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승에 대한 친밀도 높고, 직접 수행에 대한 관심 커적극적 홍보를 통해 다수의 대일(大日)스님 육성해야지난 10월 18일, 미국의 루트가스대학교 미식축구장에는 3만2천명의 청중이 운집했다.미국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미식축구경기도 없는 이 축구장에 3만2천명은 왜 운집했을까?바로 티베트 불교지도자이자 세계적인 인권운동가인 달라이라마의 강연이 있었기 때문이다.1979년 뉴저지주 북서부의 조그마하고 어두컴컴한 불교센터에서 수백명을 상대로 강연을 시작한 달라이라마. 미국불교의 괄목한 성장은 그를 미국에서 존경받는 종교지도자로 만들어 주었다. 미국인들은 달라이라마에 매료되어 있으며 미국에서 불교가 성공을 거두는 이유는 무엇일까?기독교를 문화적 토대로 삼고 있으며 자본주의와 물질문명이 가장 발달했다는 미국에서는 불교가 발달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인간소외, 환경오염, 인종간 불화 등으로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많은 사회병리현상이 깊숙히 자리잡은 미국에서는 치유책 내지는 대체사상으로 불교를 선택하고 있다.미국인 65% 윤회 믿는다현재 미국에서 불교는 한국, 티베트, 일본, 태국, 스리랑카, 마얀마, 대만, 베트남 등 세계의 모든 불교가 들어와 ‘불교백화점’을 이루고 있다. LA, 버클리, 뉴욕, 시카고 지역 등 미국의 대도시 지역에서는 이들 모든 나라의 불교를 접할 수 있다.불교 교세로 보면 달라이라마의 높은 인기로 티베트가 가장 큰 교세를 가지고 있고, 그 뒤를 일본, 대만 불교가 뒤따르고 있다. 한국 불교는 일본, 대만 불교의 뒤를 따르고 있는 베트남, 태국, 스리랑카의 뒤를 잇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 불교는 미국에 들어온 지 35년이 지났고 100여 개의 사찰에 130여명의 스님들이 활동하고 있다.이제 미국인들에게 불교는 생활이 되고 있다. 풍성한 채식으로 아침을 먹고, 좌선, 열반, 윤회, 보시, 인과응보 등 불교 용어와 사상을 담은 책을 정독하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는데 이러한 미국인들의 불교적 성향을 증명하듯 미국인 4명중 1명이 불교의 핵심교리인 인과응보와 윤회를 믿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불교가 스쳐지나가는 유행이 아닌 생활종교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미국불교, 재가신도 중심결혼한 스님 친밀도 높아적극적인 홍보 뒷바침 되면종단 교세확장 기회도미국 영화산업의 메카인 할리우드. 이곳은 티베트 불교사원에 메카이기도 하다. 달라이라마는 미국인의 혼을 사로잡는 할리우드 스타들과 깊은 교분을 나누고 있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배우인 리차드 기어는 80년대 초부터 달라이라마를 후원하면서 티베트 독립을 위한 전 세계인의 관심을 촉구하는 열렬 신자이며, ‘스타워즈’시리즈로 유명한 헤리슨 포드는 미상원외교위원회에서 티베트 독립을 위해 미국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외교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미국에 들어온 불교 중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티베트·일본 스님들은 결혼한 스님들이 많다. 물론 불교를 믿는 미국인들도 스님들의 지도를 받지만 꼭 독신 스님들을 존경하거나 고집하지 않으며 결혼한 스님들에 대한 거부감도 없다. 또 미국 신도들은 재가신도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독신 스님을 삶에 한 양식으로 이해한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님들은 제자들에게 독신을 강조하지 않으며, 수행정도에 따라 신도의 등급을 엄격히 나누는 등 현실을 중시한 포교를 펼치고 있다.결국 미국인들의 불교신앙은 한국의 사찰과 같이 스님이나 법사들의 설법을 듣는 것도 있지만 선이나 비파사나 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직접 수행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불교문화 소유한 종단이미국불교포교 선도해야이번 제29기 합동득도수계산림에 참여, 수계를 받은 대일(大日)스님도 본지 인터뷰(437호 기사 참조)에서 “결혼이 수행에 결코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결혼을 한 스님이 한국불교의 스님이 되고자 했을 때 결혼의 유·무를 따지지 않는 우리종단의 열린 승풍에 매료되어 태고종 스님이 되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종단에서 적극적인 홍보를 한다면 미국에서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불교시장을 새롭게 개척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인다.대일스님도 “현재 미국에서 가장 교세가 강한 불교가 티베트, 일본 불교이지만 자신이 한국에 와서 한국불교를 접해보니 한국불교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미국에 돌아가면 한국불교와 태고종에 대해서 적극적인 홍보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재가 신도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미국을 잘 활용하면 세계적인 불교 종단으로 거듭 태어날 가능성은 매우 크다.또한 우리종단은 우수한 불교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인적자원과 전통을 지니고 있다.영산재, 범패, 탱화 등 타 종단에서 따라올 수 없는 훌륭한 문화자원을 활용한다면 미국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이번 수계합동득도산림에서 대일스님의 득도는 종단의 국제화·세계화를 구축하는데 초석이 되고 있다.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종단과 한국불교를 포교하기 위해서는 범종단적인 대책마련과 지원이 있어랴 할 것으로 보인다. 김치중 기자
저작권자 © 한국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