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랑이라는 절벽, 행복과 불행의 갈피를 헤맨 여성들의 이야기

 

행복과 불행의 갈피에서 (김일엽 문집 3)
김일엽 글
김영사
19,800원

《행복과 불행의 갈피에서》는 일엽 스님의 불교 사상에 대한 면모가 잘 드러나는 수상록으로, 사랑이라는 절벽, 행복과 불행의 갈피를 헤맨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일엽 스님은 이 책에서 자신의 ‘애정 역정’뿐만 아니라 주변 여인들의 생애까지 돌아보며, 소설가 춘원 이광수의 아내 허영숙, 일제강점기 활동한 화가이자 작가 나혜석, ‘사(死)의 찬미’를 불렀던 가수 윤심덕, 속세에서 사랑에 실패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입산한 장애련과 이순실, 속세에서의 끊지 못할 인연에 괴로워하다가 유서를 남기고 떠난 손상좌(孫上座)까지….

영원하지 않은 조건부 사랑, 무한할 수 없는 상대적 행복, 오래 지속되기 힘든 자유와 평화 등 모든 인간 생활에는 여러 가지 반면(半面)이 존재하며, 아무리 행복한 순간이라도 그 속을 들여다보면 행복의 유효 기간을 걱정하는 스스로의 시선이 있다.

일엽 스님은 이 책에서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를 불러일으켜야 한다”라고 말한다. 다함이 없는 무가보(無價寶)와 같은 자신의 생명력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스님께서 이 책에서 돌아본 이들 모두 사랑이라는 장애물은 비록 넘지 못했지만, 서로 다른 선택으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지은 이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며, ‘법열(法悅)과의 대좌(對座)’의 생생한 현장을 시대를 초월하며 오늘에 전한다.

-신위현 기자

저작권자 © 한국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