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경 연구원, 치유철학 관점서 한마음 사상 조명

학술지 ‘한마음연구’ 한국연구재단 등재 추진

대행선연구원 3월 16일 제18회 계절발표회 성료

연세대 철학연구소 지혜경 전문연구원. (사진=대행선연구원)
연세대 철학연구소 지혜경 전문연구원. (사진=대행선연구원)

“묘공당 대행 선사(1927~2012)가 주창한 생활선 수행법인 ‘한마음 주인공 관법’은 인간의 근원적 괴로움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돕는 치유철학 체계로 구성됐다”

대행선연구원(원장 혜선 스님)이 3월 16일 개최한 계절발표회에서 지혜경 연세대 철학연구소 전문연구원이 펼친 주장이다.

한마음선원 안양본원 3층에서 열린 이날 발표회에서 지혜경 연구원은 ‘치유철학으로서의 한마음 사상 연구’를 통해 대행 선사의 한마음 사상 전반이 중생의 치유에 초점이 맞춰진 사상·철학 체계임을 분석했다.

지 연구원에 따르면 마음이라는 개념은 초기불교와 대승불교를 거치면서 ‘분별하기 이전의 생명의 본능’이라는 의미를 포괄하게 됐고, 이는 불성과 여래장 개념으로 발전됐다. 유식계열에서는 아뢰야식이 인간의 심층의식인 일심(一心)이고, 《대승기신론》 등에서는 여래장을 ‘일심’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 지 연구원은 “일심에 대해 원효는 모든 존재의 근원으로 이해했으며, 실상·진여·아뢰야식·불성·여래장 등과 동일시했다”며 “대행선은 원효의 일심 개념을 선불교의 전통 속에서 재해석하고 치유에 활용할 수 있는 개념으로 발전시킨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대행 선사가 보인 한마음 사상은 전통적인 마음담론과 용어를 수용하면서 ‘한마음’과 ‘주인공(主人空)’이라는 개념을 통해 기존 선불교와 차별화되는 새로운 철학체계를 세웠다.

지 연구원은 “한마음이라는 용어를 통해 심층의식은 개인을 넘어 전체의 심층의식으로, 모든 존재 전체의 본원적 생명, 근거, 근원으로 확장된다”면서 “이 개념은 나와 타자를 분리시킬 수 있는 사유의 가능성을 제거하고, 나와 타자를 평등하게 볼 수 있게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인공은 수행자를 위해 방편적으로 세운 이름이다. 대행 선사는 주인공에서 마지막을 ‘공(空)’으로 표현함으로써 수행 주체를 실체로서 집착하게 되는 것을 방지한다”면서 “주인공은 수행의 직접적인 주체이며 대상이 되면서도 실체가 아니다. 주인공은 업을 소멸할 힘이 있는 개인의 수행을 위한 한마음의 다른 이름”이라고 강조했다.

주인공의 힘을 이끌어내는 방법은 참나(주인공)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대행선의 수행법은 간단하다. “주인공을 모든 것의 근원으로 믿고, 고통·슬픔·기쁨 등 모든 것을 주인공에게 내맡기고 돌려놓는” 것이다.

그렇다고 맡긴다는 것이 절대자에게 구복을 기도하는 것이 아니다. 지 연구원에 따르면 구복적 기도는 “맡기는 나(거짓 나)가 받아들이고 소원을 들어주는 나(주인공)를 분리하기 때문에 내 문제를 내가 해결한다는 주인공 수행에 어긋나는 방식”이다. “주인공이 모든 일의 주체라는 굳건한 믿음을 갖고 나의 욕심을 내려놓되 자신의 몫을 그냥 하는 것”이 대행 선사의 ‘한마음 주인공 관법’의 중요한 전제 조건이다.

지 연구원은 “주인공 수행은 모든 것을 주인공에게 맡긴다. 내맡기는 방법은 언제든 ‘주인공’이라고 마음속으로 외치면 된다”면서 “믿음에 의한 주인공 수행은 주인공을 소원을 들어주는 존재로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과 내가 하나가 되게 한다. 주인공은 바로 한마음이기에 그 순간 우주 근원으로부터 분리됐던 내가 근원으로 다시 결합하게 된다. 이것이 주인공에게 내맡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마음과 실천적 수행 이론인 오공법을 통해 모든 존재가 하나임을 알려주고, 주인공을 한마음과 에고의 매개 개념으로 세워 수행을 용이하게 돕는다”면서 “이처럼 대행 선사의 한마음 사상은 인간의 근원적 괴로움과 불안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치유철학 체계”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날 발표회에서는 ‘자타의 구별 없는 한마음의 이해’라는 제목으로 김성옥·이관수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교수가 공동으로 발표했다.

발표회의 좌장은 윤종갑 동아대 초빙교수가 맡았으며, 논평자로는 안환기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 이병욱 보조사상연구원장, 오진영·최원섭 대행선연구원 연구원이 참여했다.

한마음선원 이사장 혜수 스님. (사진=대행선연구원)
한마음선원 이사장 혜수 스님. (사진=대행선연구원)

이날 개회식에서 한마음선원 이사장 혜수 스님은 “대행 선사께서 설하신 ‘한마음’이 얼마나 많은 주제로 돌아갈 수 있고 쓰일 수 있는지 학술대회와 계절 발표회를 하면서 수없이 느낀다”면서 “대행선연구원이 발간하는 학술지 〈한마음연구〉가 한국연구재단 등재지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한마음연구〉가 한국연구재단 등재지가 될 수 있도록 사부대중이 마음을 모아달라. 〈한마음연구〉가 등재지가 된다면 선사의 가르침을 전 세계에 증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행선연구원장 혜선 스님도 “한국연구재단 등재지가 되려면 90여 가지의 등재 조건에 부합해야 한다. 현재 5월까지 심사에 등록하기 위해 서류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대행 선사의 가르침을 기록하고 연구하지 않으면 앞으로의 세대 전승을 담보할 수 없다. 그래서 〈한마음연구〉가 국가 학술지로 등재되길 발원하고 또 발원한다”고 밝혔다.

대행선연구원 관계자들과 계절발표회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대행선연구원)
대행선연구원 관계자들과 계절발표회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대행선연구원)

 

-최승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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