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라도 쉬어가라
현종 지음
담앤북스
16,800원

 

강원도 만월산 중턱에는 숯불로 달궈낸 커피의 은은한 향이 풍겨오는 카페가 있다. 이 유명한 카페의 바리스타는 현덕사 주지 현종 스님. MBC ‘아빠! 어디가?’, KBS '동물극장 단짝'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에서 우리에게 얼굴을 알린, 낯익은 스님이다.

“스님, 동식물을 위한 천도재라니요? 그 이상한 것을 왜 지내십니까?”

20여 년 전 처음 동식물 천도재 봉행 소식을 알렸을 때 의아해하는 불자들이 많았다. 동물이나 식물을 천도한다는 말이 아직 없던 시절이었다. 게다가 조상의 위패와 동식물의 위패를 나란히 두다니….

하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동식물 천도재에 공감하는 사람이 하나둘씩 늘어났다. 이제는 동식물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자연의 고마움과 환경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소중한 행사로 자리 잡았다.

책에는 커피 향 가득한 산사에서 바쁜 삶에 지친 사람들과 운명을 다한 동식물의 죽음을 애도하는 스님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다. 미물의 죽음이라도 내 일처럼 아파하는 현종 스님의 따뜻한 모습을 책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새해엔 억지로라도 쉬었다 가세요”

문턱 없는 사찰을 지키는 현종 스님은 “숨 가쁘게 달리지만 말고 억지로라도 쉬면서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라”며 현대인의 삶에 화두를 던진다. 최승천 기자/문수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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