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준 작가.
이석준 작가.

 

우리는 해외여행을 하기 위해서 비행기를 자주 이용한다. 비행기는 머나먼 외국으로 가기 위해서 어떤 이동 수단 가운데 으뜸으로 손꼽히고 있다. 비행기에 탑승하고 이륙 후 우리는 비행기 아래로 무한정 펼쳐진 구름들을 보며 상념(常念)에 젖기도 한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이유로는 무한한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껴서 일 것이다.

우리들이 자연의 신비한 변화를 예를 들 때면 흔히 물을 비유하곤 한다. 바로 액체 성분이었던 물이 더운 기운을 만나면 기체가 되어 증발하여 구름의 형태가 되었다가 이 구름이 추운 기운을 만나면 빗물이 되어 온 산하대지를 촉촉이 적셔준다. 또한 이 물들이 지상에서 영하의 날씨에서는 고체인 얼음이 되는 등, 물은 이 세 가지 형태로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인류나 생물의 생존에 물이 꼭 필요함을 잘 알고 있다. 물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약 78%를 차지하고 있으며, 사람 몸의 75%와 동식물의 60~90%, 미생물 몸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이다. 만약 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낮에는 태양열을 받아 모두 타버릴 것이며, 밤에는 차가운 사막처럼 되어 생명체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이토록 우리에게 소중한 물은 한편으로 불자들에게 세 가지 귀중한 진리를 전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이유로는 물은 항상 순리를 따른다는 점이다. 이는 항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막힘이 없이 흐르고 있다. 설령 흐르는 물길 앞에 바위나 웅덩이 같은 장애물을 만나더라도 물은 부딪힘 없이 고요히 바위를 돌아나가거나 살며시 웅덩이를 채우고 지나간다.

두 번째 이유는 물은 인연을 맺는 대상들과 항상 조화를 이룬다. 네모난 그릇에 담기면 네모가 되고, 세모난 접시에 담으면 세모가 되고, 둥그런 컵에 따르면 둥근 모양을 이룬다. 세속의 사람들 사이에서는 끝없는 갈등과 대립이 일어나지만 물은 만나는 대상에 순응하며 화합의 세계를 보여 주고 있다.

세 번째 이유로는 《법화경》「약초품」의 비유에서 알 수 있듯이 비는 모든 산하대지에서 자라는 생명체에 차별 없이 물을 내려 주고 있다. 여기서 내리는 비는 내가 좋아하는 대상에는 물을 더 주고, 싫어하는 대상에게는 물을 덜 주는 분별과 차별을 하지 않는다. 이 세 가지 이유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물과 같이 살아야 함을 깨달음으로써 부처님의 다함 없는 대자대비의 건널목을 평화로이 건너고 있는 것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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