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들 학업열의 대단 … 성지순례 가서도 공부 몰두분규 종식돼 일막사 자리에 옛 역사 되살린 가람 조성했으면7월 19일 불교교양대 졸업식 취재차 삼성산 중턱에 자리한 반월암의 산문을 들어서니 여느 절과는 다른 이색적인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시주자 개개인의 이름이 적혀 있는 돌비석이었다. 궁금한 생각에 주지 수인스님에게 비석의 연유부터 물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지 않습니까. 그래서 반월암 불사에 동참한 신도들 개개인의 이름을 비석에 새겨 기념하고 있습니다.” 라며 여기에 얽힌 남다른 사연을 이야기 한다. “원래는 법당 불사를 하려고 시주를 받았는데 타 종단 사찰과의 계속되는 분규로 불사를 못하게 됐어요.” 정재를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고민하던 스님은 몇 년 전 일본 방문길에서 본 어느 사찰 입구에 늘어서 있던 돌 비석이 떠올렸다. ‘우리 신도들의 귀한 시줏돈을 헛되이 쓰지 말고 길이길이 이름을 남겨줘야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공덕비를 제작, 현재 250기를 세웠다. 비지땀을 뻘뻘 흘리며 불교교양대 졸업식 시작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챙기는 스님의 모습에서는 열심히 공부한 신도들을 대견히 여기는 마음과 첫 졸업생 배출이라는 설레임이 동시에 드러난다. “오래전부터 불교교양대학을 개설하려 했으나 산중이라 강사 섭외도 여의치 않고 신도들도 매주 오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마음만 먹고 있었는데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려 그저 감사 할 뿐”이란다. 오랜 도반인 법현스님(열린선원장)이 흔쾌히 강의를 자청했고, 신도들 반응 또한 폭발적이었다. 6월 7일 열린 개강식은 스님의 오랜 숙원이 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화요일마다 강의가 있었는데 올 수 없는 직장인들을 위해서는 일요일 주지스님이 직접 강의했는데 신도들의 열의가 대단하다고 귀띔한다.“얼마전 경주 불국사로 성지순례를 다녀왔는데 여느 때와는 다른 분위기였어요. 전에는 신도들이 절에 가면 그저 절하기 바빴는데 공부를 한 탓인지 불상과 전각에 대해 관심을 갖고, 가람 배치며 구조물에 대해서도 서로 의견을 나누더군요.” 알면 보인다는 말을 실감한 순간이라며 그 날의 감회를 되새긴다.“원래 이 자리는 일막사, 이막사, 삼막사 등 세 곳의 절터가 있었는데 이 자리는 일막사 자리입니다. 여기서 증조할머니에 이어 친할머니가 스님이 되었고, 할머니의 바람으로 저도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출가했어요”라고 밝힌 스님은 “분규가 빨리 종식돼 가람다운 가람을 조성하는 제 2의 중창불사를 하는 날이 어서 오길 바란다”는 간절한 원력을 내비친다. 안양 = 홍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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