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의 목적지는 종지 종풍 실현에 있어

한 개인이건 또는 그런 개인들이 모여 만든 단체이건 일정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계획을 세워 실천해야 한다. 목적이 결과라면 계획 수립과 실천은 원인이 될 것이다. 원인과 결과 사이의 관계성을 주목했던 불교와, 그 가르침을 따르는 불교도들은 이런 인과 관계를 연기론이라는 이론으로 체계화하였다.

우리 태고종 총무원에서는 2024년 살림 계획을 ‘5대 핵심 주요 종책’이라는 이름 아래 다섯 분야로 수립했다. 그것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첫째는 종책 사업의 시스템 구축, 둘째는 종조 태고 보우 국사 선양, 셋째는 국제 교류 사업 확대, 넷째는 전법과 교화 및 사회 구호 활동 전개, 다섯째는 문화유산 활용을 위한 대정부 정책 제안이다.

그러면 이런 다섯 방면의 사업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일까? 그것은 원론적으로 말하면, 우리 종단의 종헌(宗憲)에 명시한 종지(宗旨)이다. 우리 종단의 종헌 제3조에서는 종지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석가세존의 자각각타(自覺覺他) 각행원만(覺行圓滿)한 근본교리를 봉체(奉體)하고 태고종조의 종풍을 선양하여 견성성불(見性成佛) 전법도생(傳法度生)함을 종지로 삼는다.”

석가세존께서는 몸소 깨치시고 남도 깨닫도록 일생을 전법하셨다. 그리고 그런 깨달음과 그런 깨달음에서 나오는 행동을 원만하게 하셨다. 불제자들은 이런 가르침을 실천하면서, 특히 우리 태고종은 종조이신 태고 보우 국사께서 드날리신 제 마음 속에 간직한 본성을 알아차려 깨침을 얻고, 나아가 그 가르침을 전하여 중생을 제도하자는 것이다.

금년 음력 정월 보름 동안거 해제를 기해 운경(雲耕) 종정 예하께서 내리신 법어의 첫 구절이 “견성오도(見性悟道)”로 시작됨을 종도들은 아실 것이다. 이 말씀은 우리 종단의 종헌 제3조에 명시한 “견성성불(見性成佛)”의 종지를 재천명하신 법어인 줄 안다. 나아가, 상진 총무원장 집행부가 연두 기자회견 자리에서 발표한 5대 핵심 종책 중, ‘종조 태고 보우 국사 선양’과 ‘전법과 교화 및 사회 구호 활동 전개’도 역시 종헌 제3조의 정신을 계승하고 실천하는 일이다.

종헌으로 표방한 목표가 분명하고, 그리고 현 집행부의 종책 기조가 그 종헌이 정한 목표로 향하고 있으니, 분명 소기의 목적 성취가 기대된다. 더욱이 ‘5대 핵심 주요 종책’을 ‘시스템’ 속에서 구축하려는 발상은 탁월한 식견이다. 종단의 행정을 다방면에서 경험하고 긴 시간 통찰한 경험 많은 현 집행부 수장 상진 원장의 안목이라 생각된다. 총무원에서 실시하는 각종 업무를 임기응변이나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기 보다는 시스템 속에서 하겠다는 방침이다.

현 집행부의 종책 사업 성공을 기대하면서, 그 성공을 위해 두 가지 점을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첫째는 태고 보우 국사의 사상이란 무엇인가? 둘째는 국사의 사상을 어떻게 선양할 것인가? 이 두 점에 대해서는 지속적이고 심층적인 연구가 받쳐주어야 할 것이다. 특히 약 700년 전에 사셨던 태고 스님의 사상을 지금의 우리 현실에서 어떻게 선양할 것인가? 그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구체적이고 면밀한 기획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종단 소속 지도자들 사이에 충분한 공감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종헌에서 제시한 우리 종단의 종지가 실현되어 태고의 종풍이 선양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한국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