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위대합니다. 세계적인 팝아티스트들을 배출하고 있고 영화 예술 분야에서도 국제대회의 대상을 거머쥐는 소식들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습니다. 스포츠 분야 역시 축구와 야구 등에서 한국인들이 세계적인 대스타로 이름을 날리고 있습니다.

이런 대한민국이 국내적으로는 마약과 도박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마약과 도박 중독자들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사회 문제로 크게 부각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청소년을 상대로 한 마약과 도박의 확산은 무척 위험한 상황입니다. 더욱이 이에 대한 처벌수준도 매우 미약해 증가세는 해마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도박과 마약을 제조, 운반, 유통하는 어른들, 즉 기성세대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수반돼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도박과 마약을 뿌리뽑기 위해선 원인을 제공하는 이들을 엄히 다스려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강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전문가들은 도박과 마약 사범들에 대해 치료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마약과 도박은 ‘범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질병’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도박과 마약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박의 연령대가 초등학생으로까지 내려와 확대되고 있는 것은 걱정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이버 도박을 경험하는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고 보고 올해부터 사이버 도박 진단조사 대상에 초등학생도 포함하기로 했다는 소식입니다.

무엇보다 청소년 도박은 도박자금 마련을 위한 마약 배달과 보이스피싱 등 2차 범죄로 이어지고, 도박 빚을 감당하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도 발생하는 등 폐해가 심각한 양태로 남고 있습니다.

마약과 도박중독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일상생활이 심각하게 손상된다는 점입니다. 불법도박이 온라인상에서 급속히 확산되면서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청소년들은 절도나 사기 범죄에 가담하게 됩니다. 때로는 사람을 살상하는 강력 범죄로까지 나타나고 있고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같은 범죄에 대해서도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도덕불감증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상생활의 파괴는 대인관계의 몰락으로 이어집니다. 건전한 사회생활을 통해 공동체의 중요성을 파악해가야 할 시점에서 스스로를 단절의 벽으로 몰아넣는 도박에 중독돼 있으므로 그 자신은 외딴 섬처럼 고립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여기에서 헤어나지 못하면 자살로 이어지거나 남을 해하는 악의 고리를 형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불교는 도박을 인생에서 절대적으로 피해야 할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은 《육방예경》에서 사람관계와 재산을 잃게 만드는 여섯 가지 가운데 도박을 함께 거론하며 특별히 경계할 것을 주문하십니다. 그 여섯 가지란 첫째, 음주로서 나태함의 근원에 빠짐으로써 모든 것을 잃는다 하였고, 둘째, 때 아닌 때에 거리를 방황하는 것으로 각종 유혹과 범죄에 빠져들어 사람관계와 재산을 잃게 되며, 셋째, 유흥과 춤에 빠지는 것으로 사람관계와 재산을 잃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넷째에 거론되는 것이 바로 도박입니다. 도박은 재산을 순식간에 잃게 될 뿐 아니라 사람관계가 한꺼번에 무너지게 됩니다. 다섯째는 나쁜 벗과의 만남이며 여섯째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 방일함입니다. 말하자면 현실에 안주하는 태도야말로 사람도 잃고 돈도 잃게 된다는 가르침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가운데 도박과 관련해 “죄악의 근원이 됨과 동시에 남녀의 애욕과 같은 것이어서 멈출래야 멈출 수 없는 것”이라고 비유해 말씀하셨습니다. 그만큼 도박의 중독성을 경계하신 것입니다.

마약에 빠지거나 도박중독자들은 대부분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청소년들의 이른 마약과 도박에 대해선 각별한 지도가 필요합니다. 마약과 도박을 치유하기 위한 방책으로 템플스테이를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되었으면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우리 사회를 맑게 가꾸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불교태고종 초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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