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간문화재급 전문가 2명 내한 4월 2일까지 작업

관람객에게 다색판화 제작 과정과 작품 감상 기회 제공

고판화박물관에서 다색호랑이판화를 인출하는 마시친 중국 국가급 년화 전승인.
고판화박물관에서 다색호랑이판화를 인출하는 마시친 중국 국가급 년화 전승인.

 

강원도 원주시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이 약 30년간 수집해 온 다양한 고판화 작품 중 중국 관련 목판을 아카이브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번 작업을 위해 한국의 국가 인간문화재라고 할 수 있는 중국 국가급 년화 전승인인 허베이 우창 마시친(馬習欽, 66세)과 그의 제자인 성급 년화 전승인 쉬샤오이(徐曉毅 41세)가 3월 25일 함께 내한해 4월 2일까지 고판화박물관에 머물면서 작업을 진행한다.

국가급 마시친 중국 년화 전승인은 1975년 무강년화공방에 입문하여 49년 동안 중국 년화 한길을 걷고 있으며, 1992년에 창립한 년화공방 숭이자이(承斋藝)의 대표이기도 한, 중국 년화 전승의 산증인이다.

다색판화 인출 순서.
다색판화 인출 순서.

 

이번 작업은 한국 고판화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중국 년화 목판 1,000여 점 중 다색목판을 중심으로 100여 점이 인출되어 세상에 다시 선보이는 중요한 기회다. 또한 세계 기록 유산으로 등재할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 고판화박물관 목판 소장품의 아카이브를 완성하는 일이다.

중국 년화 다색판화는 한국과 일본의 칼라 판화의 시작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특히 인상파 화가들에게 영감을 제공했던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는 일본 우키요에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집안의 중방에 붙혀 모든 재양을 물리치고 자식들이 잘자라기를 바라는 뜻으로 쓰이는 ‘맹호산림(호랑이)’ 년화.
집안의 중방에 붙혀 모든 재양을 물리치고 자식들이 잘자라기를 바라는 뜻으로 쓰이는 ‘맹호산림(호랑이)’ 년화.

 

한국 판화는 주로 흑백판화로만 이루어져 있어 다색판화를 인출할 수 있는 장인이 부족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문화재청 생생문화재사업으로 이루어진 원주 세계 고판화문화제를 통해 중국, 일본의 다색판화 전문가를 초청해서 다색판화 인출 시연회를 매년 열고 있으나 짧은 시간으로 인해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없었다. 이를 타개하고 한국고판화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8C, 19C 청나라 작품 100여 점의 중국 년화

작품을 다색으로 인출하기 위해 이번에 2명의 중국 국가급, 성급 전승인을 초빙해 고판화박물관 소장품 아카이브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모든 재앙을 몰아내고, 좋은 일이 곧 온다는 뜻으로 쓰이는 ‘팔신선 사자구’ 년화.
모든 재앙을 몰아내고, 좋은 일이 곧 온다는 뜻으로 쓰이는 ‘팔신선 사자구’ 년화.

 

한선학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장은 “이번에 제작되는 다색 판화작품들은 내년 11월 말에 중국 북경시 문물국 소속인 베이징옌산(北京燕山)출판사에서 발간되는 8권의 전집에도 실린 예정이어서 사라질 수도 있는 세계문화 유산을 복원하여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방고판화-한국고판화장품집’이란 제목으로 발간되는 8권 전집에는 박물관이 소장한 한국, 중국, 일본, 티베트, 몽골, 베트남 등 여러 지역의 고판화 유물 6천여 점 가운데 문화·예술적 가치가 높은 유물을 엄선해 싣는다. 특히 판화를 찍었던 판목(版木·인쇄를 위해 그림이나 글씨를 새긴 나무 또는 목판을 의미) 사진과 인출한 다색판화가 실려 다채로운 편집형태를 드러내게 된다.

한선학 관장은 “3월 31일까지 박물관 관람자들에게 중국 년화 장인들의 다색 판화 제작 과정을 공개해 제작된 다색판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최승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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