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생태철학 주제 박사학위 논문 첫 통과
동국대 서재영교수…선의 생태철학 연구

동국대 선학과 서재영교수가 불교생태철학을 주제로 다룬 ‘선의 생태철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불교생태철학의 사상적 근거가 선사상에서 출발했음을 증명한 서교수는 논문에서 생태위기에 대한 불교적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다음은 서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불교생태철학을 주제로 논문을 쓴 계기는?
불교와 선사상에 함축된 생태철학을 심층적으로 조명해 생태사상 자체를 풍요롭게 하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또 이를 통해 선사상이 다시 현재적 가르침으로 회복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생태파괴가 곳곳에 일어나고 있는데 이를 막는 대안으로 불교가 갖고 있는 불살생과 자비가 실천윤리로 활용되길 바라는 마음과 생태파괴가 도덕적으로 부당함을 주장하려는 의지도 포함되어 있다.

선사상에 녹아져있는 불교생태의 근거는 어떻게 찾았는가?
선사상에는 생태학적 요소가 많이 담겨있어 큰 어려움은 없었다. 주로 자료는 ‘조주록’, ‘경덕전등록’, ‘조당집’ 등에서 관련된 근거를 찾아냈다. 선사들의 어록에는 자연과 더불어 공존한 흔적과 무정물에까지 생명력을 부여하는 넉넉함이 있고 초기불교사상이나 불교일반의 교의에 담긴 내용들보다 훨씬 풍부한 생태적 전통도 있다. 예를 들면 ‘경덕전등록’에는 마조스님과 석공혜장 선사의 일화가 있다. 출가하기 전 사냥꾼이었던 석공이 사슴떼를 쫓다 마조스님이 수행하던 암자를 지나가게 되었다. 사슴의 행적을 묻는 석공에게 마조스님은 “사슴도 인간과 같은 동등한 생명체”임을 각인시켜 주었다. 이같은 내용을 미루어 볼 때 선사들의 인식 속에서 동물, 무정물은 인간과 동등한 도덕적 지위를 누려왔음을 엿볼 수 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선사상의 자연관은 인간과 자연이 둘이 아니라는 불이사상으로 요약된다. 대지와 자연의 모든 존재들이 인간과 동일한 법성을 지닌 존재이므로 무모한 자연파괴는 도덕적으로 부당하다. 이런 근거들을 통해 실천론을 펴나가려고 한다. 앞으로 옛 선사들이 보여준 소욕지존하는 삶을 재해석해 현대인들이 구체적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좀 더 연구할 계획이다.                        
박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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