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언젠가 나락갈 수 있다’는 나락놀이가 유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옥을 뜻하는 불교 용어 ‘나락’(那落/奈落)은 몇몇 개인 방송 그리고 주식 커뮤니티에서 실수나 실패를 강조할 때 쓰이다가, 2023년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나락퀴즈쇼’(이하 나락쇼)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누군가의 실패를 콘텐츠로 삼는 ‘나락쇼’가 왜 인기를 끄는 것인지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실패는 곧 나락이라면서 경계하는 인간의 심리를 읽는 것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합니다.

인간의 삶은 미래를 지향하며 오늘을 살고 있습니다. 현재의 삶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희망과 행복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사람들은 그래서 가고자 하는 길이 있으면 그 길을 걷기 위해 노력하며 삽니다. 하지만 누구나 한 길로 가지는 않습니다. 제각기 각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어떠한 길을 걷느냐하는 목표는 사람들마다 다릅니다. 또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길에서 잘되는 사람도 있고 잘못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향해 걷다보면 그 과정이 아주 순탄한 사람이 있는 반면 온갖 장애와 굴곡으로 어렵게 삶을 이어가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번번이 실패와 좌절을 맛보는 사람들은 이런 저런 유혹에 흔들리기도 합니다. 이런 때일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바른 마음을 유지하려는 자세입니다. 마음의 중심이 흔들려 무너지게 되면 삿된 마음이 자리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인간으로서의 삶은 피폐해지게 마련입니다. 현실을 부정하면서 늘 불만 속에서 세상을 보게 되고 자신의 존재 의미를 가볍게 여기게 됩니다. 자신의 존재를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사람과의 관계를 귀중하게 받아들일 리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사회의 가치관을 무시하고 각종 범죄에 빠져드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아 새로운 삶을 살아보려 해도 과거 삿된 생각으로 인해 저지른 죄업 때문에 절망하는 상황도 많습니다.

한 때의 삿된 마음이 저지른 과보가 남은 삶마저 크게 위협을 하게 된다면 그 절망감이 결코 작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한결같이 바른 마음을 저버리지 않는 자세가 매우 중요합니다.

부처님께서 제세(在世) 당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세상에 있어 너희들의 스승이 되었나니 너희들은 내가 말한 계율과 가르침을 받들어 지니며, 스승의 은혜를 소홀히 여기지 말고 가르침을 잘 지켜야 법이 오래도록 유지될 것이니라. 세상의 복잡한 일에 간섭하지 말고, 법을 항상 생각하며 나쁜 마음 삿된 마음을 따르지 말라. 삿된 마음이 일어나면 스스로 경계하여 그것을 따르지 말 것이며, 마음을 늘 단정하게 해야 하느니라.”

<불반니원경(佛般泥洹經)>에 소개되고 있는 부처님의 이 말씀은 언제 어디에서든 늘 마음을 단정하게 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 대목입니다. <불반니원경>에서 말하는 바른 마음이란 세 가지 마음을 말합니다. 세 가지 마음은 곧 깨끗한 마음, 생각하는 마음, 지혜로운 마음입니다. 이 세 가지 마음을 갖게 되면 탐욕과 성냄이 없어져 마침내 성불의 길에 이르게 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반대로 삿된 마음은 어떤 것일까요? 경전에 이르면 삿된 사람은 다섯 가지를 보고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즉 좋은 일에 웃지 않으며, 기뻐할 일에 기뻐하지 않고, 자비의 마음을 일으켜야 할 때 자비심을 일으키지 않으며, 악한 짓을 하고서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착한 말을 듣고서도 뜻에 새겨 지니지 않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은 삿된 곳에 머무는 것입니다. 삿된 곳에 머물게 되면 기뻐할 일에 기뻐하지 않고 악한 짓을 하고도 부끄러워하지 않으므로 사람들로부터 경계의 대상이 됩니다. 나아가 온갖 범죄의 유혹에 빠져 다시는 헤어나지 못할 구렁텅이로 자신을 몰고 갑니다.

그러므로 바른 마음을 흩트리지 않도록 언제나 자신을 엄격히 관리해야 할 것입니다. 바른 마음은 곧 바른 삶으로 연결됩니다. 바른 삶을 사는 사람에겐 적이 없습니다. 언제나 평온과 행복한 삶을 살게 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삶을 살겠습니까? 바른 생각으로 내일의 문을 열기 바랍니다.

-한국불교태고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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