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자살예방을 목적으로 창건된 사찰 ‘묵언마을(주지 지개야스님)’은 6월 27일 자살영가 무료 천도재를 봉행했다. 유족들로부터 접수를 받아 이날 천도한 영가는 모두 100여 기. 천도재는 총무원 문화부장인 상진스님을 비롯한 7명의 스님들이 집전했고, 자살영가 유족 및 친지 약 2백여 명이 동참해 영가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이날 천도재에서 주지 지개야스님은 ‘자살영가님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미운 감정, 나쁜 인연, 모든 미련 벗어놓고 좋은 인연, 기쁜 마음, 즐거움만 담아가시라”며 “부디부디 극락왕생 하옵소서”라 기원했다. 편지 낭송 중에 “한 번이라도 나에게 말이나 해보지, 한마디 말없이 그렇게 가셨나이까”라는 대목에서는 지개야스님도 목이 메여 편지를 제대로 읽지를 못해 사회자가 대신 낭독을 하고, 참석한 모든 이들 누구 할 것 없이 눈물바다가 되었다. 이날 행사에서 지개야스님은 “자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3조 1천억원인데도 정부에서는 아무런 방지대책이 없는 것이 대책이다. ‘묵언마을’ 만이라도 자살예방에 힘을 기울이겠다.”며 “작년에는 최진실씨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자살이란 이름으로 잃었다. 금년에는 전직대통령까지 잃었다. 이는 네 탓도 내 탓도 아닌 우리 모두의 탓”이라고 말했다. 이날 2부 행사에서는 한국영상문학회원들의 작품 50여 편을 선보인 시화전과 시 낭송도 있었다. 부산에서 왔다는 자살영가 유족 김 모씨는 “10여 년이란 긴 세월 동안 가슴 깊이 쌓인 숙제를 오늘에야 풀었다”며 “나와 같이 평생에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사는 이가 다시는 이 땅에 없었으면 한다.”라며 울먹였다.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해 오후 5시 30분에 끝마쳤다. 한편 불교방송은 이날 봉행된 자살영가합동천도재를 7월 1일, 2일, 6일 등 세차례에 걸쳐 방영했다.
저작권자 © 한국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