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09-21 16:56 (금)
   |   
불기 2562(2018)년 09월 26일 수요일
제659호 특별기고 - 총무원장 직선제 반드시 실시해야
제659호 특별기고 - 총무원장 직선제 반드시 실시해야
  • 한국불교신문
  • 승인 2017.05.23 1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 백 운 <총무원 부원장 • 강원교구종무원장>

▲ 편백운 스님<총무원 부원장 • 강원교구종무원장>
오는 7월중에 실시될 총무원장 선거에 종도들의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총무원장 직선제에 대한 의견들이 분분하다.

종단은 종교적 신념과 이상을 함께하는 신앙공동체이며 종단 대표자인 총무원장은 종단살림을 이끄는 행정수반으로 종단이 추구하는 대의(大義)와 가치에 따라 종도 화합을 이루어 종단을 유지 발전 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지고 있다.

따라서 총무원장에게는 윤리적 도덕성을 기반으로 수행자로서 확고한 신념과 철학, 종단의 사상과 정체성, 풍부한 상식과 경험, 사물에 대한 합리적 사고와 깊은 통찰력, 문제를 용해 시키고 갈등을 조절하는 소통능력 등 종교지도자로서 폭 넓은 사고와 리더십이 요구된다.
아울러 이처럼 유능한 총무원장을 선출하는 선거제도의 합리적 판단과 선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할 것이다.

우리 종단의 총무원장 선거제도는 선거인단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간선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과거 종회의원으로 한정되었던 기존의 선출 방식에 비해 진일보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또한 소수의 선택된 사람들이 중심이 되는 선거제도로 친소관계에 따라 붕당(朋黨)형태의 조직 선거를 벗어날 수 없어 종도의 민의(民意)를 제대로 담아낼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총무원장 직선제는 시대적 요구

현대사회는 서구적 민주주의가 지배하고 있다.
18세기 민중혁명으로 공화정이 시작된 이래 서구열강들은 대의민주(代議民主) 제도를 실시해 왔으나 20세기 들어 대부분의 나라들이 국민이 국가지도자를 직접 선출하는 직접민주(直接民主)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이는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며 국가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주권재민(主權在民)의 원리가 작동하는 것으로 이러한 민주주의 원리는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지구촌의 시대적 요구이자 사회적 합의라고 볼 수 있다.

종교는 ‘권위(權威), 신비(神秘), 형식(形式)’ 이라는 삼대요건을 필수로 하여 그 존재가치를 인정받는 사회적 이성(理性)집단이다.

그런 까닭에 중세 이래 로마 가톨릭을 비롯하여 중동의 이슬람, 인도의 힌두이즘에 이르기까지 소수의 특정 권력을 가진 성직자들이 모여 은둔적이고 폐쇄적인 방법으로 최고 지도자를 선출해 왔다.

한국불교 역시 해방 이후 현대 종단의 양태(樣態)를 갖춘 이후 민주화가 이룩된 지금까지도 소수의 종회의원들에 의하거나 조금 진전된 방법으로 선거인단을 만들어 총무원장을 선출하는 대의(代議)제도를 실시하고 있다(태고종과 조계종의 경우). 그러나 종단은 종도가 주인으로 나름대로 효율적인 장점이 있으나 일반 종도의 참정권(參政權)을 제한한다는 측면에서 원론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솔직히 그동안 한국불교는 어느 종단을 막론하고 총무원장 선거로 인하여 많은 부작용과 시행착오를 겪어왔던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 종단은 법난(法難)이라는 불행한 역사의 질곡(桎梏)을 극복한 소중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상식과 전문성을 겸비한 능력 있는 눈 푸른 납자들을 자원으로 보유하고 있어 지금이야말로 총무원장 직선제의 시대적 당위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직선제는 승가정신에 부합

수행자(불교 성직자)를 지칭하는 스님의 한자어는 본래 ‘승님’이다.
승님은 중(衆) 승(僧)자에 상대를 높여 부르는 님 자를 더한 단어로 스님은 승님이 구개음화(口蓋音化)된 것이다.

본래 승가(僧伽)라는 말은 고대 인도말인 산스크리트어로 조합(組合)을 뜻하는 ‘상카(SANGKA)’에서 왔다. 상카는 복수(複數)개념으로 수행공동체의 인도적 이름이다. 수행 공동체인 승가는 육화(六和) - 신화동주(身和同住), 구화무쟁(口和無諍), 의화무위(意和無違), 견화동해(見和同解), 계화동준(戒和同遵), 이화동균(利和同均) - 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출가인이 일단 승가에 귀의하면 연령이나 승랍, 법계나 직위에 관계없이 남녀 노소를 막론하고 전래법도에 따라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동일한 권리와 의무가 주어진다.

현재 종법상에 명시된 승려의 권리는 종무 수임권, 선거권 및 피선거권이 있으며 의무로는 분담금 납부 의무, 수행 및 교육이수 의무, 사회봉사 및 교화 의무가 있다.

승려의 권리 가운데 선거권은 종도의 절대적 고유한 기본권으로 어떠한 경우에 있어서도 결코 배척될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에 종단 구성원 모두가 종단 대표 선출에 참여하는 총무원장 직선제가 승가의 화합정신에 부합된다.

 종단 발전 촉진, 위상 제고

총무원장 직선제는 현실적으로 수반되는 몇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총무원장 선거를 통해 종단 구성원들에게 종도로서의 자부심과 사명감을 심어주어 종단 일에 솔선수범케 함으로써 종단 조직을 더욱 견고하고 튼튼하게 다질 수 있다.

둘째, 소수만이 참여하는 간선제가 가져올 수 있는 조직선거의 폐해는 물론 표심의 왜곡과 선거 부정을 방지하고, 종도들의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통하여 자격있는 유능한 인물을 지도자로 선택할 수 있다.

셋째, 총무원장 선거를 수많은 종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종도 화합을 다지는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킴으로써 종단 역량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어 종단의 위상이 제고된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급변하는 시대조류를 따라가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여 변화를 주저한다면 우리 종단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이 시점에서 우리 종단이 해야 할 일은 이번 제 26대 총무원장 선거를 통하여 지난 수년 동안 잠재돼 있는 불신의 앙금을 걷어내고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보듬는 화합의 장을 만들어 새로운 종단으로 거듭나는 일이다.

이번 제 26대 총무원장 선거가 종단 발전의 미래를 가늠 하는 시금석(試金石)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깨어있는 종도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