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준 작가.
이석준 작가.

 

이제 우리는 갑진년 새해를 여니 때보다 가슴 벅찬 희망으로 맞고 있다. 지난 2023년은 코로나 19라는 세기적 대재앙의 깊은 고통의 터널에서 벗어나 일상(日常)에서 사람들을 편하게 만나서, 같이 밥 먹고 같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를 일깨워 주고 있었다.

또한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막대한 피해를 치르면서도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어서 모든 세계인들이 걱정하는 아수라장이 되고 있으며, 최근에 발생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로 팔레스타인들이 살고 있는 가자 지구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을 연상케 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극심한 저출산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고, OECD 국가 가운데 최고의 자살률을 겪고 있으며, 젊은이들은 취업과 결혼을 포기한 채 미래의 꿈과 희망을 잃어가는 안타까움과 절망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붓다께서는 2600여 년 전 인도의 현실에서 왜 중생의 삶이 고통스러운 것인가 사유해서 그 원인이 집착과 갈애임을, 그 고통을 해결하는 방법이 연기의 이치를 깨달아 팔정도를 실천하는 길임을 알려 주셨다.

이제 우리는 갑진년 새해를 맞으며 기필코 하고픈 다짐이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불제자로서 지켜야 할 오계의 의미를 새롭게 새기고 실천하여 너와 내가 둘이 아니며 서로 배려하고 존중받는 불국토를 건설하리라는 서원을 세우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생명의 고귀함을 존중하여 널리 방생을 실천하는(불살생), 정당한 노력으로 재산을 늘려가는(불투도), 상호 존중하고 사랑하여 부부생활을 이어가는(불사음), 상대를 존경하는 말로써 성숙한 사회생활을 하는(불망어), 절제된 생활습관으로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불음주) 등의 현대 생활에 맞는 오계를 지니고 실천하는 것이다.

이렇게 오계를 생활 속에서 실천해 나감은 나의 생활 습관이 변화함에 따라 나와 인연 맺고 있는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미쳐서 결국에는 나도 이롭고 남도 이로운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정신을 실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어려웠던 시기를 이겨내고 희망의 새해를 기어코 맞고 있는 지금, 새로운 의미의 오계를 지키고 실천하겠다는 서원을 기필코 다짐하며 우리는 무상(無常)한 세월의 건널목을 건너고자 한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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