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간디가 젊은 변호사 시절에 일화다. 막 출발하려는 기차에 간디가 서둘러 올라탔다. 그 순간 그의 신발 한 짝이 벗겨져 플랫홈 바닥에 떨어졌다. 기차가 이미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에 간디는 그 신발을 주울 수가 없었다. 그러자 간디는 얼른 나머지 신발 한 짝을 벗어 그 옆에 떨어뜨렸다. 함께 동행하던 사람들은 간디의 그런 행동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연유를 묻는 한 승객의 질문에 간디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떤 가난한 사람이 바닥에 떨어진 신발 한 짝을 주웠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그에게는 그것이 아무런 쓸모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나머지 한 짝마저 갖게 되지 않았습니까?”조그만 암자의 스님이 신도를 모아놓고 법문을 했다. “베풀라. 베푼 만큼 돌아온다. 삶은 과보의 바다위에 떠 있다.” 모두 스님의 법문에 감동하여 깊이 합장했다. 신도들이 모두 돌아가고 공양간에서 공양주 보살이 땀을 뻘뻘 흘리며 설거지를 마치고 나왔다. 스님을 보자 말했다. “몇 달치 급료를 아직 안주셨는데요. 제가 급히 돈 쓸 일이 생겨서요.”스님은 ‘안 떼먹으니 조금 기다리라’고 했다. 공양주 보살이 실의에 빠져 다시 애걸했다. 스님은 핀잔을 했다.“남들은 부처님께 보시도 하는데 너는 왜 그렇게 보채느냐? 아까 ‘베풀라’는 법문도 듣지 못했느냐?”그래도 눈물을 글썽이며 사정하자 마지못해 일부만 지불하였다. 옆에 있던 동자승이 이 광경을 유심히 지켜보았다.어느 날 스님이 동자승에게 심부름을 시켰다.“마을 장터에 가서 화선지를 사 오거라.”“예, 스님.”동자승은 돈을 받아 마을 장터에 갔다. 장터에는 맛있는 엿과 떡, 신기한 볼거리가 넘쳐났다. 동자승은 사먹고 구경하는데 돈을 모두 써버리고 말았다. 동자승은 장터에서 구겨진 종이를 주어 주머니에 넣고 암자에 돌아왔다. 스님이 화를 냈다.“이놈, 물건을 사오라고 했더니 왜 빈손으로 돌아오느냐?”“안 떼먹으니 조금 기다리세요.”동자승의 당돌한 응수에 스님은 기가 막혔다.“어허, 이놈이. 당장 종이를 내놓지 않으면 크게 경을 칠 것이다.”엄포를 놓고 회초리를 찾아들었다. 동자승이 주머니에서 구겨진 종이 조각을 꺼내 스님 앞에 놓았다.“이게 무엇이냐?”“일부만 사왔습니다. 조금씩 가져올 테니 기다리세요.” 수행자 쳐놓고 부처의 자비를 모르는 자가 있을까. 신도들에게 베풀고 살라는 법어 한 마디 해보지 않은 스님이 있을까. 신도들이 사찰에 와서 스님을 보고 무엇을 배워 가는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나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종종 묻는다.“지금 가장 중요한 사람이 누구입니까?누구는 자식, 누구는 애인, 누구는 남편이라고 말한다.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입니까?”누구는 승진, 누구는 건강, 누구는 합격, 누구는 돈이라고 답한다.“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입니까?”누구는 불경을 읽을 때, 누구는 좌선할 때, 누구는 법문을 들을 때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지금 나의 눈앞에 있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며,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며, 지금 이 때가 가장 중요한 때가 아닐까. -차법륜 법사(www.hoo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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