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마음과도 닮은 연화사, 태고종 원로의원 보안 큰스님청주 비하동 부모산(父母山) 끝자락 마을에서 연화사까지 걸어 오르는 일도 만만찮은 일이겠건만 등산 삼아 올라와 참배하는 노(老)보살님도 종종 눈에 띈다. 부모산 정상 가까이에 자리하고 있는 연화사는 마치 절벽처럼 한 쪽이 트여있어 그곳으로 청주 시내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주택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 교통이 불편하긴 하지만 이것이 산사(山寺)만의 매력은 아닐까.5월 29일, 평일 오전에 찾은 청주 연화사는 무척 한적하고 평화롭다. 상쾌한 바람과 함께 보안 스님에게서 연화사 창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이곳 연화사는 고려시대 연월사로 창건 됐다가 임진왜란으로 인해 폐사, 그 후 1928년 청암 스님(보안 스님의 부친)에 의해 연화사로 재(再)창건 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연화사(蓮華寺)라는 이름은 청암 스님께서 중창불사를 앞둔 어느 날 절터에 연꽃들이 눈부실 정도로 환하게 피어 만발한 꿈을 꿔 짓게 됐다고 한다. 절은 지금의 터 보다 조금 아래에 위치해 있었으나 1964년 보안 스님이 퇴락한 대웅전과 요사체를 중창 해 지금의 위치와 모습을 갖춘 것. 이렇게 연화사는 보안 스님과 함께 오랜 시간 부모산, 항상 그 곳에 있었다. 현재 연화사에는 약 800여명의 신도들이 등록돼 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법회에 산발적으로 참석하거나, 신도 등록을 한 뒤로는 아예 한 번도 들르지 않는 신도도 가끔 있다고 한다. 보안 스님은 “이러한 신도들을 보는 것이 가장 안타깝긴 하지만 그들이 다시 이곳에 왔을 때, 그리고 오랜만에 들렀을 때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 주는 것 또한 불법이고 포교’라고 믿고 있다”고 한다. 스님의 말씀을 듣는 순간 문득, 법화경 신해편에 나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집 나간 철없는 아들이 언젠가 꼭 돌아와서 그 집의 어엿한 주인이 될 거라고 믿고 기다리는 장자 아버지의 모습을 그린 이야기가…. 스님의 마음이 마치 부모의 마음과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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