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위해 기도하면 거기가 불국정토

“좋은 터에는 물도 좋다. 그 터에 절을 창건하여 불퇴전의 신심으로 흐트러짐 없이 사찰을 운영하면 그 절은 반드시 기도명찰이 된다.”
대구경북지방종회의장이자 안동사암연합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민덕스님은 이와 같은 신념 하나로 10여년 전, 홀홀 단신으로 낙동강이 내려다보이는 경북 안동시 수하동 용득산(龍得山) 중턱을 찾아왔다. 그리고 비바람을 막아줄 움막을 쳐놓고 매일 3천배씩 하루도 거르지 않고 철야정진을 했다. 절을 하면서 맞닿게 되는 좌복과 장삼 무릎 부분은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구멍이 나고 만다. 그러면 거기에 헝겊을 덧씌워 꿰매기를 수십차례. 승복과 좌복은 땀에 절어 소금기까지 베어있다.
100일기도를 올릴 동안에는 하루에 2시간 이상 잠도 자지 않았다. 머리속에는 항상 종단과 한국불교의 앞날만을 그려 넣었다. 그리고 2시간의 잠자리에서는 이 땅에 펼쳐진 불국정토를 꿈꿨다. 그렇게 원력을 세우고 기도를 올린 지 100일. 민덕스님은 기도를 올렸던 그 자리에 대웅전을 짓기 시작했다. 전문 목수만이 할 수 있는 일 외에는 따로 인부를 쓰지도 않았다. 1년여 공사기간을 거쳐 40평 규모의 대웅전과 120평 규모의 회관건물이 완공됐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1996년 7월 17일. 민덕스님은 그렇게 낙동강과 안동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용득산 중턱에 유일사(有一寺)를 창건했다.
스님은 창건불사를 그렇게 웅장하게, 그리고 각고의 노력으로 완공한 뒤로도 지난 10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수행과 기도를 놓지 않았다. 100일 기도를 하면서 몸에 밴 탓인지 하루 3시간 이상 잠을 자본 적이 없다. 그리고 깨어있을 때는 어김없이 참회정진을 하거나 염불수행을 한다. 일이 있어서 출타할 때에는 차안에서 염불을 하고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할 때는 염주를 굴린다.
책을 보거나 기도를 하다가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밤 12시가 넘을 때가 허다하지만 깨는 시간은 언제나 새벽 3시 10분. 종단일과 포교사업을 하기 위해 부득이 절을 비워야 할 때를 제외하고는 단 하루도 기상시간을 어긴 적이 없다.
스님은 혼자서만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유일사를 찾는 신도들에게도 똑같이 기도할 것을 권한다. 기도는 하면 할수록 자기 자신에게뿐 아니라 자기와 인연을 짓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그 복이 돌아간다고 가르친다. 도력이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기도를 하면 한만큼 도력이 붙게 된다고 믿고 있다. 
스님이 또 그렇게 기도를 하는 데에는 아직 이루지 못한 원이 있기 때문이다. 1만여 평의 대지에 어울리는 기도도량이 되려면 일주문도 있어야 하고, 사천왕문도 있어야 하며 천불전, 관음전, 시왕전, 명부전, … 등등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목숨을 놓는 그 순간까지 기도를 놓을 수 없을 것같다고 말한다.
스님은 또 이곳 유일사가 종도들의 방생기도성지로 자리매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낙동강 7백리 굽어 돌아(水下洞) 고기가 숨어살다(漁隱里) 용으로 변해서(龍得山) 유일하게 서있는 사찰(有一寺)이기 때문에 그렇단다. 지형학 상으로도 용득산은 독수리가 날개를 펴고 낙동강 고기를 낚아채서 날아가는 형상이란다. 그래서 그 어느 명산보다도 기도의 효험을 많이 볼 수 있는 곳이란다. 교통편으로도 안동 시내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고속도로에서도 25분이면 족히 올 수 있는 거리다.
스님은 또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한다. 출가하기 전 모두가 배고프고 가난했던 어린 시절에, 집에 거지가 찾아오면 자신이 먹을 것 안 먹고 거지에게 줘서 부모님으로부터 혼나기도 많이 했단다. 학교 다닐 때 비가 오는 날 우산 없이 비를 맞고 가는 사람을 보면 자신의 우산을 건네주고 대신 비를 맞고 집으로 오곤 했단다. 스님은 그렇게 평생을 살아왔다. ‘남에게 부끄러운 일 하지 않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두려움 가질 일없이 사는 것’이 사람다운 사람으로 사는 것이라는 신념으로 평생을 살아가고 있다.
스님은 또 두 가지 소박한 소원을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다. 
하나는 유일사 불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종찰로 기증하여 영원히 태고종 유일사로 남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절을 믿고 맡길만한 후계자를 아직 찾지 못했다. 
또 하나는 다른 종교 신도들처럼 불자들도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같은 종도로서, 같은 불자로서 단합하여 이 땅을 불국정토로 만드는 것이다. 스님은 그 길이 멀리 있지 않다고 믿고 있다. 자기 절 신도가 아파서 병원에 있으면 함께 달려가서 위로해주고, 집안에 우환이 있는 신도가 있으면 십시일반 모아서 도와주고, 사소한 일에도 함께 고민하고 걱정해주면 불자끼리의 삶이 윤택해지고 그 힘으로 사회가 맑아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될 때 나라도 안정되고 나아가 새로운 힘을 받아 국가가 발전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세상, 그러한 사회가 바로 불국정토의 세상이라는 것이다.
스님은 그러한 세상을 꿈꾸며 오늘도 부처님께 쉼없이 절을 올리고 있다.

저작권자 © 한국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