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서 3월 31일까지... 판화 및 목판 · 서책 등 70여점 선보여
원주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은 3월 31일까지 ‘새벽을 알리는 희망의 전령사 - 세계의 닭 판화 특별전’을 2017년 문화재청 생생문화재 사업의 일환으로 개최하고 있다.
‘새벽을 알리는 희망의 전령사- 판화로 보는 세계의 닭’ 전시회에는 한국의 세화 목판화, 민화, 석판화와 탁본을 비롯해 한국, 중국, 일본의 목판본과 목판 년화, 부적류, 우키요에 등과 더불어 피카소와 샤갈의 석판화 작품, 헝가리의 석판화 등 총 70여점이 전시된다.
닭은 민간에서는 수호초복(守護招福)의 기능이 있어 정월초하루에 액운을 물리치는 용도로 쓰여지기도 했다. 닭은 지네와 천적관계로 지네를 없애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도교를 창시한 장도릉이 닭으로 변신하여 오독(지네, 전갈, 두꺼비, 도마뱀, 뱀)을 없애는 금계천사부적으로 발전하였다. 불교에서도 금계천사부적을 받아들여 오불관을 쓴 지장보살상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는 정월 초하루에 닭 세화(歲畵)를 판화로 찍거나 그려서 대문에 붙여 모든 악을 막아 주고 행운이 깃드는 행복한 한 해를 기원하였으며, 경명주사로 부적을 찍어 몸에 지녀 액운을 막고 소원성취를 기원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전시 유물 중에는 명나라 때 만들어진 중국 신선들 이야기를 모은 ‘열선전전(列仙全傳)’이 소개되고 있으며, 닭과 관련이 있는 신선 ‘축계옹’이 삽화로 등장한다. 축계옹은 1000마리 넘는 닭을 기르면서 한 마리 한 마리에 모두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비슷비슷해서 구별하기도 어려울 닭에게 이름까지 만들어줬으니 대단한 ‘닭 사랑’이었다. 게다가 닭의 이름을 부르면 그 닭이 즉시 달려왔다고 한다.
또한 전시작 중 ‘입춘대길 금은만당’이라는 용어가 들어있는 중국 년화가 눈길을 끈다. 원래 중국 흑백 년화 위에 색깔을 붓으로 입히고 글씨를 써 넣을 수 있는 원 속에 한글로 ‘입춘대길 금은만당’이라고 써 혹독한 겨울이 지나고 새 봄을 맞이하면서 집안에 금은이 가득하라는 년화로, 붉은 닭이 금과 은이 주렁주렁 달린 돈나무를 짊어지고 집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풍속 중에 닭싸움을 즐겨했다는 것은 백동도 석판화를 통해 알 수 있다. 우리나라 풍속을 다양하게 판화로 표현한 폴 자쿨레의 우키요에 판화 중에 두건을 쓴 남자와 짚신을 신은 조선인이 싸움닭을 들고 있는 아름다움 다색판화가 선보이고 있는데 이는 당시의 풍속을 잘 나타내 주고 있는 작품이다.
<개자원화보>를 비롯한 미술교과서인 화보류 속에도 다양한 닭의 모습이 등장하고 있으며, <부모은중경> 등 고서 속에 들어있는 삽화와, 모시품물도고 등 백과사전류에도 닭 문양이 등장하고 있다.
고판화박물관 한선학 관장은 “전시회 기간 동안 세계 닭 판화와 함께하는 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전통판화교육도 이루어지며, 특히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닭 판화 인출체험행사를 찾아가는 이동판화교육으로 일년내내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033-761-7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