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감수성을 키우는 입문서 시리즈

저자들 모여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

 

종교문해력 총서

성해영, 강성용, 정경일

박현도, 장진영

불광출판사

88,200원

일반적으로 문해력(文解力, literacy)이란 글을 아는 능력을 넘어 그 의미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말한다. 종교문해력은 ‘맹목적 믿음’이 아닌 ‘이성적 이해’의 측면에서 종교를 재해석하고 소통하는 능력으로, 비판적 성찰과 모색의 힘은 올바른 종교의 선택과 바른 신행의 지향점을 제공한다. 특히 다종교·다문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다른 종교와 세계관을 이해하는 ‘종교 감수성’을 높이는 힘이 된다.

‘종교문해력 총서’는 종교문해력으로 종교 감수성을 키우는 입문서 시리즈로, 마인드랩이 재단법인 플라톤 아카데미의 지원을 받아 출간했다. 《내 안의 엑스터시를 찾아서》(종교), 《인생의 괴로움과 깨달음》(불교), 《지금 우리에게 예수는 누구인가?》(기독교), 《이슬람교를 위한 변명》(이슬람교), 《소태산이 밝힌 정신개벽의 길》(원불교) 등 5종으로 구성됐다.

‘종교문해력 총서’는 인류 지성사에서 가장 오래 사랑받는 세계 종교의 핵심 메시지들을 인문학 관점에서 접근했다. 종교학을 비롯해 붓다·예수·무함마드·소태산 등 각 종교 창시자들의 삶을 중심으로 그들이 고민한 인생의 근본 문제와 그 해답을 새롭게 풀이한다. 그리고 탈종교, 기후변화와 팬데믹, AI 혁명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종교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다름과 공감하는 시선의 방향을 일러준다.

3월 15일 서울시청 부근 찻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왼쪽부터 장진영, 박현도, 정경일, 강성용, 성해영 교수.
3월 15일 서울시청 부근 찻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왼쪽부터 장진영, 박현도, 정경일, 강성용, 성해영 교수.

 

총서 출간을 계기로 조성택 마인드랩 이사장(고려대 철학과 명예교수)과 저자들이 3월 15일서울 시청 부근 찻집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종교의 의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저자는 성해영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종교 전반), 강성용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불교), 정경일 성공회대 신학연구원 교수(기독교),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이슬람교), 장진영 원광대 마음인문학연구소 소장(원불교 관련 저술) 등 5명이다.

조성택 마인드랩 이사장은 “여러 문화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형성하는 바탕이 종교이며 이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다른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어렵다. 종교 문해력은 기본적으로 문화 감수성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종교 지도자의 뒤틀린 행태를 폭로한 넷플릭스 시리즈물 ‘나는 신이다’를 거론하며 “(흔히) 사악한 교주의 문제로만 이해하는데 그 종교에 입교하는 사람들의 이해라는 문제가 선결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종교학자인 성해영 교수는 “인간의 자기 정체성을 확장하는 체험이나 깨달음을 주지 않으면 미래의 종교는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신흥 종교들이 빠르게 인기를 얻는 것은 기성 종교와는 다른 방식으로 해법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불교철학자인 강성용 교수는“전 세계의 불교, 심지어 불교가 국교로 돼 있는 나라에서도 불교도들은 다 연로하다. 한국만 나이 드신 분들이 사찰에 다니는 게 아니다. 불교가 젊은이들에게 호소력이 있으려면 앞뒤가 맞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소통 능력의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좋은 일만 많이 하면 극락에 갈 수 있다고 믿고 있거나 온갖 고민으로 인생이 불처럼 뜨겁게 타들어 가고 있는 이들이 곱씹어 볼 만한 내용들이 많다”며 특히 불자들에게 일독을 권했다.

기독교에 관해 저술한 정경일 교수는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와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 위기, 이런 고통의 시대 속을 살아가고 있는 한국인, 그리스도인으로서 내게 예수는 누구인가를 묻고 싶었다”면서 “그리스도교를 모르는 이들도 이해하기 쉽게 하려고 불교 신자에게 예수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가정)하면서 쓰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슬람교 분야를 집필한 박현도 교수는 이 책의 그의 첫 단독 저서임을 강조하면서 “이슬람교가 한국에 들어온 역사가 짧아 이슬람교의 언어로 설명하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지만 일반 독자들이 ‘이슬람교가 이런 것이구나’하고 쉽게 다가가도록 썼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 책에 최후의 예언자 무함마드에서 시작한 계시·역사·문화·법·신앙 등 이슬람의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면서 “이슬람교가 전쟁유발자, 테러리스트라고 오해하는 이들은 이 책으로 그 오해를 끝낼 수 있다”고 전했다.

원불교학자인 장진영 소장은 “1924년 세상에 공개된 불법연구회(佛法硏究會)가 모태인 원불교를 불교의 한 종파로 오해하고 있는 이들에게 《소태산이 밝힌 정신개벽의 길》(장진영 지음)의 일독을 강력하게 권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종교에 몸담고 오랜 세월을 살아오신 분 입장에서는 다른 종교를 이해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면서 “저술 과정에서 성직자들이 종교의 울타리 안에만 머무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최승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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