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위상 재정립 초석 다지기에 앞장교육 프로그램 강화해 종단 역량 제고지난해 12월 26일 열린 제92회 정기종회를 통해 2007년도 종단사업계획이 확정되면서 한국불교 전통문화 전승관 건립 후 종단이 어떤 방향으로 개혁의 물꼬를 터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총무원은 전승관 건립불사라는 대역사 추진과 함께 선암사 사태 등을 원만히 해결하느라 개혁 드라이브를 강력 가동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그러나 전승관 건립불사가 원만히 회향되고 선암사 사태도 수습 가닥이 잡힘에 따라 올해는 총무원이 추진할 개혁 종책들에 종도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향후 한국불교 태고종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 총무원장 운산스님을 만나 종단의 백년대계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지난 1년 동안 종단에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지난해는 어떠한 해였다고 생각되십니까? 특히 보람되거나 아쉬웠던 부분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한국불교 태고종 23대 총무원장으로 재 선출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종단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다사다난한 한해였지만 총무원장이라는 막중한 책임감과 종도들의 기대가 있었기에 전승과 건립 과 태고종도 자정결의 대회 등 원만히 한해를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선암사나 황룡사 문제 등이 일부 언론들에 의해 왜곡되어 국민들에게 종단이 안 좋은 이미지로 비춰졌을 때 총무원장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했습니다. 특히 선암사 문제는, 명실상부한 종단의 총림도량으로 청정수행 풍토를 조성하겠다는 총무원의 진의를 순천 지역사회 언론이 왜곡하여 몰이해 한 데 대해 인내로 인고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전승관도 건립되고 선암사 사태도 원만히 해결돼 가는 등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지난 세월에 선보였던 종단의 과도기적 현상은 모두 역사의 뒷 뜰에 묻어두고 앞으로 한국불교의 진면목을 발현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새롭게 펼칠 예정입니다.-2007년도 종단사업계획을 통해 종단의 개혁의지를 천명하였습니다. 내년도 총무원 운영방안은 어떻게 될 것이며 종책 사업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요그동안 전승관을 비롯한 종단의 내부문제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내적인 문제도 중요하지만 외적으로 종단의 이미지와 분위기를 쇄신하고 태고종의 종지와 종풍을 바르게 진작시켜 전통 및 정통종단으로서의 위상을 되찾는데 주력하겠습니다. 오는 3월 임시종회를 거쳐 총무원 직제 및 종무수행 시스템도 새롭게 개편하는 한편, 종단기반조성 사업, 종단개혁사업, 교육사업, 포교교화사업, 복지사업이 중심이 된 종책 수행으로 미래사회에 부합하는 선진교화종단으로 나아갈 생각입니다.-총무원의 전승관 이전은 큰 전기이자 한국불교 태고종의 종로시대를 다시 여는 큰 불사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전승관 이전은 어떤 의미를 가지며 어떻게 운영해 나가실 생각입니까? 전승관을 법륜사 터에 자리잡은 뜻은 금강산 유점사 서울 포교당으로 출범한 법륜사는 태고종 나아가 한국불교의 근원이기 때문입니다. 전통문화 전승관 건립을 계기로 태고종의 역사와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왜곡된 역사도 바로잡아 태고보우국사의 이념과 사상을 계승한 한국불교 전통교단으로서의 면모를 재정립 할 기반이 마련된 것입니다. 앞으로 전승관은 종단의 뿌리이자 종도의 귀의처로 새 출발하는 종단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도 과거 학교를 다닐 때 법륜사에서 생활하며 당시 불교조계종 총무원의 큰스님들로부터 많은 지도를 받았고 대륜노스님의 가르침을 받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전승관은 완공되었지만 앞으로도 종단이 해 나아가야 할 불사가 많이 남았다고 생각됩니다. 내년 종단 개혁불사에 대한 구상은 어떤지요올해는 무엇보다도 동방불교대학의 교사를 확보하고 상설연수원을 마련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생각됩니다. 현재 동방불교대학은 선교육 후득도제의 실시로 학생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년 2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교사를 확보하여 이전해야 할 상황입니다. 교육에 종단의 미래가 모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제는 훌륭한 인적자원 확보와 양질의 교육울 통해 종단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시점입니다.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역경 속에서도 종지 종풍을 끝까지 지켜낸 선조사 스님들께 부끄러운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내년 예산의 50%를 교육에 투자하는 등 장기적 차원에서 교육사업에 임하는 것 같은데 동방불교대학을 비롯해 종단 교육사업을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고 가실 생각입니까이미 오래전부터 계획한 바에 따라 내년부터는 합동득도를 폐지하고 승려가 되려는 자는 동방불교 대학 승가과에 입학해서 2년의 기본교육을 이수한 자에 한하여 득도자격을 부여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훌륭한 인재가 없다면 종단의 미래도 그리 밝지 못할 것입니다. 또 승려연수 교육도 중요합니다. 일반사회에서도 평생교육 재교육이 강조되는 현실입니다. 사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합니다. 승려연수교육을 통해 신도교화 능력 등을 배가시킬 생각이며 전승관 내에 전통강원을 설립하여 뜻있는 종도들에게 내전과정을 이수토록 할 것입니다. 현재 동방대학원대학교는 석사과정에 이어서 박사과정도 개설하고 연구과정도 개설해서 많은 인재들이 모여들고 있어 이제는 우리나라의 민속학을 체계화하고 동방사상을 정립해 연구 발전시키는, 여타 대학원대학교와는 차별화된 대학원대학교, 명실상부한 종립대학으로 발전해 나아가도록 운영할 계획입니다.동방불교대학은 설립 이래 종단의 인재양성을 위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노력하여 현재는 종도의 교육과 승려득도 부분은 동방불교대학을 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중요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 종단사업계획서를 보면 복지부문이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올해 복지사업이 예년과 많이 달라진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겠습니까올해부터는 사회복지사업에 경험과 전문성이 있는 사람들로 전문 복지사업단을 구성할 계획입니다. 기존의 복지시설을 하나로 규합하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협조를 받아 복지시설을 확충할 생각입니다. 종단적으로 일사찰일선(一寺刹一善) 운동을 활성화 시키고 각 사찰에는 뜻을 같이 하는 신도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선행봉사단을 조직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태고 사찰’이라는 특성을 갖도록 계도하겠습니다. 사회봉사에 뜻이 있는 불자를 대상으로 자원봉사단을 구성해 자연재해 구호 및 불우이웃돕기 등에 적극 동참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중생구원을 위하는 보살승단으로서 내실을 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올해에는 그동안 다소 부진했던 전국 신도회 조직 문제도 언급하셨는데 포교사업 계획에서 예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겠습니까전국 신도회는 예전부터 계획됐던 일입니다. 신도회를 신행회로 명칭을 바꾸고, 관음회 등 사찰에 이미 구성돼 있는 신행단체를 전국신도회로 승화시킬 생각입니다. 또한 여름방학을 이용한 신도수련회도 실시하고요. 그리고 종단홍보사업도 적극적으로 할 것입니다. 종단의 사상과 이념을 알리는 홍보자료를 외국어로 작성해 산하사찰에 보급하고 홍보팀을 강화하여 종단 중요행사 등을 적극 홍보하겠습니다. 또한 선암사 등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선수행과 다(茶)체험을 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를 실시하여 국제적으로 한국불교의 위상을 알릴 생각입니다. -지난 연말 중앙종회에서 종무방침연술 때 종단의 ‘인천상륙작전’이라는 비유를 말씀하셨는데... 시대에 앞서기 위해서는 나름대로의 개혁이 있지 않는 한 어렵습니다. 현재 우리 종단은 등록된 사찰 수만 3천여 개, 스님만 7천여 명에 이릅니다. 그러나 아무리 사찰과 승려가 많다 하더라도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사회에 기여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따라서 수행풍토의 조성기반이 되는 사찰과 승려의 운영 실태를 일체 조사하여 비불교적이거나 반사회적인 행위가 있는 사찰이나 명분만 앞세운 채 종단에 비협조적인 사찰과 승려는 과감히 정리하려고 합니다. 과감하고 단호한 결정을 통해 종단에서는 사찰이 사찰로서의 역할을 하고 승려가 승려로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종단적 분위기를 조성해나갈 계획입니다. 일반적으로 조직이나 단체는 구성원이 의무를 다 할 때 권리 또한 가지는 것입니다. 우리 종단도 이제는 무임승차하는 사찰과 승려가 없도록 계도할 계획입니다.-종단의 전통불교문화를 전승발전시킬 장기적 구상은 어떠한지요. 특별한 복안이 있으신지요 많은 불자들이 태고종 하면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가 범패를 비롯한 전통불교문화입니다. 이렇듯 태고종은 전통문화를 간직하고 전수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영산재는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 한국불교를 알리는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는 총, 칼에 의한 전쟁이 아닌 문화를 통해 자국화와 식민지화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문화의 전달을 통한 위력이 대단합니다. 우리 태고종은 영산재 등의 훌륭한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문화교류를 활성화하여 전통종단의 위상을 드높일 생각입니다. 그 시발점으로 올해는 봉원사 영산재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하고 불교문화 명인을 발굴, 지정하여 장기적으로 문화를 통한 불교의 세계화에 한국불교 태고종이 앞장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생각입니다.-마지막으로 종도들에게 당부하거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성격이 바뀌고, 성격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는 말이 있습니다. 부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애종심을 가지고 내년에는 새로운 종단으로 환골탈태하여 거듭날 수 있도록 믿고 전 종도가 함게 종단개혁 불사에 동참해 주시길 적극 부탁드립니다. 종단발전의 원력불사에 힘을 합해주시고 지혜의 힘을 빌려 주셔서 결코 물러섬이 없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한국불교 태고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그동안 총무원을 믿고 따라주신 종도 여러분과 여러분 사찰의 도량에 함께하시는 모든 권속과 사부대중에게 불보살님의 가피가 항상 함께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감사합니다.대담=전인철 편집국장 / 정리=김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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