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을 맞이하면서 총무원 집행부에도 변화가 있었다.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의 개원과 더불어 그동안 고심하던 부분인 집행부의 부장 인선과 조직이 개편되었다. 크게 세 가지의 특징을 지닌 인사 조직과 인적 개편이 이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첫째는 경험이 풍부한 원로급 부장들의 경험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후임부장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할 기회를 제공하고 또한 업무의 조정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종무실장제도를 두었으며,둘째로 상근부장 시대를 열은 것이다. 우리 종도의 실정이 대부분 독살이로 표현되는 바와 같이 개사와 총무원의 일을 동시에 수행하기 어려운 실정에서 상근부장의 어려움이 많아 업무에도 지연과 차질을 빚어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부분을 해소하는 중요한 인사정책이 바로 상근 부장제도이다.실무능력이 뛰어나면서 전승관 건축불사를 훌륭하게 담당했던 스님들이 각각 총무부장과 재무부장으로, 전산화 불사를 총괄하며 스스로 전산입력까지도 마다하지 않고 수고해온 스님이 교무부장을 맡고, 그동안 교무부의 일을 맡아오던 스님이 전산부장으로, 규정부장까지 5명의 상근부장 시스템으로 확정 되었다. 셋째는 교육불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비상근 부장들의 역할이다. 박사학위 소지 부장스님들이 3명이 포진한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교육불사를 통하여 종도들에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본 인사조직개편과 인사단행은 위와 같은 원칙에 의하여 이뤄어 졌음을 알 수 있다. 일부에서 그 밥에 그 나물이요 옥상옥이라는 평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시대 변화를 모색한 고심의 흔적이 엿보이는 인사라고 평가된다. 인사(人事)가 만사라고 하였다.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인사의 중요성을 상징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동안 많은 종단의 지도자들이 자조(自嘲)적이고 자학적(自虐的)인 부분이 많았다. 스스로를 폄하하고 스스로를 별 볼 일 없는 종단이라고 치부하던 전임 총무원 수장이 있을 정도였던 상태에서 근래 우리 종단은 내부 정비와 함께 외부적 홍보 결과가 상당히 효과가 있어서 나름대로 그 어느 때보다 대사회적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는 자타공인의 평가가 주어지고 있음도 바람직한 부분이기도 하다. 우선은 제2종단의 위상이라도 지키기 위해서는 앞지르려고 하는 타종단의 위협과 견제를 극복해야할 뿐 아니라 더욱더 단결된 힘을 발휘해야 할 때가 도래한 것이다. 봉원사 주지스님이 총무원의 부원장으로, 총무스님이 사회부장으로 임명된 것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총무원과의 원활한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행사에 많은 차질을 빚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도 공심(公心)이 돈독한 봉원사 집행부와의 협조는 종단의 새로운 이미지 창출과 역량을 발휘하는데 중요한 역할로 기대된다. 현안으로 대두된 영산재의 유네스코 문화재 지정을 위하여 문화부장 능화스님과 사회부장 운봉스님이 기용되어 전문성을 발휘하도록 한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현재 우리 종단은 거대 공룡종단이 아니면서도 의사결정이 느리고 결정사항의 집행이 지지부진한 것도 사실이다. 이번 집행부에서는 과감히 시정되어야 할 부분이다. 원장, 부원장, 조정실장, 부장 등 각급의 전결(專決)규정을 마련하여 신속하고 정확한 책임과 시행을 통하여 여타 종단보다 변화에 발빠른 대처가 절실히 필요하다. 새로운 집행부에 몇 가지 부탁을 하고자 한다. 첫째, 종단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종도들이 믿고 따를 수 있도록 행정을 시스템화하고 일관성이 있게 추진하기를 바란다. 그 동안 조령모개(朝令暮改)식의 행정은 없었는지? 그리하여 종도들에게 불신을 자초한 부분은 없었는지 냉정히 살피고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할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 사정상 일방적으로 번복되거나 시행에 문제가 있어서 착오가 뒤 따르는 일이더라도, 비록 작은 것이라 판단된 일처리라 하더라도 믿고 따르는 종도들이 불편하였거나 민폐를 끼쳤을 경우에는 심각한 신뢰의 훼손을 초래한다는 사실이다. 신뢰란 크나큰 일에서 잃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아주 사소한 일에서 신뢰에 금이 간다는 사실이다. 둘째, 집행부에서는 종도들의 소리에 더욱더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종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종무에 반영하고 시대를 앞서가는 준비까지도 담당하는 역할을 하여 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타종단의 뒤 따라가는 종단이 아니라 선도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대처하여 지난 시절의 선배스님들의 인고(忍苦)를 바탕으로 우리 후손들에게는 ‘자랑스런 선각자 태고종도’라는 명예가 주어질 수 있도록 하여 주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자면 할 일이 너무나 많을 것이다. 조직정비 뿐 아니라 각종 법규와 의제, 교육시스템, 홍보시스템, 각종 운영시스템 등등 산적한 문제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며, 그 시작과 중간과 마무리가 원만한 그런 종무행정이 되기를 바란다. 셋째, 보다 철저한 준비로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여 새로운 시도 자체를 포기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달아는 것이다. 연구하고 고민한 바를 과감히 시행하고 또한 고쳐 나아가면서 종단의 환골탈태를 도모하여 달라는 것이다. 현재 우리는 시대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아가야할 역량을 결집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종도와 종단간에 커뮤니케이션의 활로를 적극 열어 놓고, 활성화 시켜 그야말로 원장스님의 모토인 ‘힘 있는 종단’ ‘사회로부터 존경받고 신뢰받는 종단’으로 거듭나기를 충심으로 기원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