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空) 공부

가지야마 유이치 지음, 김성철 옮김

김영사

16,800원

 

 

 

 

 

‘공(空)’은 초기불교에서부터 반야경, 중관, 유식 및 티베트불교와 여래장 그리고 동아시아 대승불교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이다. 공사상을 제대로 이해해야 대승불교를 바르게 알 수 있고, 선종의 기본경전인 《금강경》의 대의도 바르게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은 용수(龍樹, Nāgārjuna)의 사상을 중심으로 공(空)과 무아(無我) 및 연기(緣起)의 관계성을 통시적 관점에서 파헤친 탁월한 공사상 입문서이다. 용수의 사상을 중심으로 해설하고 있지만, 공사상의 연원을 고타마 붓다의 직설이 기록된 초기경전에서부터 살펴보며, 반야경류 경전과 유식사상, 여래장사상, 정토사상과의 연결성까지 거의 모든 불교사상에 나타난 공사상을 조명하고 있다.

교토대학 교수를 지낸 저자 가지야마 유이치(梶山雄一, 1925-2004)는 대승불교 공사상 연구의 1인자로 일컬어지는 일본의 저명한 학자다. 그의 저서 《공 입문(空入門)》은 1992년 일본 슌주샤[春秋社]에서 처음 출간된 후, 독자들의 애정어린 요청에 2018년 《스터디즈 공[スタディーズ空]》으로 제목만 바꿔 재출간됐다. 2007년 김성철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 교수의 한글 번역본이 곧 절판됐지만 불교를 제대로 공부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중고책이나 복사본을 구해서도 보아야 하는 책으로 뒤늦게 호평을 받았다.

새로 펴낸 《공 공부》는 번역을 더욱 정확하게 다듬고, 어려운 불교 용어와 주요 인물에 대한 설명을 각주로 보충해, 독자가 난해한 이론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대승불교의 재가기원설에 대한 새로운 논의와 티베트불교 여래장사상 연구에 기반한 자공(自空)·타공(他空)의 공사상 분류와 그에 따른 영향을 소개하는 등 초판 발행 후 30여 년 동안 진전된 학문적 연구 성과를 역자 후기에 더하였다.

-최승천 기자

저작권자 © 한국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