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표 축제로 만들터”연꽃은 예부터 진흙에서 피어나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요염하지 않으며,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고, 꼿꼿하고 깨끗한 모습을 지녔다 하여 꽃 중의 ‘군자’라 일컬어졌다. 올해로 제4회를 맞은 서울연꽃축제는 연꽃을 통해 봉원사를 찾은 서울시민 및 외국인관광객들이 도심 속 자연의 공간을 느낄 수 있도록 친환경적 휴식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삭막한 사바세계 중생 모두가 자연 속의 불법의 향기를 나눌 수 있는 이번 축제는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30년간 전국곳곳을 누비며 연꽃사진만을 담아 ‘연꽃출입기자’로도 불리는 서울연꽃축제의 집행위원장 석선암스님을 만났다. 서울연꽃축제는 진흙에서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자생력과 정화력을 지닌 연꽃을 통해 맑고 향기로운 세상을 구현하자는 목적에서 기획됐다. ‘화엄경’에는 우발라하, 구물두화, 파드마화, 분다리화 등의 4종류 연꽃이 나오는데, 군다리화에 속하는 백연과 홍연이 선암스님의 주된 작품이다. 스님께서 30년 외길 동안 연꽃만을 고집해야 했던 특별한 연유는 무엇일까.“우선 연꽃은 불교의 꽃이죠. 또 포교의 방편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연꽃사진을 신도결혼식에 선물했는데 너무 좋아하더군요. 그때 불교사진을 통해 일반인에게 쉽고 편하게 불교를 전하는 것, 그것이 중요한 포교 방편의 일환임을 깨달았죠.”천안, 익산, 진천, 서산, 태안 등 30년간 전국의 연밭을 돌며 모은 귀한 연꽃사진들은 1992년 동방갤러리에서 연꽃전시회를 개최하며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알려졌다. 선암스님은 최초의 연꽃전시회 개최뿐 아니라 2003년 1회부터 현재 서울연꽃축제에 이르기까지 연꽃을 대중화 시키는데 가장 애쓴 인물이다. 300여종의 연꽃들을 봉원사에서 직접 심고 재배하며 연꽃축제로 전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30년간 연꽃이 있는 곳이라면 국내 뿐 아니라 스리랑카, 중국, 태국, 일본, 미얀마 등 세계 곳곳을 찾아갔습니다. 그러던 중 연꽃촬영차 중국 북경과 무한의 수생식물원에 갔는데 항아리와 도자기 가득 연꽃이 핀 걸 보고 깜짝 놀랐죠. 꼭 연못이 아니라도 연꽃을 피울 수 있겠다는 걸 깨달은 거죠. 서울로 돌아와 3년간 실험한 끝에 지금의 연꽃들을 재배하게 됐습니다.”제1회 연꽃축제는 성남시와 계약재배하여 시작했고, 3년의 시행착오 끝에 지금은 봉원사 도량에서 직접 재배하고 전시하게 됐다. 하지만 연꽃은 열대지역의 수생식물이라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고. “앞으로 서울연꽃축제를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이십니까?”“봉원사는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전통도량이자 인근에 많은 대학이 있습니다. 서울연꽃축제를 불교만의 축제가 아닌, 젊은 대학생들이 함께 참여해 사찰음악회나 사찰음식맛보기 등의 행사를 통해‘서울’을 대표할 대중적 축제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불자들에겐 연꽃을 단순히 바라보고 감상하는 차원에서 나아가, 직접 ‘연향’을 부처님 전에 올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꼭 이루고픈 제 꿈이고요.”이번 축제에는 8월 8일까지 선암스님이 30년간 공들여 모은 연꽃사진 30여점도 전시된다. 팔만대장경을 새기듯 사진 한컷 한컷을 찍는다는 선암스님의 하얀 마음이 봉원사를 찾은 모든 이들에게 깨끗하고 맑은 연꽃 향기로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 02)392-3007<제459호> 06-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