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애가(悲哀歌)
노현불 스님(불광사 주지·양산종무원 총무국장)

이 글은 양산종무원 총무국장 현불스님이 지난 5월 10일 노환으로 작고한 속가의 부친을 추모하며 지은 시다. 현불스님은 출가 이후에도 줄곧 속가의 부친을 봉양해왔으며 지난 수년간은 노환으로 인한 병마에 시달리는 부친의 병수발을 도맡아 하는 등 출세간을 뛰어넘어 효행의 모범을 보여왔다.      <편집자 주>

인연깊은 바람결에 살그머니 밀려왔다 수미산의 상상봉에 
잠시잠깐 걸린구름 정겨웁다 생각하니 어느틈에 사라졌네 
애고섧다 설운지고 님의공덕 갚기전에 흔적없이 소멸되어 
눈물지고 애통하며 절통하기 그지없어 빈허공을 바라보네  
나무 아미타불

정처없이 밀려가는 새털같은 하얀구름 평상시엔 나몰랐네 
생각없이 살다보니 크고작은 님의공덕 까마득히 잊었노라 
삼천대천 세계마다 돌고도는 윤회공덕 높은이치 가르치고 
흔적없이 사라지며 눈물짓는 님을보니 고맙고도 애처롭네  
나무 아미타불

깊은바다 뿌리내려 모진고통 감내하며 세상속에 모습보여 
어린아이 희망주고 어른에겐 육바라밀 세상살이 가르쳤고 
무거워진 님의몸을 고통으로 인내하며 부처님의 젖가슴인 
세상마다 비가되어 만생명의 젖줄되고 돌고돌아 휘감으며 
고통받는 중생들을 어여삐도 보살피고 극락세계 회향했네
나무 아미타불

나도이제 늦었지만 진심으로 참회하고 크고작은 님의공덕 
참 되게 본을받아 댓가없는 실천공덕 정성스레 다듬어서 
육바라밀 탑을세워 하늘에다 이어서는 서방정토 극락세계 
가는길을 몰라하는 어리석은 중생들을 깨우쳐서 제도하여 
너와나의 분별없는 평등세상 펼치고서 열반언덕 함께가세
나무 아미타불

높다랗고 청명하여 평화롭던 하늘가에 천둥번개 번쩍여서 
한순간에 무너지니 혼비백산 놀란가슴 어디가서 달래보나 
영원토록 무병장수 누릴줄만  알았는데 자고나니 생과사라 
무심함에 청천벽력 부모잃은 불효자식 비통하여 눈물짓네
나무 아미타불

고귀하신 아버님과 어머님의 인연따라 육신공덕 가피얻어 
조건없는 사랑속에 장성하고 가정이뤄 아내자식 눈가려져 
바쁜세상 살다보니 높고깊은 부모공덕 잠시잠깐 잊었다가 
정신차려 돌아보니 이게웬말 설운지고 내부모는 극락왕생
나무 아미타불

한정없이 사랑주신 부모잃은 어리석음 애통하여 참회하고 
눈물속에 염불곡성 고마우신 내부모여 이내절규 들어주소 
서방정토 일주문을 뒤로한채 팔만사천 금강계단 곱게밟아 
업장서린 땀뿌리며 일보일배 하옵시면 해탈문이 보일진대 
관음보살 마중삼아 하늘향한 일념으로 극락왕생 하옵소서
나무 아미타불

전단향의 녹음아래 무리지어 피어있는 아름다운 국화처럼 
님께서도 무상천의 주인되어 윤회없는 열반적정 이루소서 
어리석은 이내몸도 생사고를 깨우쳐서 님의뒤를 따르오니 
의심크고 욕심많아 시비하는 중생들을 올바르게 제도하고 
자재로운 열반적정 해탈경지 이루어서 님의공덕 갚습니다
나무 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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