슭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산을 오른다[登山]’고 하지 않고 ‘산으로 들어간다[入山]’고 하였다. 그것은 산을 정복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자연의 동반자로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산문은 사찰을 일컫기도 하고 혹은 삼문(三門)이라 하여 일주문(一柱門)과 천왕문(天王門) 그리고 불이문(不二門)을 말하기도 한다. 또는 하나의 산과 사찰을 중심으로 형성된 종단의 한 문중(門中)을 뜻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아무튼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생활에서 잠시 마음을 내려놓고 고즈넉한 산사의 산문에 드는 길을 살펴보면, 사찰로 들어가는 첫 번째 일주문과 동서남북을 지키는 사천왕을 모신 천왕문을 지나면 대개의 사찰에서는 불이문(不二門)을 마주하게 된다. 불이란 분별을 떠난 절대의 경지를 뜻하는데 번뇌의 속된 마음을 돌려서 해탈(解脫)의 세계에 이르게 하는 문으로 해탈문이라고도 부른다. 이 문을 지나면 비로소 전각이 나타나게 되는데, 전(殿)에는 불교 교리에 의해 예배의 대상이 되는 불보살님이 봉안되어 있고, 각(閣)에는 불교가 토착화되는 과정에서 수용된 민간신앙인 산신, 칠성 등이 봉안되어 있는 삼성각이 있다. 그리고 사찰 내에서 전각이나 산문 외에 스님들의 생활과 관련된 건물을 아울러 이르는 요사채가 있다. 이밖에도 부처를 뽑는 장소라는 뜻으로 주로 좌선 수행을 하는 곳인 선불장(選佛場)과 염불당(念佛堂)이 있고, 또 사찰의 외부에는 고승의 사리나 유골을 봉안한 석조물인 부도(浮屠)가 있다. 여기에는 탑이나 석등과 달리 탑비(塔碑)가 따로 세워져 있어 부도의 주인공과 그의 생애 및 행적 등을 알 수 있다.

절은 수행공간이자 전법공간이며 부처님과 보살님이 모셔져 있는 성스러운 장소이다. 따라서 우선 절에 갈 때는 깨끗하고 단정한 복장을 갖추고 너무 화려하거나 지나치게 노출이 심한 옷은 피하도록 하며 맨발로 법당에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꼭 양말을 준비한다. 법당으로 들어가는 문은 여러 개가 있는데 법당 좌우의 측면문으로 출입하되 법당의 문은 노크하지 않으며 오른쪽 문으로 들어갈 때는 오른발을, 왼쪽으로 들어갈 때는 왼쪽 발을 먼저 들어 놓도록 한다. 그래야만 부처님을 안으면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절을 할 때는 부처님을 바로 볼 수 있는 중앙은 피하고 옆자리에서 절을 한다. 특히 부처님전에 절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의 머리맡을 지나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향이나 초를 준비하였더라도 이미 촛불이 켜져 있거나 향이 피워져 있으면 그대로 부처님 전에 올려놓는 것으로 공양을 대신하여야 하며 다른 사람이 켜놓은 촛불을 끄고 자기가 준비한 초에 다시 불을 붙여 올린다든지 이미 촛불과 향불이 피워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옆에 다시 촛불과 향불을 켜는 행동은 반드시 삼가토록 한다. 법당에서 밖으로 나올 때에는 먼저 법당 안에 다른 법우들이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고 자기가 마지막으로 나오게 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촛불을 끄고 나와야 한다. 법당은 거의가 목조건물이므로 불조심에 항상 유의하여야 하는 것이다. 법당을 나와서도 혹시라도 먼저 신발을 신으려고 다투지 않으며 또한 자기 신발을 다 신은 후에는 흐트러진 신발이 있으면 가지런하게 놓도록 한다.

불교에서는 밥 먹는 것을 ‘공양(供養)’ 이라 하는데 이는 단지 굶주림을 면하거나 맛을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안으로는 부처님의 진리를 체득하고 밖으로는 모든 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수행의 방편인 것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다. 따라서 한알의 곡식에도 중생의 고통을 생각하고 음식과 물을 아끼며 공양을 통해 얻은 힘을 일체 중생에게 회향하겠다는 서원을 세워야 한다. 공양할 때 주의점으로는 이리저리 돌아보지 말고 음식 먹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하며 음식의 좋고 나쁨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

한편 향과 초, 공양미, 감로차 등의 시물(施物)을 부처님께 바쳐 목마르고 배고픈 중생에게 회향하고 중생의 고통을 여의케 해주는 것도 공양이라 하는데 다시 말하면 삼보에 올리는 정성스러운 모든 것이 다 공양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마음을 다해 바치는 정성스러운 공양은 삼륜(三輪)이 청정할 때 즉 받는자, 받는 물건, 주는 자가 청정할 때 크나큰 공덕이 뒤따른다고 한다.

-종립 동방불교대 교학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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