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5일까지 아시아 각국의 서유기 관련 판화 및 목판 · 서책 등 70여점 선보여
아시아의 여러 국가와 민족에게 원숭이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동물이다. 그중에서도 인도의 대사사시 <라마야나(Ramayana)>에 나오는 하누만(Hanuman)은 열정과 헌신을 다하여 곤경에 빠진 왕을 구원하면서 불가능을 희망으로 바꾼 원숭이로, 태국,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나라에서 사랑받고 있다.
붉은 원숭이 해인 올 한해를 열정과 희망의 상징인 붉은 돌 원숭이 손오공의 열정을 다시 보는 서유기특별전에는 인도와 태국의 하누만 석판화와 탁본을 비롯하여 한국, 중국, 일본의 서유기 목판본과 목판 년화, 우키요에 등 다양한 70여점이 한 자리에 전시된다.
요괴 홍매아의 삼매진화(불을 내뿜는 공격) 공격에 져 관세음보살님의 도움으로 손오공이 역경을 극복하고, 홍매아는 관음보살님께 귀의하여 선재동자가 된다는 이야기를 그린 섬세한 대형 육필 년화이다.
‘석석왕후(石昔王侯)’라는 제목을 가진 손오공과 호랑이가 함께 그려진 육필 년화는 동굴 속의 원숭이가 나뭇가지로 사나운 호랑이를 희롱하는 장면이 그려져 있어 불가능을 희망으로 변화시키는 손오공의 열정이 잘 나타난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지나 수호지에 비해 조선 시대 서유기 번역서가 많이 나오지 않은 편이지만, 중국과 일본에서는 다양한 서유기 관련 소설들이 발행되었으며, 특히 채색 삽화가 들어있는 책들도 다양하게 만들어져 서유기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다양한 서유기 소설들이 소개되어 전문가들에게도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중국 목판 중에는 ‘피마온(避馬瘟)’이란 용어가 들어있는 부적 년화가 주목을 끈다. 중국민담에 말에 생간 역병을 원숭이가 물리친다 하여 ‘피마온(避馬瘟)’이란 용어가 있는데, 서유기에서 옥황상제가 손오공에 내린 벼슬 이름이 ‘필마온’으로, 이를 사용한 것은 ‘필(弼)’과 ‘피(避)’, ‘온(溫)’과 ‘온(瘟)’이 모두 중국어의 같은 발음 ‘비(bi)’와 ‘웬(wen)’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바꾸어 쓴 것이다.
서유기와 관련된 다양한 년화와 우키요에 판화작품들과 특히 서양에서 제작된 서유기 그림책도 선보인다. 서유기와 관계는 없지만 앤디워홀의 석판화인 ‘네 마리 원숭이’도 눈길을 끈다.
고판화 박물관 한선학 관장은 “전시회 기간 동안 손오공과 함께하는 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전통판화교육도 이루어지며, 특히 2월 4일과 5일에는 원주 시청 로비에서 새해소원 성취를 기원하는 원숭이 판화 인출체험 행사를 무료로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의 033-761-7885
이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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