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에 숨은 신비한 동물 사전
김용덕 지음
담앤북스
16,800원

 

불교합창단 이름 중에는 가릉빈가합창단이 가장 많다. 가릉빈가는 극락정토나 히말라야 설국 깊은 산속에 살고 있다고 전해지는 상상속의 동물이다. 호음조(好音鳥)나 미음조(美音鳥)라고 불리는데 불교경전에서는 가릉빈가의 목소리가 아름답고 청아하다고 기록하고 있다.

가릉빈가는 기본적으로 사람 얼굴에 새의 몸을 한 인면조신(人面鳥身) 도상이다. 가톨릭에 등장하는 날개 달린 천사나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사랑의 신 큐피드(Cupid)를 연상케 한다. 우리나라의 가릉빈가는 통일신라 기와문양과 불탑에서 나타나기 시작해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사찰 벽화와 수미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문화재 속에는 보는 이들에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드는 다양한 동물이 등장한다. 이른바 ‘환상동물’이다. 역사 속에 등장하는 환상동물 중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수수께끼 같은 생명체도 있다. 동양판 천둥의 신 토르라고 할 수 있는 뇌공신, 거북 몸통에 스님 얼굴을 가진 화상어, 두 개의 사람 머리가 달린 환상의 새 공명조, 등에 기묘한 무늬가 새겨진 용마 등등 숨겨진 환상동물들은 우리의 창조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환상동물은 이상세계, 즉 현실 속에 존재할 수 없는 환상의 세계인 유토피아를 표현한다. 환상동물들이 뛰노는 장소야말로 동양적 유토피아인 극락정토, 태평성대, 무릉도원인 셈이다. 환상동물은 이솝우화에 등장하여 삶의 교훈을 전하는 여러 동물들처럼 우리에게 권선징악과 인과응보의 교훈을 전하기 위해 탄생한 존재들이다.

이 책은 여러 박물관에서 근무한 현직 학예사가 우리 문화재에 숨은 환상동물들을 직접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문화 안내서다. 저자는 ‘미술은 곧 역사를 표방하는 매개체’라는 모토 아래 예술적 관점뿐만 아니라 역사, 철학, 정치, 경제 등 다양한 관점에서 환상동물에 대한 폭넓고 흥미로운 정보를 전달한다.

-최승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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