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우수갤러리, 2월 14~26일 한국민화학교 작가 초청 기획전
김강미·김남경·김슬기·소소영·이돈아 등 20여 작가 작품 전시

갑진년 새해를 맞아 한국민화학교(The School of Minhwa; TSOM) 작가들이 참여하는 ‘NEW 책거리 2024’ 전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무우수갤러리에서 열린다. 전시 기간은 2월 14~26일. 민화의 전통성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가들의 새로운 민화 작품들이 대거 전시된다.

김남경, ‘pink-morning’ 시리즈 (사진=무우수갤러리).
김남경, ‘pink-morning’ 시리즈 (사진=무우수갤러리).

이번 전시회의 주제 ‘책거리’는 전통 민화의 한 장르다. 주로 선비들의 사랑방에 장식된 책가, 즉 책시렁 위에 놓인 도자기, 문방구, 향로를 그린 그림이다. 이들 그림은 주로 ‘학문에 정진’하고, ‘학문을 사랑’하고, ‘학문을 통해 출세’를 하거나, ‘지식과 학문이 이렇게 많고 깊다’는 여러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기획전은 민화의 회화 영역 확대와 세계 시장에서 민화의 위상을 새롭게 가늠해 보는 자리다. 김강미 작가의 ‘서가(書架)’ 시리즈는 한지 부조로 도드라진 분청자기 위에 희망 같은 꽃과 나뭇잎 등이 어우러져 있으며, 작가 김남경의 ‘pink-morning’ 시리즈는 핑크빛 햇살 속의 노곤한 아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소소영, ‘조선의 인스타’ 시리즈 (사진=무우수갤러리).
소소영, ‘조선의 인스타’ 시리즈 (사진=무우수갤러리).

작가 김슬기의 ‘슬기로운 책거리 여행’ 시리즈는 현대의 소녀가 책거리 속 사물들을 통해 과거를 체험하는 모습을 보여 민화 속 ‘오즈의 마법사’를 떠올리게 한다. 작가 소소영의 ‘조선의 인스타’ 시리즈는 책거리의 다양한 정물을 개인의 취향과 자기표현을 강조하는 현대인의 SNS로 해석하고 있다.

아울러 작가 이돈아는 ‘To Be, Continued’ 시리즈를 통해 달항아리를 전통 책가도 속에서 입체적으로 변형하고 있으며, 책가도 기물 속에 담긴 분산된 시선을 시공을 초월하고 무한한 우주의 관점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이 밖에도 20여 명의 작가들이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책가도’ 시리즈를 통해 민화 속의 책가도 위상을 재정립하고 책가도의 새로운 장르를 형성하며 책거리 속의 아름다운 구성미를 구현하고 있다.

송경아, 책가도 (사진=무우수갤러리).
송경아, 책가도 (사진=무우수갤러리).

민화는 민중들의 예술적 상상과 자유가 한껏 드러난 그림이다. 전통적으로 민화 창작은 일반 서민들이 많이 했고, 이들은 실용적인 장식화 속에 개인의 소망이나 기쁨, 풍자 등을 담았다.

전시회를 기획한 무우수갤러리 최라영 부관장은 “그동안 무우수갤러리는 K-ART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아름다운 색채감과 구성미를 갖추고 있는 민화야말로 세계 미술사에서 재해석되어야 할 우리 전통문화의 자산”이라고 말했다.

-신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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